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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미디어와 언론

100분 토론 진중권 vs 주성영, 그러나 주성영은 건재할 것이다.

나는 어제 100분 토론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해 잠을 설쳤다. 주성영은 이 토론을 위해 뭔가 단단히 준비를 했는지 잽을 열심히 날렸지만 한 방 얻어 맞고는 넉아웃되버렸는데 그 모양새가 참으로 천박해 보인다.

FTA를 반대하는 입장이면 쇠고기 재협상이 아니라 반대해야 한다는 주성영의 지적은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주성영의 논리대로 한다면 FTA와 쇠고기 협상은 연계되어 있다는건데 그럼 전에는 왜 FTA와 쇠고기 협상은 별개이고 무관하다고 했었는가?

그리고 자기 할 말만 하고 답변하려는 사람에게 맞는지 아닌지만 말하라고 닥달하는 것은 토론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부적격한 자세였다. 토론을 하려면 먼저 토론하는 자세부터 배우고 나와야 할 것이다.

주성영은 자신이 발언했던 천민민주주의와 관련해서 대비를 하고 어느정도 자신이 있었던지 먼저 천민민주주의를 끄집어 냈다. 그런데 그 준비가 얼마나 졸속적이었는지는 금방 드러났다.

'천민민주주의란 말은 없고 천민자본주의란 말은 있다'로 시작된 진중권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난 웃음을 참기 힘들어 뒤지는 줄 알았다. 자기 얘기인줄은 아는지 토론 말미에 '허위보도에 근거해서 인신공격을 한 점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겠다'고 할 때는 참 딱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지윤은 2005년에 벌어진 이건희 명예철학박사 학위 수여 반대 시위를 했다가 교수를 감금했다는 이유로 출교조치되었다가 '감금했다고 말 할 수 없다'는 법원판결까지 받고 복학한 학생이라는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출교조치는 이건희 학위 수여 반대를 했다는데 대한 보복 조처가 아니었나.

며칠전 보수쪽에 누가 김지윤은 학생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원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아고라에서 된통 터지고 쏙 들어간 적이 있는데 이 낡아빠진 종이쪼가리 하나 들고 나와서 대단한 건수 하나 건진듯 의기양양해 하는 주성영에 할 말을 잃었다.

주성영은 아고라를 쓰레기장이라고 폄하할 게 아니라 최소한 아고라가 어떤 곳인지 제대로 들여다 볼 생각이라도 좀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아고라를 쓰레기장이라고 깔아뭉갠 주성영이 들고 나온 정보라는건 이미 아고라에선 쓰레기가 되어 버린 허위사실일 뿐이란 걸 알아야 한다.

누가 쓰레기이고 어디가 쓰레기장인지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뻔하다.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김지윤이란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데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져주길 부탁한다, 전직 검사로서 현직 국회의원으로서.

디지털 마오이즘.

주성영과 같은 인사들은 촛불 뒤에 모택동이는 아니라도 모택동이 비슷한 누구라도 숨어 있기를 바랬고 눈에 불을 켜고 찾았을 것이다. 그래야 촛불을 홍위병으로 몰아서 발포를 해서라도 쓸어버릴 것 아닌가.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모택동이는커녕 모택동이 비슷한 애도 안 보이고 이거 김정일이 비슷한 애라도 찾아야 하는데 없는 김정일이 나오겠나.

그러니 이젠 어디서 주워 들은 디지털 마오이즘 타령이다. 촛불은 극우든 극좌든 관심이 없다는데 디지털 마오이즘을 대입시키는건 넌센스다. 유일한 논리가 '반공'밖에 없는 인사들이 디지털 마오이즘이 뭔지나 알겠나.

어쨌거나 그래도 주성영은 건재할 것이다. 보니까 지역구가 대구인 모양인데 아무리 자신들보고 천민이라고 했어도 국감기간에 피감기관과 폭탄주를 마시면서 화끈한 밤을 보냈다고 해도 멀쩡한 대학생을 대학생이 아니라는 허위사실로 명예훼손을 했어도 선거기간에 가서 머리 한 번 조아려주면 그는 당선될 것이다. 그것이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보수진영에서는 이렇게 사람이 없나? 박효종은 뉴라이트가 추진하는 우편향, 친일편향 교과서와 관련된 인물 아니었나? 4.19를 혁명이 아니라 학생운동이라고 했다가 유족들의 항의를 받고 슬그머니 혁명이라고 바꿨던 중심에 박효종이 있었던 것 같은데.

박효종도 꽤 말을 많이 했었던 것 같은데 당췌 요점이 뭔지. 그래도 그 학교에는 수강신청하는 학생들이 꽤 많은가보네.



아래는 중요한 장면들을 오마이뉴스 기사를 참고해서 재구성해 본 것이다.

주성영 ; 내가 천민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썼다. 그것은 사회학적으로 논의되는, 진중권 교수께서도 어떤 책에서 보니까 썼던데, 집단지성, 다중지성이라는 얘기가 있다. '천민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진 교수도 사용한 적이 있는 용어다. 우리 촛불시위가 초창기에 시작될 때는 그야말로 비폭력적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이것을 조종하려는 세력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광우병대책회의라고 할 수 있다. 광우병대책회의를 지휘하는 인사들은 진보연대다. 진보연대 인사들은 과거 여중생 장갑차 사고와 평택미군부대 사건 때 죽창으로 군경을 공격하고 화염병과 각목을 사용하는데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전술적으로 그렇지만 이 집단지성을 지배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가 집단지성의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에 전면으로 나선다. 그 때부터 정권타도로 나오고 다시 폭력이 행사된 거다. 이 단계에 이르면 저는 이것은 천민민주주의라고 본다.

진중권 ; 지금 천민 민주주의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말 없다. 천민민주의라는 말은 없고, 천민자본주의라는 말은 있다. 막스 베버가 쓴 말이다. 그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 내가 추적을 했다. 어느 학자의 말인가 추적을 했더니, 이회창 총재의 말이었다, 2003년인가에. 천민민주주의라는 말은 없다. 촛불집회와 같은 이런 직접민주주의라는 게 마음에 안 들었던 것 같다.

주성영 ; 말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죠.

진중권 ; 대구의 밤문화는 귀족문화고, 촛불 들고 밤새우면 천민문화냐.

주성영 ; 처음에 평화적인 시위가 진행되다가 우리 광우병대책회의에서 20일날 시한을 정해서 '이때까지 뭐 해결이 안되면, 재협상이 안되면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 오늘 와서는 입장을 후퇴시켰다. '토론을 한 이틀 해보고 하겠다', 그것이 바로 천민 민주주의로 나가다가 움추린 거다 전술적으로.

진중권 ; 정권 퇴진운동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 누구도 진짜 정치적 요구로 이해한 사람이 없다.

주성영 ; 그런 식으로 얘기하시면 곤란하다.

진중권 ; 아니다. 내가 계속 주장해왔던 것이 '이것은 상징적 구호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부에서 계속 이것을 거부하고 앞으로 나온 모든 정책이 그렇게 된다면 이 상징적 구호가 현실적 요구가 될 것이다. 이런 것이 제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을 때 나온 의견이다.

주성영 ; 아니, 처음에 초창기에 건전한 시민 운동으로 나가다가 소위 주도세력들이 개입해서 정권 퇴진 그렇게 외쳐놓고 이제 와서 그게 진의가 아니었다고요?

진중권 ; 아니 그렇다면 한나라당은 과거에 정권퇴진운동 안했나?

주성영 ; 우리는 정치집단이니까.

진중권 ; 그럼 왜 천민 짓을 하시나요? 정치집단이? 시민들은 길바닥에서 화나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그걸 정제된 언어로 요구하셔야 할 정치인들께서 왜 천민 짓을 하시고 이제 와서 남들이 그걸 한다고 천민이라고 하시나요?

주성영 ; 그것은...

진중권 ; 그리고 또 한가지, 수준이 형편없는 네티즌들이 있다고 하셨죠? 비율로 따지면 수준없는 국회의원들이 더 많다. 가령 예를 들자면 몇년전 국감기간에 피감기관과 폭탄주 마시면서 화끈한 대구의 밤문화, 광란의 밤을 이야기하시든 의원이 계셨는데요, 그런 분들에게는 촛불을 들고 길거리 나와 김밥 먹고 하는 이런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러면 대구의 밤문화 이런 것은 귀족문화고, 촛불을 들고 밤을 지새우고 정권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이런 문화는 천민문화냐?

그리고 또 하나, (주 의원이) 인터넷 실명제 확대하자고 했는데. 수준이 형편없는 네티즌들이 있다 했는데 어떤 사람들인가? 뉴라이트 운동 하시는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님 말씀 인용하겠다. '고등학생들이 시작한 다음아고라를 어렵게 찾아가서 들어가 보았다. 아이들의 글이 프리존 토론방같은 이른바 우파웹진에 올라온 글들보다 훨씬 수준이 있음은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다', 그 다음에 괄호 치고 뭐라고 하셨냐면요. '요즘 우파웹진의 글 수준은 아이들이 볼까 두려울 정도다.'

주성영 ; ......................................................................................................

주성영 ; 진 교수께서 선량한 시민들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지난주에도 보면 이 프로에 서강대녀하고 고려대녀가 나와가지고 서강대녀가 못해서 반성문을 썼다고 하더라. 그런데 고려대 여학생 기억나시죠? 이게 그 여학생 프로필이다. 이게 김지윤 학생인데. 고려대학교 학생이 아니다. 고려대학교에서 제적을 당한 학생인데, 이 이력을 보면 민주노동당 당원이다. 각종 선거에도,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도 선거운동을 하고 정치인이다. 그런데 지난번 프로그램에 나올 때는 고려대학교 재학생으로 이렇게 나왔다. 이게 얘기가 되나.

MBC 100분 토론에서 다음 아고라를 얘기를 해주고 광고를 해주고 있다. 다음 아고라는 중도적인 그런 평가에서는 객관적인 평가를 못받는 데다. 아주 '디지털 마오이즘'이 판치는 그러한 토론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 일반화시켜서 좋은 쪽으로만 해석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손석희  ; 다만 아고라와의 문제는 저희들이 해석을 부탁드리고 있는 상황이고, 저희가 광고 홍보를 한 바는 없기 때문에 그것은 중립적인 기관에서 판단을 하면 그 결과를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주성영 의원이 문제제기를 해 주셨는데 아마 저희쪽으로 전화가 온 것 같은데요, 아까 문제제기한 고려대 김지윤 학생, 복학됐다는 얘기가 있다. 제적됐다 복학돼 현재 학생 신분이라는 얘깁니다.

주성영 ; 토론 과정에서 진중권 교수께서 허위보도에 근거해서 인신공격을 한 점에 대해서는 제가 잊어버리겠다.

진중권 ; .............................................

손석희 ; 뭐 잊어버리겠다고 하시니 알겠다.

2008.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