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보상자 보기/엔터테인먼트

종달새, 진주라 보기엔 퀄리티가 너무 형편없어

 

 

종달새가 99 명으로부터 4 번씩이나 연속해서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이 전혀 납득이 되지 않을 정도로 종달새가 보여준 스테이지의 퀄리티는 형편없다. 막상 종달새가 가면을 벗고 거론되고 있는 진주로 밝혀진다면 실망이 이만저만 아닐 것 같다. 일시적으로 관심을 구걸하는 게 자기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진 가수를 내가 지나치게 과대평가해왔던 것 같다.

내가 EXID 솔지와 f(x) 루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은 그들은 한 번도 그들의 무대의 퀄리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그들의 모든 스테이지는 언제 들어도 좋을 만큼 훌륭하다. 프로그램의 천박한 상술과 자기의 퀄리티 둘 중에서 선택을 강요받았을 때 프로 가수라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하고 어떤 경우에도 이것만은 포기하지 말아야 하지 않나? 단순한 오락용이라면 모를까 어떻든 그 무대를 남기는 것인데 프로가수로서의 선택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자명한 것 아닌가? 딴따라들은 기준이 또 다른가?

한심해보였던 강균성, 최고의 출연자 가희

가면을 벗은 강균성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그래도 명색이 가수란 자가 방송출연 욕심만 갖고 고작 그따위 무대를 남겼다는 건 어떻게 봐도 한심한 짓이다. 게다가 '노을'의 음악을 듣지 거기서 강균성의 보이스만 골라서 노을의 음악을 듣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그리 허접한 스테이지와 방송 1 회 출연을 맞바꾸었는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어보였다.

비록 처음에 가면을 벗게 되었어도 최고의 출연자는 가희였다. 가희의 보이스 톤은 어차피 대중이 잘 모르니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는 하나 최선을 다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그녀가 방송에 출연한 목적을 기대치 이상으로 달성했다.

특히 비록 어설펐어도 김나영 흉내를 내며 연예인 패널들을 혼란스럽게 했던 부분을 높게 평가한다. 정체는 그렇게 감추는 것이지 자기 퀄리티를 떨어뜨리며 감추는 것은 멍텅구리 짓이다. 프로가수라면 왜 자기의 퀄리티를 떨어뜨려가며 정체를 감추는 멍청한 짓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복면가왕'이 내건 슬로건은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하나 '목소리만으로' 노래하는 프로그램이 '목소리를 숨기는' 프로그램으로 변질되고 있는데 그걸 다름아닌 프로가수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프로가수들이 왜 자기의 목소리를 알리려 하지 않고 자기의 목소리를 버린 채 퀄리티를 떨어뜨리는지 이상한 일이다. 그것은 결국 일시적 관심을 구걸하는 데에만 목을 매는 몹시 비루한 짓에 지나지 않는다.

'All for you'가 오히려 진주인 것처럼 들린다

각설하고, 'All for you' 콜라보는 프로그램의 룰이 그러니 어떻든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겠지만 솔직히 둘 다 '비선택'이 아닌 '탈락'이어야 맞다. 가수 둘이서 고작 그 정도 스테이지를 만들어냈다는 그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머리 검은 미국인이야 어차피 별 기대나 관심도 없지만 여기서의 종달새가 진주라면 종달새는 절대 가수가 아니라고 보는 사람들의 충분히 공감되는 의견은 잘 새겨봐야 할 거다.

'All for you'에 대해서는 박혜경, 보아, 예원, 장재인 등이 함께 언급되는 듯한데 다 아니다. 보아는 이미 루나가 출연 중인데 SM이 거기에 보아를 내세워 맞붙혔을 리가 없다. 그리고 이젠 보아가 출연하기엔 프로그램의 급이 너무 낮게 흘러가고 있다. 내가 SM 관계자라면 고작 이 정도 급의 프로그램에 보아를 출연시키는 짓은 절대로 안 할 것이다. 차라리 아이돌 보컬 누구를 내놓을 수는 있겠다.

예원은 오히려 '토끼'가 아닐까 싶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무대 뒤 인터뷰에서 '재밌다'라고 말하는 억양과 톤을 들었을 때 예원 같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예원은 현재 마녀사냥 당해서 실신지경인데 출연을 강행했을 리가 없으니 아니라고 봤고 '토끼'가 아이돌은 맞다고 봤다.

'토끼'는 싱글 스테이지에서는 대놓고 송지은이라고 노래를 했다. 그렇게까지 해도 AOA 지민을 빼고는 다 엉뚱한 사람을 연관짓는데 굳이 자기 목소리까지 감추어야 한다는 터무니없는 강박관념에 매몰돼 퀄리티를 떨어뜨려버리는 출연자들과 제작자들을 당최 이해할 수 없다.

여럿의 의견이 모이면 알아보는 사람이 나오는 게 당연한데 왜 어느 누구도 짐작해서는 안 된다며 껍데기도 꽁꽁 싸매는 걸로도 모자라 목소리까지 꽁꽁 싸매는 걸까? 특히 프로가수의 경우 여럿의 의견이 모여도 절대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면 그동안 가수 활동 헛했다는 것밖에 더 되나? 프로가수가 왜 이처럼 아무런 의미도 없는 쓸데없는 것에 목을 매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송지은은 꼭 송지은인 것을 알지는 못하더라도 노골적으로 발성과 창법 모두 아이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을 정도로 노래를 했고 성대도 매우 젊다. 그런데도 '나이가 많은가'라는 헛소리가 왜 나오는지도 어처구니없지만 그걸 가위질해서 전파를 낭비하는 제작자들의 손목을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불쾌했다. 도대체 시청자를 얼마나 졸로 보기에 저런 뻔뻔한 짓을 태연하게 저지를 수 있는 건지.

'All for you'만 놓고는 여러 사람들이 언급되는데 이건 오히려 진주인 것처럼 들린다. 그런데 박혜경의 발음이 약간 들리기도 해서 좀 혼선을 주기는 한다. 'All for you'의 경우 종달새는 소위 '질러대는' 가수의 단점과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진주도 '질러대는' 가수이긴 하나 종달새 정도까지는 아닌데 만약 진주가 맞다면 정체를 감추어야 한다는 데에 매몰돼 한계만 더 적나라하게 노출해버린 듯하다.

종달새를 평가할 부분은 '바람이 분다'에서 알리만 가능하다고 봤던 발성이 잠깐 나왔다는 것 정도다. 물론 종달새의 것으로 느껴지진 않았는데 어떻든 음악적 실력은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종달새가 알리라는 의견도 보이던데 알리는 숨길 수 없는 특유의 발음이 있다. 종달새가 다 집중해서 들을 만한 무대가 없기는 했지만 만약 종달새가 알리였는데 그 발음을 나한테 들키지 않았다면 쇼킹한 재주다.

비유하자면 '황금락카'의 '슬픈 인연'은 본 행사의 메인 스테이지 급이었다면 '종달새'의 '보여줄게'는 본 행사 시작 전에 분위기 잡기용 정도의 급으로밖에는 안 보였다. 분위기 잡기용으로는 kill time만 해주면 되는 것이니 목소리 큰 놈이 장땡이지 퀄리티에 신경쓸 필요는 전혀 없다.

진주는 '질러대는' 가수이나 보통의 질러대는 가수와는 차별성을 갖는 특장점들이 있는데 종달새에게서는 그런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질러대기만' 하는 가수의 단점들만 적나라하게 표출했다. 각각의 스테이지가 다 그냥 질러대기만 하면 잘 하는 줄 아는 사람의 전형적인 노래로 들렸다.

또한 진주는 노래를 할 때 왼쪽 어깨가 올라가는 습관이 있다. 마이크를 오른손으로 잡고 왼쪽 어깨가 올라가는 좀 특이한 버릇인지라 기억한다. 그런데 종달새는 평상시에도 왼쪽 어깨가 올라가 있다. 그리고 종달새는 깡마른 것처럼 보이는데 진주가 아담한 체형이긴 하나 종달새만큼 깡마르게 보이지는 않았던 듯한데 가만 서서 노래할 때는 진주의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래서 종달새가 진주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러나 종달새가 과연 누구일까 궁금증을 가질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 했기에 이러한 것을 확인해보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All for you'를 듣고 진주의 팬이 진주로 추정했다면 진주가 맞을 것으로 짐작되나 실제 진주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정말 실망이 클 것 같다. 진주가 아니라 다른 프로가수라면 실망의 정도에서의 차이는 있겠다.

본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는 프로가수들은 자기의 목소리를 알리고 싶은 것인지 자기의 목소리를 버리고 일시적 관심을 구걸하고 싶은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진주가 오랫동안 활동을 안 했으니 발성과 창법 등이 바뀌었을 수도 있고 그 과도기일 수도 있다. 이러한 연장선 상에서 이해해볼 수는 있겠다. 종달새는 몇 가지 발성과 창법을 시도했는데 음악적 실력에 있어서는 수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떻든 종달새가 진주라면 종달새에게서는 진주의 특장점이라고 봤던 것들이 보이지 않고 마치 머리 잘린 삼손 같다는 것은 알았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