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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나, "'영웅호걸'에 평생효도"는 오버 같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이름을 알린 유인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인나는 SBS '강심장 - 지붕 뚫고 하이킥 특집'에 출연해 호감도를 올렸고 SBS 주말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영웅호걸'에 고정출연하며 '무서운' 유인나로 예능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리고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출연해 임아영 역으로 맹활약했고 얼마 전 제작발표회를 끝낸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자로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유인나는 얼마 전 SBS '한밤의 TV연예' 새 MC로 발탁되더니 2일에는 한국 P&G의 면도기 브랜드인 질레트의 모델로 발탁되었다고 한다. 질레트가 모델로 여성을 선정한 것이 한국에서는 유인나가 처음이라고 하며 질레트 역사상 최초의 한국인 모델인 박지성과 파트너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정도만 봐도 현재 유인나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히 짐작할 만한데 '한밤의 TV 연예' PD의 "요즘 대세는 '아이유인나(아이유와 유인나)'"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오랜 무명 생활을 딛고 일어서 그 분야에서 맹활약하며 정상을 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TV 화면으로 유인나란 배우를 처음으로 본 것은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했을 때였지만 유인나란 배우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된 것은 '강심장'을 보고나서였다. '지붕 뚫고 하이킥' 오디션에서 다양한 목소리 연기로 합격했는데 12년의 무명 생활을 거치면서 어릴 때부터 최악의 컴플렉스였던 목소리로 필사적인 도전을 했고 마침내 2010년 최고의 신인 유망주로까지 우뚝 서게 되는 행운의 목소리로 바꾸어버리는 놀라운 집념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7세 때 들어갔던 대형 기획사에서 겪었던 수치스러운 과거와 그로 인해 겪어야 했던 좌절을 담담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강호동이 '스타가 됐지만 정음씨가 부럽지는 않은가'라는 질문에 유인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예요, 괜찮은게 저는 사실 12년 준비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20년이 지나고 30년이 지나도 어차피 어떤 드라마에나 이모나 엄마나 친구는 필요하기 때문에 안되면 엄마로 데뷔하자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괜찮아요." 그리고 "저는 팬 카페도 생겼어요"라고 스스로 대견해하고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유인나라는 배우에 대해 호감을 가졌었다.

SBS '한밤의 TV연예' 새 MC로 발탁된 유인나가 기자간담회에서 "'한밤의 TV연예' MC로 발탁될 수 있었던 것도 '영웅호걸' 덕분인 것 같다. '영웅호걸'에는 평생 효도하겠다"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기자회견장에 '영웅호걸' PD가 참석한 것을 보고 유인나가 '영웅호걸'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지난 연말 'SBS연예대상'에서 '베스트 팀워크상'을 수상했던 '영웅호걸'다운 제작진과 출연자간의 끈끈한 팀워크를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런 류의 발언은 유인나의 인기도가 올라갈수록 뜻하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배신자 정도로 매도당하는 족쇄가 되기도 하는게 현실이다. 대중들의 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황색 저널리스트들이나 사실관계를 잘못 전달하는 기사들 그리고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으로 반응하는 몰이성적인 대중들에 의해서 왜곡되고 확대재생산되어 곤경에 처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제작발표회 관련 기사 중에서도 사실 관계를 잘못 전달한 기사가 나오는 바람에 유인나가 구설수에 휘말렸던 적이 있다. [유인나 "제 미모요? 당연히 100점 만점이죠" 당찬 자신감]이나 [유인나 "내 외모는 100점" 강한 자신감 눈길]과 같은 제목의 기사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유인나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점수가 100점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박한별의 외모에 대한 점수를 말한 것이었다고 한다. 당시 사회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박한별의 외모 점수를 유인나는 100점을 준 반면 윤은혜와 차예련은 99점을 줬다고 한다. 유인나는 "나는 외모, 돈, 능력 중 월등히 뛰어나게 갖춘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는데 이렇게 사실관계가 전혀 다른 기사들이 나왔다는게 신기하다.

이처럼 1차 전달자가 사실관계를 착오하고 잘못 전달해버리면 사안에 따라서는 그것을 바로잡기가 굉장히 어려워지기도 한다. 사실관계를 제대로 전달하더라도 삐딱하게 받아들이는 대중들은 진심이나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근거 없는 악성 루머들을 확대재생산해내는데 재밌는건 악성일수록 더 쉽게 더 빨리 퍼지고 그것을 주워담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는 거다.

유인나가 MC를 맡은 '한밤의 TV연예'는 생방송이다. '영웅호걸'에서 유인나는 한 고등학교에 가서 수업을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다 쳐다본다며 유인나 특유의 웃음을 터뜨렸다. 생방송에서 이런 웃음이 터진다거나 오버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말을 한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예능프로그램이나 녹화 방송이라면 편집으로 포장해낼 수도 있지만 생방송은 주워담을 수도 없다. '다리를 꼬집어서라도 웃음을 참겠다'는 외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불필요한 오버는 하지 않겠다'가 포함되는게 좋을 것 같다.

'강심장'에서 유인나는 '지붕 뚫고 하이킥' 김병욱 PD가 유인나에게 4년 뒤에 연기자로서 최고로 꽃을 피울 수 있을 거'는 말을 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직접 겪어본 감독의 말이니 신빙성이 있을 것인데 마치 예언처럼 유인나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연기자로서의 스케줄은 더 빡빡해질 것이고 현재 출연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 중에서 하차를 선택해야 할 상황이 온다.


('영웅호걸'에서 반화장한 유인나, 별 차이가 없다)

송지효가 '한밤의 TV연예'에서 하차한 이유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강력반'에 캐스팅되는 등 본격적인 연기활동에 전념하기 위해서인데 그러려면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무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인나도 연기자로서 입지를 늘려나가다 보면 출연중인 프로그램들 중에서 부득이하게 하차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그 때 만약 '영웅호걸'을 하차해야 한다면 지금의 '평생효도하겠다'는 발언은 뜻하지 않은 족쇄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은 '영웅호걸'의 시청률이 그리 높지 않아 관련 글의 조회수도 낮고 비판적이어도 맹목적으로 반응해 욕설을 쏟아내고 가는 몰이성적인 대중들이 꼬이지도 않는 상태라 문제는 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영웅호걸'의 시청률이 올라갈수록 '영웅호걸'은 힘들고 더는 얻을 게 없으니 그만두려는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왜곡하고 매도하는 삐딱한 대중들도 늘어날 것이다.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제작발표회 관련 기사를 보다보니 무대 위로 올라가는 유인나의 다리 사이에 카메라가 위치해 있는 사진이 보였다. 그 사진 기자는 대체 어떤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였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꽤 황당한 한 장의 사진이었다. 인기도가 올라갈수록 은밀한 곳을 노리는 시선들도 늘어나고 약점을 잡아내려는 시도도 늘어나는 것 같다. 생방송인 '한밤의 TV연예'에서 유인나표 웃음이나 말실수로 약점 잡히는 일이 없이 승승장구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