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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락카'는 '루나'가 아니라 '은재'였다

 

 

'황금락카'의 가면을 벗긴 것은 '강제 오픈'된 것으로 봐야 한다. 압도적인 것과 자꾸 딴 짓을 하게 만드는 것 사이에서의 선택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3 대 복면가왕' 편은 딱히 귀를 사로잡는 스테이지가 없다. 장혜진이나 산들은 차라리 이 편에 출연했었어야 했다. 하지만 99 명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하고, 충분히 이해가능하므로 그와 관련해서는 기회가 되면 언급해보려고 한다.

'황금락카'가 가면을 벗으니 역시 '루나'였다. 처음에 루나임을 알아본 분이 누군지 모르나 그런 분이 진정한 루나의 팬이다. 루나가 뮤지컬을 하면서 노래 실력이 훌쩍 늘어버린 것 같다. 특히 고음 부분이 몰라보게 늘었는데 아마도 '하이스쿨 뮤지컬'을 하면서 피나는 연습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더해 표현의 깊이는 더 깊어지고 폭은 더 넓어져서 진정한 루나 팬이 아니면 쉬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훌륭했다.

'2 대 복면가왕' 편에서 루나가 확실하다고 단정했던 장면이 있었지만(워낙 개인적인 관점이긴 하나 이 부분도 차후에 기회가 되면 언급해볼 생각이다) 그래도 루나를 가리키는 그 모든 추론을 뒤집어 엎는 짜릿한 반전이 있길 바랐다. 추론 대로 끝나버리면 맞혔다는 의미만 있지 별로 재미는 없지 않나. 반전 없이 추론 대로 끝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루나의 실력은 확실히 각인됐으니 다행이다.

어떻든 아무 근거도 없이 루나는 절대 아니라는 어깃장만을 위해 소환되던 the usual suspects는 이제 본 프로그램에 출연할 입지가 줄어들었다. 그들이 '황금락카' 급에 현저히 못 미치기도 하지만 웬만큼 해서는 안 되고 아무리 잘 해도 겨우 본전도 건지기 힘든 정도가 됐으니. the usual suspects는 무슨 일만 생겼다 하면 아무 근거도 없이 일단 불려다녀야 하는 억울한 신세다. 누군가를 깎아내리기 위해 자꾸 소환해대는 것은 그 장본인들에게 낙인이고 족쇄일 뿐이다. 진짜 그들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근거를 제시하든가 아니면 최소한 남을 깎아내리기 위해서 소환하는 멍텅구리 짓은 삼가하는 게 좋다.

비루한 기자 나부랭이들, '네티즌 수사대 또 일냈다'? ㅋ

'황금락카'가 루나라는 증거들이 워낙 확실했고, 방송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루나가 확실하다고 단정했던 장면도 있었기에 사실 '황금락카'의 정체가 공개되는 것에는 관심없었다. 내 관심은 '황금락카'가 가면을 벗고 루나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찌라시 기자나부랭이들이 어떻게 반응할까에 있었다. 정체가 누군지 이미 다 알면서도 루나가 맞다 아니다 식으로 'ctrl+v' 급의 아무 내용도 없는 걸 기사랍시고 반복적으로 발행하면서 클릭장사질에 여념이 없었던 기자 나부랭이들의 반응, 궁금하지 않나?

하여튼 비루한 기자 나부랭이들의 반응은 '네티즌 수사대 또 일냈다'였다. 여기서는 그래도 뭔가 창의적이고 근사한 걸 기대했지만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반응이었다. 그동안 'ctrl+v'의 '냉무' 급 기사 반복하며 클릭장사질 하느라 애쓴 노고는 치하하는 바다.

혹시 절대 루나가 아니라는 댓글로 끝없이 펌프질을 했던 것이 기자 나부랭이들은 아니었을까? 기자 나부랭이들의 아이피나 아이디로 전수조사라도 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치 판, 언론 판, 방송 판, 딴따라 판, 이 자들은 왜 뻔히 알면서 또는 뻔히 아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팬덤끼리 싸움을 붙여 그 반사이득을 챙겨갈까? 그러면서도 왜 쪽팔림이라는 걸 모를까? 저 자들의 후손들은 자기 아비 어미의 비루한 행태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그들도 아비 어미의 비루한 행태를 자랑스러워하고 똑같은 짓을 따라할까? 아니면 그들은 그들의 아비 어미와는 달리 조금은 더 진보할까?

'황금락카'는 마치 '구은재'인 듯했다

'황금락카'는 절대 루나가 아니라는 어깃장들을 보면서 떠오른 건 '아내의 유혹 구은재'였다. 드라마를 보지는 못 했지만 워낙 이슈가 됐고 패러디도 많이 됐으니 아는 것이지만 달랑 점 하나 찍고 나타났을 뿐인데 극중 인물들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대했다는 그 구은재.

지문 대조를 끝내고서도 목소리가 절대 아니라거나 머리 색깔이 다르다거나 하는 이유로 용의선상에서 배제해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떠올려지기도 했다. 점 하나 찍고 나타나니 다른 사람이고, 그 점의 위치가 다르니 절대 같은 사람일 리가 없고, 머리 색깔이 다르니 다른 사람이고, ......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일이 드라마도 아닌 현실의 넷 상에서 그동안 벌어졌던 것이다.

그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절대 루나가 아니었어야 할 그들의 심뽀는 대체 뭘까?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마라

'내가 막귀 인정할게, 아니면 네가 막귀 인정해라'. 웃기는 건 왜 이렇게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거는가다. 그냥 웃고 즐기면 되는 오락 프로그램이고 서로 재미삼아 추론도 해보고 하는 거다. 그 사소한 데다 목숨 걸듯이 덤벼들어서 들러리 서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맞는지 아닌지 누가 알겠나? 당사자 혹은 직접 캐스팅했거나 연관된 자들이나 알고 있는 것이다. 기자 나부랭이들이 쪽팔림도 없이 끝없이 펌프질을 하는 것도 가면을 벗기 전까지는 어차피 모르는 것이라는 그 심리를 악용해 부추김으로써 반사이득을 챙겨가겠다는 고약한 심뽀인 것이다.

하여튼 요런 사소한 것에 목숨걸겠다고 덤비며 누군가의 들러리가 되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 그렇게 쓸데없는 일에 시간낭비하지 말고 그럴 시간이 있으면 차라리 그 시간에 반증을 찾아서 그걸로 짜릿한 반전의 주인공이 돼라. 그게 훨씬 더 생산적이고 의미있는 일이다.

음색으로는 어차피 쉽게 매칭이 안 된다. 특히 현장도 아닌 TV로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분별이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말 진정한 팬이라면 연상은 가능하겠지만 역시 확증은 될 수 없다. 물론 여럿의 의견이 집결된다면 어느 정도 윤곽은 밝힐 수 있다.

평소에 같이 대화도 많이 하고 무대도 같이 서보고 했던 사람이 현장에서 직접 들어도 음색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백지영의 경우 백프로 다 맞히지는 못 했던 것과 같다. 이런데 TV를 통해서 보는 시청자가 무조건 맞다고 목숨 걸고 덤비면 솔직히 매우 웃긴다.

못 맞혔다고 막귀인 것도 아니고 맞혔다고 막귀가 아닌 것도 아니다. 쓸데없는 것에 사소한 것에 목숨 걸겠다고 덤비는 우스꽝스런 짓은 좀 하지 마라. 또한 음악이라는 게 각자의 성향인 것이니 자기의 생각과는 다른 쪽을 선택했다고 그 사람을 막귀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