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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막장 예능의 종결자 정형돈




지난 2주간 방송된 '무한도전'은 막장 예능의 완결판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내놓는 프로그램들마다 막장을 표방하는 내용이고 시청자들의 소리는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MBC에서 그나마도 봐줄 만한 프로그램이 '무한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에 '무한도전이' MBC의 현재 자화상을 풍자하고자 했었다면 그 의도를 좀 더 명확히 드러내는게 좋았을 것이다. 그런게 아니었다면 이 방송은 도대체 제작 의도가 의심스럽고 프로그램 전체의 격을 추락시킬 뿐인 방송이었다.

목욕탕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내고, 한강에서 오리배의 페달을 밟고, 출발하는 전철과 일정한 지점까지 먼저 도착하기 경주를 하고, 달리는 버스 안에서 중심 잡고 버티기를 하는 등 시청자들로부터 황당해보이는 사연을 의뢰받은 후 직접 실험에 옮기던 '무(모)한 도전' 시부터 프로그램을 시청해왔지만 '무한도전'을 비판했던 적은 없었다. 그 이유는 방송 내용이나 출연 멤버들이 좋아서가 아니라 제작진이나 멤버들이 열심히 방송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방송은 그냥 보아 넘기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갖는 특성으로 인해 그동안에 여러차례 부침이 있어왔지만 이번의 방송은 그런 것과는 좀 다른 여러가지의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 방송의 내용과 형식 그리고 편집 등 방송기술적인 면은 물론이고 제작진이나 멤버들이 방송을 대하는 태도 등에서도 그동안의 기대를 배신했다.

난 '무한도전'이 다분히 방송연장만을 위해서 억지 춘향이 격으로 방송을 제작하고 호된 비난을 받다가 프로그램이 폐지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마땅한 소재가 없다면 스스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명예로운 선택을 하기를 바라고 설사 폐지되더라도 아쉬워하고 추억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게 되기를 원한다. 방송을 제작해서 내놓으면 그에 대한 평가는 제작진들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작진들은 이번 방송은 그런 차원과는 다르다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번에 '무한도전'은 과거 KBS에서 방영되었던 'TV는 사랑을 싣고'를 패러디했는데 정준하, 길성준, 박명수, 정형돈이 과거의 인연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정준하는 20여 년 전 음식값을 내지 않고 도망쳤던 중국음식점의 주인을 찾았다. 많이 각색되었는데 방송을 보면 정준하의 경우는 단순히 어려워서 부득이하게 음식값을 낼 수 없었던 것으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당시 음식점 주인이 그런 정도로 이해할 수는 있는 정도였고 정준하로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였겠지만 훈훈한 미담 정도로 포장될 만한 에피소드는 아니었다.

이어서 길성준이 학창시절 등하굣길 버스정류장에서 마주치던 첫사랑이었다는 여학생을 찾았는데 그 첫사랑의 주인공을 찾아 나선 것은 노홍철이었다. 이번 방송의 대부분의 문제는 이 과정에 있다. 어렵게 길성준의 첫사랑의 집으로 찾아간 노홍철은 거기서 여동생을 만나게 되는데 방송 본래의 목적을 망각한 채 주접스러운 언행을 하면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이번엔 제작진들까지 가세해서 주접스러움을 거들고 나섰고 결국 노홍철은 방송 제작을 미뤄둔 채 사적인 욕심을 채웠다. 카메라만 끄면 방송 제작의 연장선이 아니라는 제작진과 한 연예인의 그 유아적인 발상이 참으로 한심하다.

길성준의 사연을 재연할 때 첫사랑의 대역으로 박보영이 등장했듯이 첫사랑의 주인공과 그 여동생은 어느 정도 미모가 되는 사람들일 거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방송인도 방송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날 수도 있으나 방송 제작을 뒷전으로 미루고 방송을 개인 연애사의 도구로 삼으려하고 제작진들까지 거들고 나서는 것은 시청하기가 불편하다. 무엇보다 카메라만 끄면 방송 제작과는 상관없다는 제작진들의 그 한심한 발상이야말로 불쾌하기 짝이 없다.



나는 편집되어 방송에서 잘려나간 장면들을 모두 본다면 아마도 별의별 희한하고 추잡스러운 것들이 참으로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오고 있다. 이 날의 방송이야말로 그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방송을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적당히 방송 제작에 임하는 제작진이나 연예인은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무한도전'을 비판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색해져버린 방송이었던 셈이다.

길성준의 첫사랑이 스튜디오에 등장하는 장면에서 방송을 다음 회로 넘기는 진부한 편집을 가져간 것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다음으로 넘어간 방송의 대부분은 길성준의 첫사랑이 주인공이 아니었고 그녀의 여동생이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에 대한 후유증은 여동생에 대한 신상털기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관심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의 포맷을 이렇게 가져간 제작진이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지 못한다면 '무한도전'은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뒤이어 박명수가 과거 한 나이트에서 만나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하다가 키스를 했던 여인을 찾았다. '무한도전'은 이 여인의 몽타주를 만들어 공개수배해 왔다고도 하는데 다행히 등장하지는 않았다. 이건 박명수가 말했듯이 '가정 불화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막장 시츄에이션이다. 어떻게 이런 안이한 발상을 했는지 모르지만 출연했던 두 여인들에 대한 신상털기와 같은 대중들의 빗나간 관심에서 보듯이 '슈퍼 아줌마와 비슷하다'는 확실하지 않은 제보 등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방송이 막장으로 귀결되는가 싶었는데 정형돈과 그가 찾은 꼬마 숙녀가 그러한 막장 예능을 종결지어버렸다. 정형돈이 젊은 날 추억 속에 있었던 꼬마 숙녀는 정형돈을 기억하지 못했고 오히려 정형돈이 일일이 그 당시를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고 두 사람은 서먹한 상황을 연출했다. 막장 예능의 종결자인 정형돈은 원래의 캐릭터인 어색함의 종결자로 등극한 것이다. 앞의 종결자는 '종결한 자'라는 의미로 쓴 것이고 뒤의 종결자는 요즘 유행하는 단어를 차용한 것인데 왠지 종결이라는 단어의 원래 의미가 변용되어 가는 것 같아서다.



추억 속 사람 찾기 프로그램의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스튜디오에 등장한 당사자와 '바로 교감되서, 삼촌 보고 싶었어요'라며 서로 얼싸안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거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좀 궁금했다. 나오는 사람들마다 한결같이 어떻게 양쪽 다 저렇게 또렷이 대부분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고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는게 신기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그나마 유의미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한도전'이 이번 방송을 통해 곳곳에 막장의 요소를 심어둠으로써 무언가를 전달하고자 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방송을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적당히 방송 제작에 임하는 안이한 태도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을 반복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첨언해보자면 정형돈은 '멋진 아저씨'로 기억하던 꼬마 숙녀의 아름다운 추억을 산산이 깨버린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거라고 생각된다. 아름다웠던 과거의 추억은 이미 깨졌으니 어찌할 수 없더라도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의 출연자이자 인기 연예인으로서 특정한 음악의 힘을 빌지 않더라도 어색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어메이징한 추억을 선물한다면 방송에 출연함으로써 뜻하지 않은 비난을 받아야했던데 대한 보상도 되지 않겠나 그런 개인적인 생각이다.


첨(添) ; 2011. 2. 11. 금. 08 : 17

사이비 종교 맹목 신도들이 소위 성지순례를 다녀간 모양이군.
조회수의 7~80 프로 이상은 니들이 다 올려 놓았다는 생각은 못하는 거냐?
욕설 내질러 놓고는 그거 잘 있나 보려고 몇번씩 들락거리느라 애들 썼다.

니들이 무서워서 어디 다른 생각 가진 분들은 댓글 달 엄두나 나겠냐?

그런데 니들 그건 알고 있냐?
이 글 추천수의 태반은 니들이 올려놓은 거라는 걸.
이 글에 백프로 공감하고 추천했던 분들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여기 추천한 분들은 이 글에 공감해서가 아니라 니들의 댓글이 더 더러워서 추천했을 거다.

TV 프로그램 하나 보고는 모두가 똑같은 공감대를 갖는다는건 얼마나 웃기는 일이냐?
그러한 같잖은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고 욕지거리 내뱉고 돌아다니는 니들의 꼬락서니를 좀 봐라.
그 꼬락서니가 얼마나 한심하고 멍청한지 모르니 이러고 돌아다니겠지만 말이다.

그래 니들 말대로 예능은 예능일 뿐이야.
그런데 이렇게 떼로 몰려다니며 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니들이 과연 예능을 예능으로 보고 있는 거냐?

니들은 무한도전 어려울 땐 거들떠도 보지 않던 자들이라는 것 정도는 알겠다.
그 때는 적어도 니들같은 멍청한 시청자들은 없었었거든.
무한도전이 조금 어려워지는 시기가 오면 니들은 또 어떤 짓들을 하고 돌아다닐까?

이건 뭐 무도를 비판하면 1박빠라로 난리고 1박을 비판하면 무도빠라고 난리고.
도대체 무도와 1박의 대결구도는 어떤 멍청한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게냐?
난 무도빠도 아니고 1박빠도 아니고 무도까도 아니고 1박까도 아니야.
잘 길들여진 가장 멍청한 부류가 빠니 까니 하는 족속들이지.
잘 조종당하는 숙주들이 빠니 까니 편가르고 나서는 족속들이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