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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SPORTS

유상철 축구해설 기본에서 시작하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2009 FIFA(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8강에 진출했다. 청소년 월드컵 8강 진출은 남북 단일팀이 출전했던 1991년 포르투갈 대회 이후 18년 만이다. 이젠 가나를 상대로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세웠던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하게 된다.

           자료출처 ; 한겨레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경험이 적은 대학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이전 청소년 대표팀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었기에 이번 대회에서의 8강 진출은 더 기쁜 소식이다. 또한 독일, 미국, 파라과이전에서 보여준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력이 4강 그 이상의 기대를 갖게 한다. 청소년 대표팀의 기세와 자신감 또한 충만하겠지만 카메룬전에서의 패배를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가끔은 불면으로 잠을 설치는게 좋을 때도 있다. 그 덕분에 18년만에 8강 진출의 역사가 다시 쓰여지는 현장을 지켜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번에 우연히 유상철 해설위원이 해설하는 것을 듣게 되었는데 그는 축구해설가로서의 기본이 안되어 있는 것 같다. 그는 축구 선수가 아니라 축구 해설가라는 본분을 혼동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의문점을 갖게 한다. 유상철 해설위원은 축구해설을 맡아 해설하기 이전에 기본기부터 익히는게 좋겠다. 메인 해설가가 될 의향이 전혀 없고 그저그런 해설가로 만족하겠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유상철의 축구해설은 좀 루즈(loose)하다고 해야 할까 하여튼 밋밋하고 별 특징이 없다. 느리고 어눌한 말투를 사용하는데다가 축구 경기의 맥을 짚어주지도 못하고 경기를 관전하는데 있어서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 다른 해설가들에 비하면 유상철은 부족한 부분이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축구 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것은 참고 봐주기가 좀 힘들다.

유상철의 해설을 듣다 보면 '업사이가 선언되었다'거나 '페날입니다, 페날'같이 듣기 거북한 용어를 사용한다. 이런 용어들은 축구 선수들이 사용하는 말들이다. 동네 조기축구를 할때도 이런 말 많이 쓴다. 축구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유상철이 무심결에 이런 용어들을 사용했을수도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게 그는 이런 말을 반복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사진출처 ; tvreport

사실 축구해설이라는게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갖가지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된 정보를 전달해서 관전자들의 이해를 도와야하고 세계 축구의 흐름이라든가 선수나 팀의 분위기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해야하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나 이런 해설 기술은 차차 실전해설을 통해서 익히고 부단한 공부를 통해서 습득하면 되는 것이지만 용어 선택은 기본중에 기본에 속하는 것이다. 아직도 제대로 된 용어도 습득하지 못했거나 또는 이것을 무시하고 해설을 시작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는데 한국 축구 해설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변경되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를 인지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월드컵 해설을 보면서부터다.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로는 '센터링' 대신에 '크로스'를, '핸들링' 대신에 '핸드볼'을, '세트플레이' 대신에 '세트피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골포스트'와 '크로스바' 그리고 '터치라인'과 '골라인'을 구분하기 시작했고 '스로잉'보다는 '스로인'을 '골인'보다는 '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축구해설가와는 전혀 거리가 먼 나도 이런 정도의 변화는 감지하고 있는데 전문 축구해설가가 가장 기본적인 축구용어조차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해설가로서는 이미 실격이다.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면서 그 수준이 높아졌고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한국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면서 유럽의 수준높은 경기를 안방에서 실시간으로 시청할수있게 되면서 한국 축구팬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과 수준도 대단히 높아졌다. 한국 축구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축구선수들도 부단한 노력으로 기량을 향상시켜야겠지만 축구해설가들도 해설의 수준을 높여야 될 것이다.

유상철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라는 큰 장점을 안고 출발했지만 축구선수가 아닌 축구해설가로서는 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기본기부터 다시 익히고 부단한 공부와 노력을 해서 축구해설가로서도 지명도를 높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