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여자 컬링 대표팀의 재회" 가능성이 있다. 얼마 전 끝난 세계선수권대회 때 한국 방송 언론이 호들갑떨던 억지춘향 한일전이 아니라 이번엔 진짜 "한일 여자 컬링 대표팀의 재회"다.
 
컬벤저스 팀이 핀티스(Pinty's)가 주최하는 그랜드 슬램 컬링 시리즈(Grand Slam of Curling)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2018(2018 Players' Championship)에 출전한다.
 
'그랜드 슬램 컬링 -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YTD 기준 랭킹 TOP 12 팀이 초청을 받는다. 한국의 컬벤저스 팀(팀 김 - Team EunJung Kim)은 7 위로 초청을 받았고, 평창에서 컬벤저스 팀과 인상적인 승부를 펼쳤던 일본의 '팀 후지사와(Team Satsuki Fujisawa)'는 11 위로 초청받았다.
 
이미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스웨덴의 '팀 하셀보리(Team Anna Hasselborg)'도 출전하고, 소치 전승 우승에 이번 세계 선수권에서도 전승 우승한 캐나다의 '팀 존스(Team Jennifer Jones)'도 출전한다. '팀 존스'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Defending champion)이기도 하다.
 
한국 방송 언론이 평창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얼마나 엉터리 기사들을 쏟아냈었는지 이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 면면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참가 현황을 개략적으로 정리하면 7 개 국가에서 12 팀이 참가했는데 캐나다에서 5 팀, 미국에서 2 팀이 참가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 국가별 랭킹 4 위, 전체 랭킹 7 위다.
 
경기 방식, 일정
 
핀티스 그랜드 슬램 컬링(The Pinty’s Grand Slam of Curling)은 'the five-rock rule'로 8 엔드 경기로 진행되며 팀당 33 분의 “thinking time”과 '두 번'의 1 분간 "timeouts"이 주어진다고 알려지고 있다.
 
평창 올림픽과 비교하면 평창 올림픽은 ['the four-rock rule', 10 엔드, 38 분 “thinking time”, '한 번' 1 분간 "timeouts"]이었다.
 
'the five-rock rule'과 'the four-rock rule'은 평창 올림픽에서 각 방송사들의 해설자들이 여러 차례 해설했던 '프리 가드 존(free guard zone)' 룰과 연관되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주지하다시피 '프리 가드 존 룰'은 단조로운 경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에서는 평창 올림픽 룰에서 변형된 'the five-rock rule'로 8 엔드로 치뤄지므로 블랭크 엔드가 나올 가능성이 줄고, 지고 있는 팀에게 기회가 많아지는 룰이라고 하겠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는 남자 12 팀, 여자 12 팀이 경기하는데 각각 6 개 팀으로 조를 나눠 라운드 로빈(round-robin) 방식으로 치뤄지며 승패에 따른 각각 상위 8 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팀을 결정한다.
 
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팀당 경기 수(5 경기)가 적으므로 다소 기술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매 경기마다 선후공을 결정하기 위한 '버튼 드로(a draw-to-the-button shootout)'를 하는데 이 때의 누적 점수가 순위 결정과 타이브레이크(tiebreaking system)에 적용된다.
 
한국의 '컬벤저스 팀(Team EunJung Kim)'은 캐나다의 '팀 존스(Team Jennifer Jones)', '팀 호먼(Team Rachel Homan)', '팀 로크(Team Kelsey Rocque)', 스코틀랜드의 '팀 뮤어헤드(Team Eve Muirhead)', 미국의 '팀 로스(Team Nina Roth (United States)'와 조를 이뤄 경기한다.
 
한국은 현 최강이자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인 'Team Jones' 그리고 이 대회 몇 차례 우승했던 경험이 있는 'Team Muirhead'와 같은 조로서 다소 불리한 조 편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YTD 기준 랭킹 TOP 12 팀이 출전하는 대회이므로 큰 차이는 없다고 하겠다.
 
일본과 재격돌 가능성 높다
 
한국이 이번 대회 8 위 안에 들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다.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는 올림픽 직후이기도 했고 워낙 부담이 큰 상대들과의 경기여서 6 위 안에 들면 최선의 결과라 보았지만 이번 대회는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아쉽게도 5위에 그쳤다"는 한국 방송 언론의 고질병적인 기사들은 여전하지만 한국 팀은 매우 잘했다. 세계선수권 TOP3는 한국이고 평창에서의 성적이 단순히 accident는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6위였던 미국과 재격돌에서 패하는 모양새가 안 좋았다는 것만 빼면 한국은 5위에 그친 게 아니라 최고의 성적을 냈다.
 

경기장(Ryerson's Mattamy Athletic Centre) 전경 - 2015 년 경기 장면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평창에서 이겨본 경험이 있는 캐나다의 'Team Homan'과 스코틀랜드의 'Team Muirhead'와 경기하고, 순위가 낮은 미국, 캐나다 팀과 경기한다. 'Team Homan'이 강팀이긴 하지만 유독 한국 팀이 강세를 보이는 팀이라 기대감을 높인다. 이번에 컬벤저스 팀이 무적으로 보이는 최강 'Team Jones'를 한 번 이기는 것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일본 '팀 후지사와'도 8 위 안에 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올림픽 이후에 충분히 휴식을 취했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팀의 경기력이 만만찮다. 평창에서 한국이 워낙 좋은 성적을 내는 바람에 다소 묻히기는 했지만 사실 일본 팀이 굉장히 잘 했다. 그 때의 경기력으로 나선다면 이번 대회에서 8위 안에 들 가능성은 높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다른 조에 속해 있으므로 라운드로빈에서 만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양팀 다 8위 안에 들어 경기하게 될 가능성은 있다. 이를테면 세계선수권에서가 아니라 이 때가 진정한 "한일 여자 컬링 대표팀의 재회"인 것이다.
 
한국 팀 경기를 보기는 어려울 듯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는 'Sportsnet'에서 중계하는데 5 개의 쉬트에서 남자, 여자 합쳐 24 팀이 경기하므로 구체적인 중계일정을 알 수 없으나 라운드로빈 경기에서 여자 팀인 한국 팀의 경기가 중계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Quarterfinals에 진출한다면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 방송사들은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는 모양인지 조용하다.
 
위에 삽입한 경기장 이미지에서 보듯이 쉬트 5 개의 경기장이라 꽤 복잡하고 산만하다. 아마 중간 쉬트에서의 경기가 주로 중계되지 않을까 짐작되는데 아쉽게도 해당 쉬트에서 한국 팀의 경기 일정은 없다. '팀 호먼'과의 경기를 제외하면 다 중간의 두 번째 네 번째 쉬트에 끼어서 경기하므로 덤으로 중계 화면에 잡힐 기회는 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랜드 슬램 컬링 -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한국 방송 언론사가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 그들의 표현대로 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그친' 때문인지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말도 안 되는 뻥튀기 기사를 쏟아냈던 것에 비하면 어이없을 만큼 조용하다.
 
그나마 연합뉴스에서 캐나다 한인사회 소식을 전하면서 대회 소식을 함께 보도했다. 이 기사에 삽입된 이미지를 보면 그 아래에 다소 의아한 코멘트를 달아놨기에 언급해본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알리는 포스터. 스킵 김은정 선수가 당당히 포스터 모델로 선정됐다"는데 뉘앙스가 좀 거슬린다. 위의 내용은 입장권 25% 특별 할인코드(Promo Code: KCCA)를 제공한다는 것으로서 아마 캐나다 한인들을 위한 입장권 단체 할인을 알리는 내용으로 별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자 경기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여자 선수는 'Team Jones'의 써드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스킵인 김은정 선수인데 '당당히'라고 해야 할지는 의문스럽다. '25% 특별 할인코드'를 제공할 정도로 캐나다 한인 사회가 컬링에 열광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한국 방송 언론이 너무나도 조용한 것에 비하면 연합뉴스가 곁들인 코멘트가 차라리 반갑다.
 
일반적으로는 핀티스가 후원하는 캐나다 '팀 호먼'의 스킵 레이첼 호먼 선수와 남자 팀 선수가 등장한다.(첫번째 삽입 이미지)
 
"헐"은 아마 "hard"가 와전된 듯
 
경기 중에 선수들이 외치는 "헐"이 'hurry'를 줄인 거라는 기사가 종종 보이는데 내가 보기에는 아마 "hard"가 와전된 것 같다.
 
사실은 'hurry'가 맞다 'hard'가 맞다 규정짓는 것은 무의미하다. 실제 "hurry hard" "hurry" "hard" "harder"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다만 "hurry"가 "헐"이라고 규정지어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고, '워(whoa)'와 같이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들을 미루어 본다면 "hurry" 보다는 오히려 "hard"에서 와전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상기했듯이 여기에 큰 의미는 없으며 다만 이러한 것 보다는 '팀 컬벤저스'가 자주 쓰는 '영미' '선녀이 들어와' 등이 경기에서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기에 언급해본 것이다. 경기 중에 쓰는 '여덟' '일곱' '째다' 등과 같은 맥락에서 접근하자면 '영미' 등이 '헐' 보다 더 유의미하다고 하겠다.
 
각설하고, 탑 랭커들이 출전하는 대회이므로 어떤 성적을 거두든 다 의미가 있다. 다만 최소한 한국 방송 언론이 호들갑을 떨어줄 만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와서 '컬벤저스 키즈'가 성장할 토대를 만들 컬링 신드롬이 이어지길 기원하며 글을 발행한다.
 


0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