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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미디어와 언론

언소주 이런 식으론 반드시 실패한다

11일자 한겨레에 따르면 김성균 언소주 대표는 "앞으로는 조중동 광고 중단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했다던데 어제 언소주 카페에 올라온 '소비자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수사와 조중동의 악의적 보도에 관한 항의 성명서'를 보면 언소주는 앞으로도 경향 한겨레에 동시 광고를 권유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언소주의 이러한 방식은 위험하고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이것은 언론소비자주권 운동이라는 언소주의 활동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고 언소주의 불매운동이 불법으로 판단될 여지를 넓혀 놓은 것이다.

이 출발점은 김성균 언소주 대표의 잘못된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김성균 대표는 이림 판사가 판결문에서 '소비자 불매운동은 합법이라면서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고 카페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송부했다. 김성균 대표가 이림 판사의 판결문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이해를 해야 하고 의도적으로 이런 용어를 선택해서 회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거라면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림 판사는 판결문에서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소비자 불매운동이 합법이라고 판결하지 않았다. 이림 판사는 "'언론사에 대한 불매운동' 등의 수단을 동원할 수는 있겠지만 '구독이나 광고게재 여부의 결정을 상대방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한 허용된다'고 할 것이고, '상대방으로부터 자유로운 결정을 할 기회를 박탈하면 위법한 활동'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이림 판사는 광고중단압박운동의 목적이 각 신문사의 폐간이 아니라 언론매체의 소비자인 독자가 언론사의 편집정책을 변경시키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는 경우를 전제하고 판결한 것이다.

김성균 대표가 간과하고 있는게 있다. 언소주가 벌이는 불매운동의 일환이나 그 결과물이 경향, 한겨레에 광고 유치로 이어지는 경우에 이것이 과연 '정당한 소비자 불매운동'인가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 이것이 합법적인 정당성이 인정되는가에 대한 문제를 김성균 대표는 다시 생각해야 된다.

언소주가 광고주들에게 경향, 한겨레에 광고할 것을 권유하고 광고액수까지도 동등하게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칫 각 신문사의 폐간이란 목적으로 인정될 여지가 커졌고 제3자의 이익을 목적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을 하는 경우로 생각될 수 있고 언소주의 소비자 불매운동 자체가 불법으로 판단될 여지를 넓혀 놓았다. 이것은 어쩌면 언소주의 활동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지도 모를 위험성이 대단히 커졌다.

'편중광고 시정', 여론전에서도 불리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편중광고를 시정한다든가, 경향과 한겨레가 '정론매체'라고 정의내려서 강요한다든가, 경향과 한겨레에 광고를 권유한다든가 등의 행위는 언소주의 역할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이것은 언소주의 존재목적과도 다르고 활동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언소주는 지금이라도 활동 방향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다중의 위력을 등에 업고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자칫하다가는 언소주가 와해될 위기를 맞을수도 있다.

편중광고의 문제는 광고주들의 광고 현황 목록을 작성해서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 위력이 있다. 오히려 이게 여론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런데 불매운동과 편중광고를 엮어서 가려고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경향, 한겨레를 '정론매체'라는 주장을 언소주 내부가 아닌 외부에 공개적으로 광고하는 것은 정말 바보짓이다.

경향, 한겨레 자중하라

자꾸 소비자 불매운동이 정당하고 합법적이라는 식의 기사를 올려서 독자들을 착오에 빠지게 하지 마라. 이런 식의 일방적인 보도는 정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림 판사는 '금지 착오'도 인정하지 않았었다. 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또 누군가가 구속이라도 되고 나면 경향, 한겨레에서 그 사람들 모두를 책임질 것인가? 검찰 욕하고 법원 욕하고 그러다가 흐지부지 끝낼 것 아닌가?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객관적으로 기사를 써라.

카페 회원을 탈퇴했다.

난 어제 언소주의 '소비자 불매운동에 대한 검찰수사와 조중동의 악의적 보도에 관한 항의 성명서'를 읽고 언소주가 앞으로도 경향 한겨레에 동시 광고를 권유하겠다는 의지로 보고 카페 회원을 탈퇴했다. 조중동의 왜곡보도에 저항한다는 취지는 일치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었는데 1이라는 숫자의 영향력을 보태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카페에 가입한 것은 1년여 전이었다. 카페내에서 활동을 하지는 않았고 언소주 창립에도 관여하지 않았지만 '조중동의 거짓 그리고 진실'이라는 책자를 자비로 구입해서 내 주변에 배포하면서 조중동 절독을 권유해왔고 아직도 농심 제품을 외면하며 언소주의 활동을 지지해 왔다. 책자를 내밀다가 잡상인 취급을 받았던 적도 있고 조중동 구독을 권유하는 사람과 싸울 뻔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의 방식은 언소주 자체의 존립이 걸릴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기에 동의할 수 없고 그래서 탈퇴를 결정했다. 이 1이라는 숫자의 경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언소주의 자유로운 판단에 달렸다.

앞으로는 심정적인 동조자로만 남을 것이다. '조중동의 거짓 그리고 진실'이라는 책자가 아직 조금 남았지만 배포는 보류할 것이다. 농심 불매에서도 조금 자유로워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