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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차차차' 강나윤 한진우의 결혼, 법적 문제

KBS 일일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를 보시는 주위분들의 대부분은 강나윤과 한진우의 결혼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강나윤과 한진우의 결혼에 대한 법적인 문제를 혼동하는 것 같아 서술해 보고자 합니다. 드라마상으로만 봐서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많고 드라마가 문제를 자꾸 어렵게 비틀어가고 있어서 각각의 경우를 다 가정해서 설명하는데는 어려움이 많기에 모두 생략하고 강나윤과 한진우의 결혼에 대한 부분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강나윤과 한진우의 결혼이 불가능하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강나윤과 한진우가 사촌관계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틀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이 사촌관계가 되기 위해서는 둘 사이가 친족관계라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합니다. 친족이란 배우자, 혈족 및 인척을 말하는데요, 강나윤과 한진우는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둘 사이에 친족관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둘은 사촌관계가 아니고 그냥 남남에 해당됩니다.

정리하자면 한진우에게 한태수는 숙부이므로 삼촌관계인 혈족이고, 강나윤의 엄마인 나은혜는 숙부의 배우자 즉 혈족의 배우자이므로 인척이 됩니다. 한태수에게 강나윤은 배우자의 혈족으로 인척이 되지만 한진우에게 강나윤은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이 되므로 남남이 됩니다. 90년 민법 개정으로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은 인척의 계원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의 법 개정으로 소위 겹사돈이 법적으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드라마상에서 한진우와 강나윤의 결혼은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도덕적으로도 어떤 문제가 생긴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태수와 한진우가 감정적으로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에 속할 것 같습니다. 강나윤의 동생인 강나정의 경우는 한진우와 사촌관계의 혈족에 해당되고 한태수는 강나윤을 친딸처럼 키워왔고 여전히 친딸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들 각각의 입장에서 본다면 법적인 의미가 아닌 감정적인 의미에서 관계를 정리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KBS 2TV 크리스마스 특집 '소녀시대의 크리스마스 선물'
이하늘이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에 출연했던 사연이 방송되었네요

문제는 이 드라마가 한태수와 하윤정을 둘러 싼 관계를 어렵게 비틀어가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강나윤과 한진우의 결혼문제에 대해 혼란스럽게 만들어 이를 시청률을 높이는 도구로 삼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태수와 하윤정 또는 나은혜의 법률관계가 어떻게 바뀌든 강나윤과 한진우가 결혼하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단, 여기서 한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한태수가 강나윤을 양자 또는 친양자로 입양한 경우가 아니어야 됩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한태수의 가족관계등록부(호적)를 열람해 보는 것이겠지만 드라마를 쓰는 작가도 법률가의 조언을 받았을 것이고 강나윤과 한진우의 결혼을 원하는 시청자들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작가가 가지고 있는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예외적인 상황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윤정이 한태수의 생존 사실을 드디어 알게 되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쪽으로 전개되든 상당한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해야 될 것 같고 아마도 드라마가 상당 기간 동안 계속될거라는 예상이 가능합니다. 이런 극단적이라고 할만큼의 예외적인 상황을 설정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막장이란 소릴 들을만한데 내용도 막장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뻔한 얘기를 가지고 질질 끌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