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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달도 따줄게' 동생 배신하고 형을 꼬시는 막장녀

 
 
 
동생을 배신하고 형을 꼬시는 막장녀의 사기행각, KBS 저녁 일일드라마 '별도 달도 따줄게(별달따)'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주요한 내용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한민혁과 서진우는 어릴 때 불의의 사고로 헤어진 형제다. 어릴 때 물놀이를 갔다가 한민혁은 동생 서진우를 구한 후 실종되었으나 한미당 회장의 눈에 띄어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다. 서진우는 이 사고로 인해 형을 대신해 아버지 서만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의사가 되지만 서만호는 늘 한민혁을 그리워하며 서진우를 구박한다. 서로가 형제라는 사실을 모르는 한민혁과 서진우는 한민혁의 의붓동생인 한채원이 서진우와 사귀게 됨으로써 필연적으로 서로 만나게 된다.
 
어느 날 서진우는 한민혁의 동생 한채원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계단에서 넘어지려던 한채원을 부축하는 과정에서 손을 다치게 된다. 그를 계기로 한채원은 서진우를 사랑하게 되고 서진우도 3년여를 사귀던 차경주로부터 헤어지게 된 후 한채원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차경주는 서진우와 3년여를 사귀고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으나 서진우가 손을 다쳐 대학병원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그 즈음에 한민혁이 한미당 회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서진우에게 이별을 종용한다. 차경주는 자신의 능력보다는 소위 엄친아와 혼인해서 신분 상승을 꿈꾸는 된장녀로서 서진우가 대학 교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자기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수 없다고 단정하고 대신 한미당 회장의 아들인 한민혁 꼬시기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런데 차경주는 학창시절 한채원과 친구였으나 의도적으로 한채원을 옥상으로 불러내 가두어두었던 악행을 저지른 전력이 있다. 차경주는 한채원이 한미당 회장의 딸이고 한민혁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모를 때에는 여전히 한채원을 무시하고 모욕하게 되지만 알고 난 후부터는 거짓말로 모면하려 한다. 또한 한채원이 서진우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고는 둘 사이를 훼방놓기 위해서 온갖 거짓말로 술수를 부린다. 막장녀 차경주가 두 형제와 가족들까지 농락하는 막장 드라마가 '별달따'다.
 
드라마 '별달따'는 '막장코드 없는 따뜻한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으나 이 드라마가 바로 그 막장이라는 사실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하다. 또한 드라마 작가는 "가족 간의 갈등을 치유해주는 '힐링 드라마'"라고 하는데 막장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힐링하겠다는 것인지 황당할 따름이다. 특히나 두 형제가 서로 친형제임이 밝혀졌을 때 막장녀 차경주가 두 형제를 농락한 것을 어떻게 미화하고 그것을 통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힐링'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작가는 기획의도에 '작가적 진정성'을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도 이 드라마 작가는 진정성이란 말의 의미를 모르든가 아니면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든가 아니면 그저 적당한 말로 견강부회하고 싶었든가 그런 정도일 것이라 짐작된다. 작가가 기획의도에 장황하게 써놓은 말의 의미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드라마의 수준은 형편없다. 작가는 '소위 막장 드라마라고 하는 코드가 사람들의 마음까지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한데 이 드라마가 바로 그 막장 드라마라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고 이미 피폐해진 상태인 듯한 작가의 '힐링'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이 드라마만 막장인 것은 아니다. 드라마는 차고 넘칠 정도로 쏟아지지만 대부분의 드라마가 수준이하의 막장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일일드라마의 경우는 막장 코드가 아닌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 이 드라마와 동시간대에 방영하는 타 방송사 드라마의 경우도 이 드라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채널 선택권이 없는 시청자로서야 채널 돌려봐야 어차피 똑같은 막장드라마가 방영되니 보던 드라마라면 채널 돌릴 필요없이 그냥 쭉 보면 되겠다. 막장드라마 작가느님들의 전지전능한 능력이야 워낙 신출귀몰한 터라 힘 없는 시청자야 그냥 지켜보는 수밖에 더 있겠나.
 
한민혁과 서진우는 친형제지간이나 서로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서 조우하게 된다. 어릴 때 강에 놀러갔다가 한민혁이 서진우를 구하고 실종되었는데 서진우 집안에서는 한민혁을 발견하지 못해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서진우의 아버지 서만호는 십수년 동안이나 서진우를 구박한다. 한민혁은 시장에서 한정훈에게 발견되었고 한정훈은 집에 데려다가 친아들처럼 키워 한미당을 물려주려 한다.
 
한민혁과 서진우가 형제지간임을 처음으로 암시한 것은 서만호가 인테리어 공사 입찰을 따내기 위해 한민혁을 찾아갔다가 악수를 했을 때였다. 서만호가 돌아나오면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민혁과 악수했던 손을 들어보며 '젊은 사람 손이 참 따뜻하네'라고 중얼거릴 때였다. 그 후부터 이 둘이 형제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몇번 등장했지만 이야기를 더 진척시키지는 않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서진우의 결혼을 계기로 서진우의 할머니가 한민혁을 만나게 되자 서만호의 어릴 적 얼굴을 빼다 박은 듯 닮았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작가는 한민혁이 서진우의 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수 있는 몇가지 단서들을 드라마에 등장시켰다. 한민혁이 서진우를 차로 바래다 주면서 서진우가 들어가는 골목에서 아련했던 기억이 스치는 장면이 있었고 한채원이 서진우의 어릴 적 사진을 가져갔던 장면이 있다. 그보다 더 결정적인 장면은 혈액샘플을 등록하면 잃어버린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정보를 준 것이다. 근래 국방부가 발굴한 유골의 DNA를 분석해 한국戰 전사자 유가족찾기에 이용한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서진우가 한민혁을 찾기 위해 혈액을 등록했고 이와 관련해서 한민혁을 찾게 되리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예고편에는 한민혁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떠올린 기억을 찾아 서진우가 살고 있는 골목으로 찾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이 모든 단서들이 모여서 가족이 재회하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한민혁은 예전에 떠올렸던 그 장소와 한채원이 간직하고 있는 사진 속에 나오는 한민혁의 어릴 적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서진우는 한민혁이 물에 빠진 사고로 채취한 혈액이 서진우가 등록한 혈액샘플과 일치한다는 정보를 전달받으며 그렇게 서로 재회하게 되는 시나리오로 갈 것 같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한민혁이 서진우의 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를 대비한 서열 정하기 장면이 등장했었다는 것이다. 서진우 동생의 실수로 서만호가 한민혁에게 사죄하며 고개를 숙이는 장면을 서진우가 목격하고 격분해서 한민혁의 멱살을 잡게 되는데 이 때 서만호가 다짜고짜 서진우의 따귀를 때리며 한민혁에게 사과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는 드라마의 전개와는 무관한 듯하지만 한민혁이 서진우의 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와 그 후의 이야기 전개를 위한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복안으로 보인다.
 
서만호가 한민혁이 실종된 후 오매불망 한민혁을 그리워하며 서진우를 구박했던 행동과 연관지으며 둘이 친형제임이 밝혀졌을 때를 염두에 둔 설정인 것이다. 동생이 형의 멱살을 잡고 서로 반목하는 불상사를 예방하고 형제간의 서열을 미리 정해둔 셈이다. 또한 이 장면은 한민혁이 어릴 때 헤어진 가족을 찾는다 해도 친아버지를 비롯한 친가족과는 상당한 기간 동안 냉랭한 관계를 이어가거나 한미당 아들 한민혁으로 살아가게 될 거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짐작된다.
 
한데 한민혁과 서진우는 차례로 차경주라는 막장녀에게 농락당한다. 차경주는 집안끼리 결혼 얘기가 오갈 정도로 사귀었던 서진우가 대학병원에서 밀려나자 가차없이 차버리고 한미당 아들인 한민혁을 꼬시기 시작한다. 한채원이 한민혁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차경주는 자기의 죽은 아버지를 이용하면서까지 거짓말로 둘러대지만 끝내 들통난다. 한채원이 서진우와 결혼하게 되면서 끝내 차경주는 한민혁과 헤어지게 되자 한민혁을 위기로 몰아넣는다.
 
한민혁이 여전히 차경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는 식으로 얘기를 전개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차경주 이 여자는 자기의 죽은 아버지까지 이용해서 거짓말을 할 정도로 숨소리까지 거짓말인 막장녀다. 이런 여자가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한미당 회장이 경영자로 지목했다는 한민혁이 이런 여자에게 빠지고 능력을 인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미당이 무슨 구멍가게도 아니고 이런 말단 막장녀 하나를 어쩌지 못해 농락당한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남 신세지기 싫어하는 강직한 성품이라는 서만호도 차경주가 서진우와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경주를 찾아가 대리점 인테리어 공사를 부탁한다는 희한한 설정도 나온다. 이것은 결국 한민혁과 서진우가 형제사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한민혁과 차경주가 커플이 되었을 때를 대비한 설정이겠으나 이런 같잖은 설정을 통해서 누군가를 힐링하겠다는 헛소리는 집어치우고 이런 추잡한 생각으로 가득찬 작가의 머릿 속부터 먼저 힐링하는 게 모두에게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일 것이다.

 
차경주는 이유 있는 악녀라는 발기자들이 쓰는 발기사를 자주 보게 되는데 차경주 이 여자는 이유 없고 동정받아야 할 건덕지가 전혀 없으며 악녀라기보다는 지질한 막장녀 된장녀일 뿐이다.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떠벌이고 그 거짓말이 들통나도 이유 있는 악녀로 포장되는 저질 막장 드라마가 판치는 이유는 이처럼 클릭장사에 눈 먼 발기자들도 단단히 한몫하고 있는 셈이다.
 
차경주 이 여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거나 모른다. 그 어미 또한 잠시 곁을 내주면 머리채를 잡으려 드는 무례한 여자로서 둘 다 상종할 필요가 없는 인간들이다. 차경주가 서진우와 사귈 때도 사랑이라기보다는 서진우를 통해 자기의 신분상승을 노렸던 것이고 서진우에게서 그러한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는 한미당 외아들이라 알고 있는 한민혁을 꼬시기 시작했던 것이다. 한미당 회장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보다는 한민혁과 서진우가 친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를 더 걱정해야 하는 막장녀 차경주를 통해서 무슨 얘기든 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차경주는 오영택과 짜고 한채원이 개발 중인 빵을 훔쳐내 경쟁회사에 빼돌려 한미당에 해를 끼치며 친아들이 아닌 한민혁에게 뒤집어씌우며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이렇게나 거창하게 일을 벌려놓고 차경주와 한민혁을 어떻게 커플로 연결시킬지 막장드라마 작가느님의 신출귀몰한 솜씨나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 둘을 커플로 연결시켜놓고 두 사람이 행복하면 그걸로 끝이라며 가족들의 대화합으로 마무리지으며 무슨 힐링을 했다고 우쭐대며 억지를 부리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서진우가 우연히 한채원과 마주치고 손을 다침으로써 한채원 가족과 서진우 가족 그리고 차경주 가족이 서로 얽히고 설키게 된다는 이 희한한 설정, 아무리 월하노인의 능력이 신통하다고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막장을 만들어놓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막장 드라마 작가느님들의 능력은 월하노인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나다. 어떻게 하면 더 막장으로 만들까 하는 부분에 한해서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