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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사회

某씨의 '무한도전' 비판은 잘못된 역사인식의 문제


「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미친 방송 」


이것은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 방송'이란 MBC의 로고송을 개사한 것이다. 내가 이 개사한 노래를 들었던 것은 MB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 체결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어떤 보수단체의 집회장에서였다. 당시 애꿎은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때려잡던 경찰의 철통같은 보호를 받으며 집회가 열렸는데 참가한 사람들이 저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여기서 이걸 써놓는 이유는 모 연예인의 형이라는 '某씨'가 원색적인 말들로 무한도전을 비판했던 모양인데 그 某씨의 글을 읽는 동안 저 장면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某씨의 무도 비난글은 위의 개사한 노래를 부르던 일단의 사람들과 같은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고 그 인식의 연장선상에서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은 개인적으로 某씨가 글에서 무도를 비난한데 대해서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 그가 쓴 글의 상당부분은 내가 무도를 보면서 가졌던 생각과 비슷한 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유학생들의 문제나 한국 영어 교육의 문제는 무도와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마치 무도의 일부인양 싸잡아서 비난한 것이나, 무도 멤버들의 영어실력을 비난한데는 동의할 수 없다. 한국 연예인들이 영어를 못하는 그 자체를 수치스러워 할 필요는 없다. 한국 사람이 꼭 영어를 잘 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한국 사람은 한국어를 잘 하면 되고 미국 사람은 영어를 잘 하면 된다.

무도 멤버들이 미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도 아니고, 그들이 미국에 갔다고 꼭 영어를 유창하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미국에서 잘 나가는 연예인이 한국에 오면 한국어 잘하는건 아니듯이 한국 연예인이 미국 간다고 영어를 유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또한 무도 멤버들이 한국 홍보대사 자격으로 미국을 간 것도 아닌데 굳이 통역을 대동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그들이 서툰 영어를 사용했다해서 비난받을만한 일도 아니다.

그런데 친일파 사전 언급에 이르면 某씨의 비난은 잘못된 역사 인식에서 나온게 아닌가 추정하게 된다. 친일파 사전을 만드는 이유는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을 위해서 또는 일본으로 쳐들어가기 위해서 만드는게 아니다. 친일파 사전을 만들고 친일 인명 사전을 공표하는 것은 오래전에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지만 여태 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의 근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某씨의 개인 홈피의 글을 더 읽어보지 않아서 그가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MBC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그 중에서도 특히 무한도전에 대한 반감을 같이 드러냈다는 것을 보면 나의 추정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된다.

某씨가 십수년간의 미국 생활에서 어떤 편견과 차별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某씨가 그런 편견과 차별을 겪으면서 오히려 일본과 미국에 사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이 인종 차별을 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잘못된 사고에서 나오는 것인데 그들이 한국인을 어떻게 생각할지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고, 그들이 한국인을 좋게 봐주지 않을까해서 그들의 사고에 맞추어서 행동할 필요도 없다. 미국인이 한국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를 고민하는 그것이 바로 사대(事大)의 출발점이다.



某씨는 맹목적으로 무도를 비난할게 아니라 먼저 한국의 역사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는게 나을 것 같다. 현재의 이념을 내려 놓고 어느 쪽으로도 편향되지 않은 제 3 자적인 입장에서 접근해 본다면 좋을 것이다. 이념이란 사람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으로 바보로 만들어버리는 힘이 있기에 이념에 얽매여 있으면 객관적인 사실마저도 편향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이 방한한 후 한미 FTA 협정 내용 중 자동차 부문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B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오직 이 자동차를 위해서 한미FTA 협정사안도 아닌 미국산 쇠고기의 무제한적인 수입개방을 서둘렀던 것인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들은 무력으로 진압했던 한국 정부는 오히려 오바마의 요구에 저자세로 나오는 것 같다.

문제는 이런 것들이 이미 촛불집회 당시부터 예고되었다는 것이다. MBC의 PD 수첩이 촛불집회를 부추기는데 일조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촛불집회는 주권국가로서는 양보할 수 없는 검역주권이라는 문제가 걸려 있다. 또한 미국과의 터무니없는 쇠고기 협정으로 인해 캐나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과의 FTA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잔존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대만 정부가 30개월 미만 미국산 뼈있는 쇠고기와 내장, 척수까지 수입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해 대만판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일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 다른 점은 대만의 경우는 여당 의원들까지 나서서 반발하고 있으며 미국산 쇠고기 제품을 쓰거나 먹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경우는 주변국들과 전혀 형평에 맞지도 않는 굴욕적인 협정이었으나 대만의 경우는 이미 한국의 선례가 있음에도 대만인들은 모두가 반대하고 있다.

이제 이것도 MBC PD 수첩이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인가? 某씨가 MBC에 무조건적인 반감을 갖게 된 상당한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사건이기에 되뇌어보는 것으로 某씨가 이념을 내려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도 식객 뉴욕편이 '일본 애들이 만든 쓰레기를 베낀 것'인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는데 某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거야말로 정말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일이다. 무도 제작진은 당연히 비난받아야 하고 또한 맹목적으로 찬사를 쏟아내던 사람들도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某씨가 여기에 대한 근거를 욕설을 배제한 문장으로 서술했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아쉽게 생각한다.


첨(添) ; 2009년 11월 24일 14:30

다음 메인을 보니 결국 사과를 한 모양이네요?

글쎄요, 무도를 둘러 싼 싸움의 발단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고 솔직히 별로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견해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사회적인 파장이 커져야 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되긴 매한가지입니다.

어떤 분이 '그 수많은 스타들과 연예인이 아닌 유명인들 홈피를 매일 체크한단 이야긴가요...'라는 의문을 갖고 있는듯한데 아마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카페 운영진이 공식적으로 공개를 거부한다는 의견을 밝혔음에도 무대뽀로 퍼날라가는 기자들도 있더군요. 아무 생각없이 참 쉽게 기자생활하는거죠.

어떤 분은 핀트를 언급했는데 이 글에서 어떤 핀트를 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은 이 문제를 특정 개인의 문제로 본 데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개인에 대한 비난에 목적이 있는게 아니라 그의 인식의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위해 힌트를 언급하다보니 중언부언한 측면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某씨의 글 중에 '일본애들이 만든 저따위 쓰레기나 베껴내고 있는 주제에 친일파 사전을 만든다고 난리친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는데 여기서 '일본 애들이 만든 쓰레기를 베낀 것'이 바로 무도 식객 뉴욕편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서술했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첨(添) ; 2009년 11월 25일 01:30

하~ 댓글들을 보니 참 복잡하네요. 형식적일수도 있겠지만 사과를 했음에도 이 정도라면 당사자들은 머리 깨나 아프겠습니다.

우리나라 음식 홍보한다는데 다들 너무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무도가 음식 전문 프로그램도 아니고 무도 멤버들이 우수한 요리사들도 아닙니다. 그리고 방송 내용을 보니 기껏해야 김치전 만드는 정도로 보이던데 그것으로 한국의 음식을 홍보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음식을 홍보한다는 건 무도의 한가지 컨셉으로 보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을 두고 무도가 한국을 대표해서 한국 음식을 공식적으로 홍보하러 갔다고 확대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무도 멤버들이 한국인을 대표하고, 그들이 만든 음식이 한국 음식을 대표하고, 무도란 프로그램이 한국을 대표한다고 가정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도는 그냥 한국의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 중의 하나일 뿐이고 또한 쇼, 오락 프로그램일 뿐입니다.

무도 멤버들이 뉴욕에서 접했던 미국인들이 무도 멤버들만 보고 한국인에 대한 편견을 갖는다거나, 그들이 만든 음식이 한국 음식의 모든 것인양 생각한다거나, 서툰 영어를 사용한다고 무시한다면 그건 그 미국인의 사고가 잘못된게 아닐까요. 某씨의 표현을 빌자면 그런 미국인이 있다면 그 미국인이 '또라이'가 아닐까요.

일단 한국으로 무대를 옮겨 놓아 보고 싶습니다.

몇 명의 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서툰 한국어를 사용하고 햄버거나 콜라 정도 아는지 물어보았다면 한국인들은 그 미국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만약에 한국인들이 미국인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허름한 인터넷 방송국에 데려다가 쇼를 하게 하고 말이 잘 안통한다고 아무거나 먹으라도 던져 주었다면 한국인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 미국인이 미국에서는 꽤 알아주는 연예인이었다면요.

아마도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고 난리가 나고 음식을 던져주었던 종업원은 거의 테러수준의 비난을 당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미국인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한국보다 후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국적의 사람이었다면 한국인들은 또 어땠을까요.

글쎄요, 뉴욕에 찾아 온 손님이 영어를 좀 못하기로서니 외국 생활을 좀 했던 한국인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그렇게 무시하고 홀대를 했다면 그 뉴요커들은 뉴욕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아울러 미국에 대한 이미지마저 깎아먹은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또라이짓'을 한건 무도 멤버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 미국인들일수도 있겠습니다. 욕을 먹어야 할 건 무도 멤버들이 아니라 그 미국인들 같아 보이네요. 왜 미국인들은 그 미국인들을 비난하지 않을까요. 왜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끼리 서로 편을 갈라서 싸우고 있나요.

타블로 홈피 -> 에픽하이 팬카페 -> 강혜정 미니홈피 -> 강혜정 개봉예정영화 순으로 옮겨가면서 욕설을 도배하고 있다는 글도 보이네요. 더 나아가 아예 '캐나다 보내기' 청원까지 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결국 재범의 경우처럼 당사자가 한국을 떠야 이 사태가 끝이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