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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우려스런 구마준 구자경역

'제빵왕 김탁구'가 드디어 아역의 틀을 벗고 성인 연기자로 교체되면서 드라마의 소재인 '제빵'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전미선 등 중견배우들의 명품 연기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해 왔었는데 여기에 장항선, 박상면, 황미선, 박성웅, 이한위 등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드라마의 내용은 더 풍부해지고 재미 또한 더 좋아질 것이며 덩달아 시청률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드라마에 등장한 성인 연기자들을 보면 구마준역과 구자경역을 맡은 연기자들에는 의문이 생긴다.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향후부터는 김탁구와 구마준의 극단적인 대립구도가 불가피하다. 또한 구자경 역시 거성家의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김탁구와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울 수 밖에는 없다. 구마준을 지원하는 전인화와 정성모의 연기력은 이미 검증되었지만 구마준과 구자경역을 맡은 배우들이 어느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가 더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두 배우들이 얼마만큼의 역할을 해 주는가에 달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구마준역의 주원은 뮤지컬계에서는 지명도가 있다고는 하는데 뮤지컬과 드라마는 제작여건이 많이 다르고 상당한 기간을 두고 제작되므로 연기도 다를 수 밖에는 없다. 감정 몰입을 한 채 끝까지 연기하는 뮤지컬과는 달리 제작되는 기간동안 캐릭터와 감정을 중단되지 않게 계속 유지해야 되는 드라마에서 적응기간을 단축시키는게 관건일 것이다. 물론 오디션을 거쳐서 선발했다고 하니까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첫 등장씬에서는 별다른 인상을 받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구일중의 핏줄이 아니라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구마준은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했지만 김탁구에 비해서 나약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 김탁구에 대한 열등감을 갖게 된다. 또한 김탁구가 구일중의 핏줄이고 할머니인 홍여사의 죽음에 자기의 친부모가 관련되었다는데 대해 피해의식을 갖고 있기도한데 구일중의 인정을 받기 위한 돌파구로 제빵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구마준은 어떻게든 김탁구를 눌러버리고 싶어 할 것이고 그래서 끝없이 김탁구와 대결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그러나 구마준은 결국 파멸의 길을 가야하는 상당히 복합적인 캐릭터인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악역으로 만든다면 이 드라마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고 상당히 복합적인 내면연기가 뒷받침되어야 될 것이라 본다.



구자경역으로 나오는 최자혜는 드라마 '대장금'에서 먹보궁녀 '창이' 역할을 맡았던 배우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구김살 하나 없이 자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미소가 참 해맑다. 외모만으로 본다면 구자경역에 어울리는 캐스팅일지 의문이 생긴다. 구자경은 항상 당당하고 합리적인 판단력이 있으나 가족이라는 테두리를 중요시하기에 언니처럼 잘 따랐던 김탁구의 생모와 김탁구를 차갑게 대한다. 또한 어렸을 때부터 거성家의 장녀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일에서 배제되는 것을 참지 못했었다. 그러나 향후에는 거성가의 후계구도를 놓고 김탁구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는 없다.

구자경은 어머니인 서인숙으로부터 정략결혼을 권유받기도 하는데 아마 정략결혼도 불사하면서까지 거성가에 대한 집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서인숙의 경우는 누구보다 정략결혼의 폐해를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딸에게까지 권유하는데 이것이 상류사회의 비참한 한 단면일 것이다. 드라마이므로 서인숙에게 연민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그를 빌미로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를 막장이라 할 수는 없다. 단지 시청자의 기준으로 볼 때 시청하기에 불편할 뿐이지 그것은 그냥 상류사회의 모순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

이제 성인연기자로 바뀌는 도입부인 1회를 시청했을 뿐이므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구마준과 구자경역의 두 배우의 연기가 눈길을 끌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구마준과 구자경은 향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들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 두 배우들이 어느 정도의 연기를 보여줄 지를 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30일 방송분을 보면 어느덧 시대배경은 80년대로 건너 뛴 것 같고 드라마의 내용도 출생의 비밀 같은 것들 보다는 돈과 출세를 위한 야망과 배신 등으로 채워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 이야기에 중요한 두 배역이 신유경(유진)과 한승재(정성모)인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 극도의 가난과 아버지의 끊임없는 폭력에 시달리며 자랐던 신유경은 돈과 권력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돈과 출세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수 있는 야심으로 가득 찬 여자로 변할 것 같다. 한승재의 경우는 구일중에 대한 의리와 서인숙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고민해 왔었는데 자신의 위치와 영향력을 알게 되면서 서서히 야심을 품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드라마에서 이 둘의 결말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진진하다. 또한 팔봉선생의 외손녀 양미순(이영아)이 새롭게 등장했는데 김탁구와 신유경 그리고 양미순 사이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도 궁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