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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의 아집과 자가당착이 빚어낸 김혜리




이은미가 김혜리와 권리세를 '위대한 탄생' 생방송 진출자로 선발한 것은 상당히 실망스럽다.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가수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가수의 가창력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던 이은미가 내놓은 이율배반적인 결론이어서인지 더 실망하게 한다.

방송을 통해서 보면 이은미가 김혜리와 권리세를 선택한 것은 자가당착에 빠진 이은미의 아집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보인다. 김혜리와 권리세라는 두 모순된 결론을 내놓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견강부회하고 있는 이은미의 태도는 실망을 넘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김혜리와 권리세 둘만 놓고 본다면 김혜리보다는 오히려 권리세를 선택한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사람들은 권리세가 외모 때문에 선발되었다고들 얘기하는데 개인적인 미적 기준의 차이겠지만 나는 권리세가 특별히 눈에 띄는 비주얼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방송을 보면 단지 외모 때문이라 보기에는 개선된 부분들이나 그 외에 가능성도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리세의 경우 가창력은 논외로 하더라도 노력하는 태도와 근성은 인정 할 만하다. 그리고 이은미의 멘토 스쿨을 거치면서 노래의 표현력이 상당히 향상되었다는 게 눈에 보인다. 권리세가 이렇게 안정되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인지 멘토 스쿨을 끝내고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마지막 평가 무대에서는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발전되어 있었다. 자연히 권리세가 가진 음색의 장점도 잘 어필되었던 것 같았고 향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런데 예선에서부터 지적해 왔었던 발음은 여전히 문제로 보인다. 권리세의 일본어 발음은 아무리 근성이 있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단기간내에 쉽게 고쳐지는 것이 아니다. 발음이 자연스럽지 않다면 자연히 발음에 신경을 쓰게 되고 그리 되면 노래의 표현력이 떨어지고 음색의 장점도 살릴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계속해서 지적되어 왔던 발음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짧은 기간임에도 생방송에 진출시킨 것이 과연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결정이었는지 의문이다.



이은미가 김혜리를 선택한 것은 처음에 '1급수'라고 주워섬겼던 자신의 말에 대한 오기 같은 집착과 아집으로 보인다. 예선에서 김혜리의 노래를 듣고 심사를 했던 이은미는 '오랜만에 1급수를 만난 것 같다'고 극찬을 했고 신승훈과 방시혁도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시청자인 나는 감동을 받지 못했다. 이들의 호평이 의아했으나 현장에서 듣는 것과 방송을 통해서 듣는 것의 차이 정도로 받아들였을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예선 통과자 114명이 2박 3일 동안 '위대한 캠프'에 입성해 탈락자를 가려낼 때 김혜리를 주목해서 보았다. 그런데 김혜리는 아마추어인 내가 봐도 음정과 박자가 틀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노래의 기본이 부족한 것 같았다. 게다가 어떻게든 합격시킬 기회를 주려는 멘토들의 요구에 못하겠다고 버티고 계속해서 변명을 하는 등 태도면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김혜리에게는 진심이란 게 없어 보였고 그래서 예선에서 '1급수'라 극찬받았던 김혜리의 노래를 들었을 때 감동을 받지 못했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 멘토들이 주로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노래에 진심을 담아서 부르라였는데 김혜리의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면 멘토들이 이상하거나 이율배반적인 말들을 하고 있었던 거였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심각해 보일 정도의 결점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혜리에게는 특혜에 가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회를 주려하는 멘토들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

김혜리의 음색을 얘기하는데 김혜리가 독특한 음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나 노래에 진심을 담지 못하는 지금의 음색은 조금만 들으면 금방 질려버리게 만드는 정도의 음색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김혜리는 자신이 가진 음색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문제점을 고치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지도 않다. 이런 김혜리에게 집착하는 이은미의 선택이 절박한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이은미의 멘토 스쿨에서도 김혜리는 여전히 변명을 늘어놓기만 하는데 이은미는 '자기 기회를 함부로 하는 사람은 싫고 그런 줄 알았으면 널 뽑지 않았을 거'라고 얘기한다. 시청자의 눈에도 보이는 걸 몰랐다는 이은미의 이 말이 더 어이없게 한다. 이은미가 김혜리를 멘티로 선발할 때는 그런 부분을 가르쳐서 개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어야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에도 김혜리의 변명은 계속됐고 급기야 이은미가 '더 이상은 못하겠다. 너 혼자 알아서 해'라고 소리를 치기에 이르렀다. 예정된 수순대로 얼마 안 가 다시 끌어안았지만 김혜리가 아직 본인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 같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멘토인 이은미도 김혜리의 문제를 정확히 알려줄 만한 역량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은미가 김혜리를 계속해서 안고 가는 것은 이은미의 오기이고 아집이라고 할 수 있다.

멘토 스쿨에서 '처음으로 노래다운 노래를 불렀다'는 이진선이나 래퍼였다가 보컬을 시작한 박원미는 뛰어난 가창력과 타고난 리듬감에도 불구하고 탈락했다. '퍼포먼스가 부족했다'거나 '시선처리가 불안정하다'는 등의 노래 외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가창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은미가 이러한 선택을 했다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멘토 스쿨은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기 위한 단계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멘토가 무대에서의 퍼포먼스와 시선처리 등은 당연히 교육했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탈락 이유라는 것도 이은미가 이율배반적인 선택을 한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이은미는 예선에서부터 지원자들이 손가락으로 마이크를 두드리는 걸 빠짐없이 지적해 왔다. 김혜리도 2박 3일 동안의 '위대한 캠프'에서 마이크를 두드리는 버릇을 지적 받았다. 이 때 김혜리는 탈락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나 멘토들은 살려냈고 그 다음에 김혜리는 마이크를 쥔 손에 테이프를 감고 나왔는데 마치 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이전에 김혜리의 계속된 변명 때문에 지레 짐작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이 쇼였다는 것은 그 다음에 바로 김혜리가 직접 증명해서 보여줬다.

멘토들이 각각 4인의 멘티를 선발하는 최종 무대에서 이태권과 한조로 나온 김혜리는 여전히 마이크를 중지로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손가락에 테이프를 감지는 않았으며 처음에는 중지로 마이크를 두드리다가 점차 손가락 모두로 마이크를 두드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은미는 어찌된 일인지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고 김혜리를 멘티로 선발했다.



이은미가 마이크를 두드리는 김혜리를 계속해서 안고 가는 것은 이은미가 심각한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권리세를 최종 선발한 이유가 근성 때문이었다고 하면서 이진선과 박원미를 제치고 근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는 김혜리를 선택했다는 것도 그렇다. '1등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그 말 또한 김혜리와 권리세에 이르면 결국은 자기모순적인 선택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이처럼 이은미가 자신의 아집과 자가당착이 빚어낸 결과물을 놓고 계속해서 견강부회하고 있는 것은 처음에 '1급수'라고 주워섬겼던 자신의 말에 대한 오기로밖에는 안 보인다.

이은미가 김혜리에게 '자기 기회를 함부로 하는 사람은 싫다'고 했는데 패자 부활전에서도 도전자들에게 단 하나의 기회도 주지 않았고 자신의 주관적일수도 있는 아집으로 다른 사람의 기회를 함부로 하는 사람은 과연 어떤지 스스로 반문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또한 '위대한 탄생'이 이은미의 문하생이나 연습생을 선발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자신의 오기 섞인 선택이 절박한 다른 사람의 기회를 빼앗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었는지 이은미는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