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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SPORTS

퇴장과 맞바꾼 4강, 규칙 개정이 필요하다

방금 끝난 월드컵 8강전 우루과이 대 가나의 경기는 승부차기 끝에 우루과이가 승리했다. 이로써 우루과이는 40년만에 4강에 진출하게 되었고 아프리카팀 사상 최초의 4강 문턱까지 갔던 가나는 아깝게 분루를 삼켜야 했다.

우루과이 대 가나의 경기는 꽤 재미있는 경기였다. 우루과이의 전략은 경기 초반의 공세를 통해 득점을 한 후에 수비를 두텁게 함으로써 승리를 지켜내겠다는 것으로 보였는데 우루과이의 감독이 한국전에서와 비슷한 전략을 들고 나온 것으로 생각되었다. 전략대로 우루과이가 경기초반에 우위를 점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고 조금씩 가나의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수세에 몰렸다. 그러다가 전반전 추가시간에 문타리 선수(가나)의 기습적인 왼발 슛에 실점을 당하고 말았다.

후반전에서는 약 10분 경에 우루과이 포를란 선수의 프리킥이 골로 연결되면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 후 양팀은 서로 밀고 밀리는 거의 대등하다고 할 수 있는 경기를 이어갔지만 오히려 가나의 파상공세가 더 거세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전에서 두 골이나 뽑아내면서 충격을 안겼던 우루과이의 수아레스가 가나와의 경기에서는 골 찬스를 잘 살리지 못했다.



양 팀이 실점한 두 골을 보면 상황이 약간 다르다. 문타리 선수의 골은 슛한 공의 방향이 중간에 바뀜으로써 우루과이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려버린 것으로서 자블라니의 위력을 잘 보여주는 골이었다. 그러나 포를란 선수의 골은 골키퍼의 실책도 약간 따랐던 것 같다. 포를란 선수가 킥하는 순간에 가나 골키퍼가 움직이는 우루과이 공격수들에게 시선을 빼앗겨 순간적으로 공의 궤적을 놓쳤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블라니의 위력도 있었겠지만 골키퍼의 약간의 실수가 가미된 만세골이었다고 본다.

1 대 1 무승부 상태로 전후반 정규시간을 마치고 연장전으로 돌입했고 양 팀의 선수들은 이미 체력적으로 많이 지친 상태였지만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그렇게 무승부로 끝나고 승부차기로 들어가는가 하는 순간에 가나가 좋은 지점에서 프리킥을 얻어내면서 마지막으로 보이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프리킥한 공이 문전 혼전중에 가나 선수의 헤더로 우루과이의 골문으로 들어가는가 했는데 우루과이 선수가 쳐냈다.

이 때 주심이 휘슬을 불고 수아레스 선수에게 레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난 골 라인을 넘어갔다고 봤기에 왜 골 선언을 하지 않고 먼저 퇴장을 시키는건가 했는데 이어지는 리플레이를 보니까 볼이 골 라인을 넘지는 않았고 수아레스 선수가 손으로 쳐냈던 것이었다.

수아레스의 플레이는 물론 퇴장감이었고 가나는 페널티 킥을 얻어냄으로써 4강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어선 것 같았다. 그런데 참 축구는 알 수 없는 경기라는 걸 다시 한 번 증명해주는 에피소드였다. 키커로 나선 기안의 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감으로써 가나는 월드컵 4강의 9부 능선에서 주저앉아버렸다.

"왜 하필 기안이야?" 페널티 키커로 기안이 나선 것을 보고 이렇게 중얼거렸는데 이게 하필이면 기안의 실수로 이어졌다. 기안은 연장전에 들어서도 지치지 않는 힘과 체력을 과시하면서 120분 동안 종횡무진 활약했지만 이상하게 기안에겐 골 운이 없다고 보았다. 승부차기에서도 키커로 기안과 멘사는 빼야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첫 키커로 나선 기안은 다행히 성공을 시켰지만 멘사는 우루과이 골 키퍼에게 막혔다. 나는 경기의 승부는 정말 못 맞추는데 이상하게 이런 경우는 가끔 잘 맞힌다.



수아레스 선수가 경기 종료 직전에 손으로 쳐 낸 것은 쉽게 선악을 따지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스포츠맨십을 본다면 이런 행위는 비열하다고 비난해야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오죽이나 급했으면 저렇게 했을까 슬며시 웃음이 나기도 한다. 어쨌든 그 반칙에 대한 댓가로 퇴장을 당하기는 했지만 그 퇴장으로 팀의 4강과 맞바꾸었으니 우루과이에서는 영웅 대접이라도 해줘야 될 것도 같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수아레스의 플레이는 분명한 반칙이고 굉장히 비신사적인 행위로서 스포츠맨십을 중요시하는 축구 경기에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급박한 상황에 처한 선수가 이런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을거라고 기대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오히려 이런 경우는 축구 규정을 개정하는게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페널티 에어리어에서의 반칙과 골 라인에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저지른 반칙행위에 똑같은 페널티 킥이 주어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 이번의 경기에서처럼 골 라인에서 그 반칙행위가 없었다면 당연히 골로 이어졌을 상황이라면 골로 인정하는게 더 합리적인 규정이라고 생각한다.

가나가 아쉽게 4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지켜낸 가나의 투혼은 높은 평가를 해주고 싶다. 8강전에서 보여준 가나의 플레이만으로도 그들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하다. 기안은 팀을 8강으로 이끌었으나 통한의 페널티 킥 실축으로 4강의 9부 능선에서 팀을 주저앉힘으로써 8강에 만족하게 했다. 기안이 만약 한국 선수였다면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었겠지만 8강전에서 120분 동안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찬스를 만들어 낸 그의 투혼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첨(添) ; 2010년 7월 3일 토 18 : 00

어허, 이거 참.
블로그를 시작한 이래 조회수와 추천수에 비해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네요.

글 내용에 이의가 있는 건 이해하겠으나 그렇게 막말과 욕설을 섞지 않으면 의사표현이 안 되십니까?
그렇게 막말과 욕설로 이루어진 댓글은 모두가 본문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것 같고, 적당히 댓글만 보고 자기의 기준과 어울린다고 판단한 후 거기에 자신들의 상상을 더해 놓은 것으로 보이고, 또한 여기가 그냥 적당히 욕설을 배설해도 되는 장소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인 것 같군요.

모두 다 일일이 읽어볼만한 내용은 아니라 대충 훑어봤는데 '한국이었다면'이란 가정은 왜 하는지 모르겠군요.
내가 가나를 응원했다는 황당한 댓글도 보이는데 참 한심합니다.
또한 내가 월드컵때만 축구를 본다고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축구를 보고 축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더 이해가 안 되는건 월드컵때만 축구를 보는 분들은 본인들의 의견을 표출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습니까?
월드컵때만 축구를 시청하고 한국 축구를 응원하시는 분들도 또한 축구팬들입니다.

마지막으로 글 내용을 정독하시고 이해한 상태에서 의견을 밝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첨(添) ; 2010. 7. 6. 화. 07 : 17

아직도 여기서 어슬렁대면서 조회수 올려주고 있습니까?
본인들의 블로그를 링크해서 닉네임이 무엇인지 어떤 수준의 글들을 쓰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공개할 자신들이 없다면 함부로 댓글 달고 다니지 마세요.
거 참, 모씨의 표현을 빌자면 정말 찌질하게들 노십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페널티 에어리어에서의 반칙과 골 라인에서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저지른 반칙행위에 똑같은 페널티 킥이 주어지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고 한 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군요.
또한 법과 규칙의 개요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군요.

혹시 스포츠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도 악플러의 대열에 합류했다면 유감입니다.
본문에서 왜 저런 표현을 사용해서 경기 분석을 했는지 모른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니까 말이죠.

더 이상 언급할 필요성과 가치를 찾을 수 없겠습니다.
계속 찌질하게 조회수를 올려주든 말든 본인들이 알아서 하십시오.


나는 길거리 응원의 원조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