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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미디어와 언론

MBC 뉴스(신림동 가스충전소) 잘못된 초점

22일 뉴스데스크에서 ['님비' 갈등 대신 대화로!]가 방송되었다. 여기에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천연가스 충전소가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뉴스데스크는 이를 님비현상의 대표적인 예로 보도했다. 그런데 이 경우를 님비현상으로 보도한 것은 초점을 잘못 맞춘게 아닌가 생각된다.

문제가 되고 있는 CNG 충전소 부지로 예정된 곳은 관악구 서림동에 위치해 있다. 동명이 바뀌기 전에는 신림 2동이었고, 충전소로 예정된 부지는 이전에 시내버스 289번 종점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한대로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충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도 물론 있을 것이나 개인적으로 이 위치에 CNG 충전소가 들어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한 적법하게 충전소가 들어설 수 있을지도 의문이 간다.


(DAUM 지도 스카이뷰 캡쳐 후 편집)

서울시는 이 곳에 CNG 충전소 및 차고지를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오른쪽 노란선 안이 CNG 충전소로 예정된 부지이고, 왼쪽 노란선 안이 초등학교이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초등학생들의 통학로가 겹칠 뿐만 아니라 그 거리도 굉장히 가까운데, 비록 가스충전소가 위험시설물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 위치에 가스충전소에 더해 차고지까지 적법하게 들어설 수 있는지 의문이다.

여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서울시는 "절대정화구역인 50m를 넘으면 교육청 심의 통과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지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충전소와 학교 정문의 거리는 30여 미터의 거리에 있으며 더 문제는 학교 교사(校舍, 빨간색 네모)와의 거리는 10여 미터 정도밖에 안된다.

서울시는 이미 "행정심판을 통해 이곳에 가스충전소를 설치할 법적 행정적 절차를 다 밟아 놓은 상태"라고 하는데 어떤 근거에 따라서 이 절차가 다 끝난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 절대정화구역의 기준점을 학교 정문에서 잡는다면 해당 법규정은 변경되어야 할 것이고, 설사 기준점을 정문에서 잡는다고 해도 거리 측정을 잘못하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이해할 수 없다.

또한 주민들이 이 곳에 가스충전소 설치를 반대하는 것을 님비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CNG 충전소로 예정된 부지에서 왼쪽으로 6-70여 미터 거리에 LPG 충전소가 있고, 서울대입구 전철역 방향 관악소방서 앞(반경 100여 미터 안)에도 역시 LPG 충전소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약 50여 미터 거리에 시내버스 종점이 또 하나 있다. 거기에 CNG 충전소 하나 더 들어선다고 집값이 얼마나 차이가 날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유로 충전소 설치를 반대한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주민들은 그 지역에 CNG 충전소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게 아니라 근처에 위치한 대체부지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멀지 않은 곳(약 70여 미터 거리)에 대체부지가 있음에도 굳이 이 곳에 CNG 충전소와 차고지 설치를 강행하는 서울시의 계획은 수정되어야 한다.

이 경우를 님비현상으로 끼워넣은 MBC 뉴스는 취재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그 초점을 잘못 맞추지 않았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