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하다 참 별의별 같잖은 짓을 다 한다. 호구거나 머저리거나 찌질이거나, 이 드라마 제작자들의 뇌 속엔 최소한의 정상적인 언행을 하는 캐릭터는 아예 없는 모양이다.
 
막장 막장 많이 봐왔지만 이 드라마처럼 대책없이 무식하고 무대뽀인 저질 드라마는 또 처음이다. 5회 정도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디테일 따위엔 어떠한 기대감조차도 없어졌다. 지금은 그냥 똥개든 개똥이든 빨리 끝나기만 하면 다 괜찮은데 막장이라 불리는 것들이 늘 그래왔듯이 이것도 어김없이 연장하겠다 으름장을 놓는다. 비루한 '방송국 놈들'의 방송권력 횡포가 김정은 세습 독재 권력 만행에 버금간다.
 
고작 이따위 드라마나 방송하려고 문영남, 임성한을 퇴출시킨다 어쩐다 그 난리들을 떨었나 싶어 무척이나 불유쾌하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문득문득 문영남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은 왜일까? 두 막장 대모의 승은을 입은 배우들이나 무성의한 네이밍, ost 분위기 등 몇몇 디테일 때문만은 아닌 듯하고, 드라마 작가 동네도 어떤 인적 계보가 있든가, 이 드라마 작가가 특히 문영남의 작품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기 때문이든가, 어쨌든 작가 몇 마녀사냥해봐야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참 다행이라고 느끼는 것은 이 드라마 작가가 써제낀 다른 드라마를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따위도 드라마랍시고 써제끼는 작자의 다른 드라마를 용케도 피해왔었으니 이보다 더 다행한 일이 또 어디 있겠나?
 
주연 4인, '친구4' 역할 정도는 소화할 연기력
 
주연급이랍시고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드라마 수준에 걸맞게 그야말로 '안습'이다. 어떻게 봐주더라도 '친구4' 정도 역할이나 어울릴 법한 수준이다. 그 정도 수준의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야 엑스트라 중에서 찾아도 수두룩하지 않겠나. 물론 이 드라마 수준에는 딱 맞는 연기력이고 그런 정도의 연기력이라면 이런 저질 드라마 주연을 하는 게 맞긴 하다.
 
명품 배우는 명품을 선택하고, 저급한 배우는 저질 막장을 선택한다. 보다 보니 그렇더라.
 

(이 엑스트라 할배가 이 드라마에서 연기를 제일 잘 한다)
 
임지연은 얼마나 든든한 뒷배를 두었길래 저 정도의 연기력으로 일류 대접을 받을까? 영화에서 한 번 벗었던 댓가치고는 너무 과한 것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그 벗은 영화에서도 별로 매력적이지도 않았고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주었던 것도 아니었다. 학벌의 프리미엄만 갖고 주류에서 버티는 부류라고 보기도 어렵고, 대중의 니즈 때문이라고 보기엔 실제와는 괴리가 너무 큰 것 같고, 이 여자가 방송에 얼굴을 들이밀 때마다 늘 갖게 되는 의문이다.
 
한예종 출신이라고 다 연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고작 이 정도 배우를 밀 정도라면 별로 기대감이 없다. 방송 권력, 기획사 권력, 딴따라 권력을 등에 업고 연기력은 뒷전이고 일단 저들이 화제가 된다고 보는 학벌의 프리미엄만 갖고 주연으로 밀어넣고, 아이돌의 인지도만 갖고 주연으로 밀어넣고, 딴따라 권력도 권력이라고 그것도 세습하려고 자기 영향력으로 제 새끼들 방송에 밀어넣고, 이젠 한예종도 그 출신을 무대뽀로 주연으로 밀어넣을 정도로 권력화했다는 건가.
 
임수향은 언제부턴가 딸 역인 아이의 말투나 따라하는 수준이다. 비록 상당 분량이 진행된 상황에서 대타로 들어왔다고는 해도 배역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가 결여돼 있는 것 같다. 모든 배역을 음울한 캐릭터로 단순화 획일화시켜버리는 재주는 있어보인다. 필시 황보라 역을 맡았어도 그리 했을 것이다.
 
고구마 아닌 '바가지 요금'
 
요즘 고구마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나는 막장 드라마를 '바가지 요금'이라고 정의한다. 기본요금이면 충분히 가는 길인데도 제멋대로 멀리 돌아간다. 그것도 일부러 차 막히는 곳만 골라 돌고 돌며 속 터지게 하면서 귀 막고 무대뽀로 제 갈 길 가는 택시 같지 않나?
 
김미풍의 아비 김대훈이 어느날 벌떡 살아나 한국으로 슬그머니 기어들어왔다. 처자식도 포기하고 등 돌려 도망쳐야 했을 정도로 치명적인 총상을 입은 상태로 압록강을 건넜단다. 탈북길에 오를 때 챙겨나왔던 돈은 총을 맞자 처자식에게 넘겨주었는데 그마저도 박신애가 중국에서 몽땅 훔쳐서 달아나버리는 바람에 알거지 신세이지만 심지어 호구(戶口)가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도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중국이란 나라에서 대수술을 무려 세 번씩이나 했단다.
 
다만 매우 애석하게도 열 살 즈음의 기억과 연령 상태란다. 그런데 다행히도 가끔씩 멀쩡한 상태로 돌아오곤 한단다. 그래서 몽매에도 잊지 못했을 처 자식 손주를 눈 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 한단다. 그래도 심성은 착해 만두 하나 훔쳐먹은 걸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고 떼를 쓴단다. 그렇게 허섭스레기 보다 못한 상황들을 등장시켜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못 만나고 있단다.
 

 
설날에 맞춰 만나게 하려는가보다 했더니 그것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다 싶었던지 김대훈이 깜짝 기억을 회복했다며 부부상봉을 시켜줬다. 보통 드라마엔 어떤 한 장면을 위해서 소모되는 분량들이 있다. 막장일수록 이 소모적인 분량은 늘어나는데 이 드라마는 필시 50회 이상을 다 소모적인 분량에 쏟아부으려는 모양이다.
 
대체 만두 가게엔 왜 전단지를 안 붙이나? 아비가 눈 앞에서 만두를 훔쳐가는 걸 목격하고 본격적으로 찾으려던 거였잖나? 탈북자들이 다 무지하긴 하지만 저능아들은 아니지 않나? 그래놓고 뜬금없이 만두 싸들고 지하도로 가서 만두를 나눠준단다. 그러더니 그들이 김미풍을 도와 같이 데모해 준단다.
 
아이스크림에 반지가 없으니 교제를 못 하겠다는 된장녀, 아이스크림 속에 반지를 아무 느낌도 없이 위 속에 밀어넣을 수 있는 사이보그급의 머저리, 법학개론은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봤을까 싶은 멍텅구리 막변호사를 스카웃한다고 법석인 찌질한 로펌, 허섭스레기 끝이 없으니 그냥 'et cetera'. 복근을 빨래판 삼아 빨래하는 꿈을 꾸는 장면으로 한국 된장녀들의 뇌 속을 풍자했던 임성한의 드라마 설정은 이 드라마에 비하면 매우 귀여운 애교 수준이라 할 것이다.
 
김영철이 벌떡 살아올 가능성
 
납치 살해 교사 정도의 불법은 대수롭지 않게 저지르는 박신애는 어찌 될까? 설마 '방송국 놈들'이 박신애의 정체를 어떻게든 들통나게 하지 않고 넘어가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김덕천 같은 천하의 호구가 재벌 회장이라! 뭐 어떻든 그렇다치고, 이 호구 김덕천이 박신애의 모든 것을 덮어주고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점점 위기가 닥쳐오자 박신애가 도망가려고 회사 돈을 빼돌린다는 것을 알고도 묵인한다든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도망가게 도와주게 될 가능성도 크다. 38 분계선 그어지기 전에 한국으로 내려온 사람도 같은 탈북자라고 우기는 매우 탈북자스런 마인드로.
 
김미풍, 주영애도 머저리에 호구들이니 '시원하게' 박신애를 용서하고 잘 먹고 잘 살 수도 있다.
 
박신애가 김대훈을 죽이는 데 성공하고, 그것을 목격한 주영애가 조달호와 혼인해 서로 잘 먹고 잘 살 가능성도 있다. 이 맥락없는 막장 드라마의 결말로는 이보다 더 나은 경우는 없을 듯 싶다. 그동안 주영애와 조달호가 서로 부비부비한게 얼만데 별로 새로운 일은 아니지 않나?
 
북한에 버젓이 살아 있는 배우자의 도움으로 한국에 와서는 결혼부터 해버리고 북한 배우자와 자동 이혼 가능한 법률을 밀어붙인 게 탈북자들이니 사실 놀라운 것은 아니다. 아마 통일이란 게 된다면 이 문제는 굉장히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탈북녀는 순수하다고 몰아가는 방송국 놈들의 헛소리에 따르자면 과거 한국의 양공주라 불리던 이들도 현재에 불러내면 순수하다 느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영철이 벌떡 살아오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김영철이 살아돌아와 북한 수용소에 대한 어설픈 '썰'을 풀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김대훈이 벌떡 살아서 기어들어왔다.
 
살아돌아온 김영철이 김유성이가 실은 박신애가 낳은 아들이라는 비밀을 털어놓을 가능성 말이다. 박신애가 어떻게 평양에서 김미풍 일가와 같이 살 수 있었다는 건지, 두만강을 건널 때 혼자였었는데 김유성 보다 더 큰 딸이 있었다는 건지, 평양에 살다가 중국으로 탈북해 딸을 낳았다 하더라도 어떻게 왜 홀로 평양으로 기어들어가 자기도 탈북시켜달라고 매달렸는지, 아무런 맥락 없이 진행됐지만 김유성의 어미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는데 그와 관련한 출생의 비밀이랄까.
 
아니면 박신애가 실은 김덕천 일가와 매우 가까운 혈연관계라는 비밀을 털어놓을 누군가가 북한에서 넘어올 가능성도 있다. 이참에 출생의 비밀의 끝장을 보는 것이다.
 
박신애는 인륜과 천륜을 가지고 더 갈 데가 없을만치 장난을 쳤다. 이걸 수습하고 봉합하려면 결국 천륜인 출생의 비밀밖에 더 있겠나 싶다. 박신애는 처벌할 게 수두룩하지만 그 외에는 딱히 처벌할 근거가 없고 마청자가 쫓겨난다는 정도다. 박신애 하나 처벌하고 끝내기엔 가도 너무 멀리 갔다.
 

 
드라마가 개똥이든 똥개든 끝은 날 텐데 결국 어이가 없는 수준일 것이다. 김미풍이 해고됐을 때 주영애가 호구 회장 김덕천을 찾아가 비는 장면이 있다. 이 때 주영애의 행동이 아주 가관도 아니어서 실소가 터져나왔다. '제발 반지 좀 봐주세요!' 보란듯이 대놓고 반지를 김덕천 눈 앞에 들이민다. 하지만 매우 애석하게도 김덕천은 '안' 본다. 이 막장 드라마를 끌고 가는 A to Z.
 
탈북자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거의 봤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드라마를 계속 보고 있는 이유도 소재가 탈북자이기 때문이다. 저급한 '방송국 놈들'이 탈북자를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묘사해서 이득에 이용하려는지 그 끝이 궁금해서다. 그게 결국 자본이란 놈이 탈북자를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할 테니까 말이다.
 
굳이 이 드라마의 주제란 걸 찾자면 북한에서 최상류층이었던 김미풍 일가는 한국에서도 온갖 특혜를 줘서라도 상류층으로 밀어넣어야 될 선(善)이고, 꽃제비로 연명해왔던 최하층민 강미정은 한국에서도 악행을 일삼으며 살아가는 악(惡)이라는 포맷이다. 잡다한 탈북자들이 방송에 기어나오지만 언제부턴가 이러한 포맷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과 타겟의 변화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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