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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야구단'이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은

'천하무적 야구단', 근래엔 자주 시청하지 않아서인지 변한 것들이 눈에 띈다. 야구단 멤버들이 많이 늘었고, 처음 멤버들의 야구실력이 많이 늘었고, 새로운 멤버들이 추가되어서인지 아니면 프로야구 감독들을 찾아다니면서 야구를 배워서인지 천하무적 야구단의 전체적인 실력이 향상된 것 같고, 김인식 감독이 천하무적 야구단의 감독을 맡았고, 김성한 감독이 야구경기 해설을 하고 있다.

새로운 멤버들이 언제 영입되었는지 모르겠으나 하여튼 멤버들이 늘면서 천하무적 야구단의 야구 실력은 향상된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김C가 감독을 할 때에 형성되어가던 어떤 구심점이 사라졌고 멤버들이 제각각 따로 노는 것 같다. 김인식 감독을 중심으로해서 야구단으로서의 짜임새와 야구실력은 향상될 것 같은데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단이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오히려 프로그램의 관심을 줄이는 효과가 생길수도 있겠다.

이번 주 천하무적 야구단은 'KBS 사회인 야구단'과 경기를 했다. 상당히 엇비슷한 경기를 했는데 점수에서는 앞서가며 이길수도 있을 것 같았으나 볼넷을 연달아 허용하며 결국엔 졌다. 비록 지기는 했지만 경기는 꽤 재밌었고 열심히 경기하는 멤버들도 보기 좋았다. 천하무적 야구단 멤버들은 최선을 다한 경기였고 그것으로 충분하며 경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방송에서 심판의 판정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심판의 판정을 문제삼는 제작진들의 감정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문제가 된 공 하나의 판정을 수회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도 모자라 방송 말미에까지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부끄러울수는 있어도 억울할 이유는 없다."는 자막을 내보내면서까지 감정을 드러낼 일은 아니다.

그 공 하나에 대한 심판의 판정이 이 날 천하무적 야구단에겐 이길수도 있던 경기를 놓치게 되었으니 좀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공에 대한 심판의 판정은 리와인드해서 보여줄수록 정당해보인다. 설사 그 판정이 오심이었다해도 그것도 경기의 일부인데 거기에 제작진들의 감정을 더해서 편집하는 것은 오히려 시청자를 불편하게 한다.


(KBS '천하무적 야구단'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

이 날 심판은 천하무적 야구단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판정한 것도 아니고 상당히 엄격하고 공정하게 판정했던 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김인식 감독에 김성한 감독까지 경기장내에 있으니 대충 판정할수는 없었을 것이다. 심판의 판정을 두고 이경필 코치도 꽤 흥분했는데 프로와 아마의 판정 운운하면서까지 흥분한 것은 이경필 코치가 좀 오버했다고 본다. 이경필 코치가 천하무적 야구단에 동화되는 것은 프로그램으로 보면 좋은 일이나 이경필 코치는 야구인이다. 현재는 연예인인지 야구인인지 모르겠는데 연예인이더라도 야구장에서는 야구인의 모습을 보이는게 좋겠다.

여담을 더 하자면 김성수가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썩 보기 안좋다. 어제는 낮에도 잠깐 재방송을 봤었는데 홈런을 맞은 김성수가 덕아웃으로 돌아와 홈런맞은 것에 대해 화를 내는 것은 지나쳤다. 물론 홈런 맞은게 분하기는 하겠지만 콜드 게임패를 면하자며 이경필 코치가 화이팅을 주문하는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팀의 분위기와 사기를 떨어뜨리고 만다. 오히려 '야구 혼자 하려고 하지 말라'며 머릴 쥐어박은 이하늘의 태도가 더 적절해보이는 상황이었다.

언제 경기한 것인지는 모르나 상대팀은 스윙폼 자체가 이미 천하무적 야구단과는 수준이 다른 팀인 것 같았고 천하무적 야구단이 이기기에는 벅찬 실력들이었다. 그런 팀을 상대해서 홈런 몇 개를 맞았다해서 별로 이상할 건 없어보인다. 김성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자 상대팀은 단순히 맞추자는게 아니라 오히려 큰 것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 김성수는 야구선수도 아니고 매일 투구연습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닐테고 언제든 홈런을 맞을수 있고 그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물론 홈런을 맞으면 썩 유쾌하지는 않다.


(KBS '천하무적 야구단' 홈페이지 캡쳐 이미지)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를 하는 예능프로그램인데 예능이라는 것을 접어둔다면 천하무적 야구단은 조금씩 야구를 해나가고 있다. 도대체 제작진들이 말하는 '야구다운 야구'가 어떤 것을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천하무적 야구단을 시청하는 이유는 천하무적 야구단이 최선을 다해 야구를 하며 그들이 발전해나가는 것을 보기 위함이지 그들이 우수한 실력을 갖추고 뛰어난 경기를 해서 승리하는 회수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하고 보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제작진들의 감정을 섞은 편집을 해서 채널을 돌리게 만들더니 천하무적 야구단 제작진들은 야구를 잘 모르거나 아니면 시청자들의 수준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야구의 규칙조차 모르는 문외한들만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아닌데 제작진들이 주 타겟을 그런 층으로만 잡고 있는게 아니라면 이런 식의 편집은 지양하는게 좋을 것이다.

천하무적 야구단은 'KBS 사회인 야구단'과의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고 부끄러워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제작진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편집이 부끄러울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