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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락카' 루나, 어떤 운동을 했길래 손이

 

 

'복면가왕'은 명절 같은 때 이벤트성으로는 상당한 관심을 끌 수는 있어도 정규편성해서 끌어가기엔 꽤 무리가 있지 않을까 봤는데 일단은 정규편성이 됐다.

어떻든 EXID 솔지 같은 보컬이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측면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퍼포먼스만 남은 음악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그나마 노래에 집중하고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는 꽤 괜찮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EXID 솔지 그리고 '황금락카'(공개는 안 됐지만 루나)의 진가를 널리 알려줬으니 시청자로서 아이디어를 주자면 '노래'가 우선해야지 부수적이어야 할 '누구냐?'를 앞세우게 될 경우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도 반감되고 수명도 그만큼 짧아질 것이다.

부수적인 요소인 누군지 알아맞추기는 일시적인 관심끌기용으로는 좋을지 모르지만 거기에 고무돼 부수적이어야 할 '누구냐?'에 집중해 노래를 우선순위에서 밀어내게 된다면 프로그램의 질이 하락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제작자들은 누군지 정체를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짐으로써 캐스팅에 있어서도 제약을 받게 될 것이고, '쓸데없는 너덜너덜 가림 장치'만 늘리게 되고, 출연자들도 최선의 노래로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 수 없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시청자들도 누구인지 알아맞추기에 피로감이 높아지거나 미리 맞춰버리고 나면 기대감이나 흥미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황금락카 두 통 썼네'의 가창력이 대단해서 사실은 누구인지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즉 복면을 쓴 출연자의 무대가 감동적일 때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은 자연히 수반된다. 그런데 누구인가의 그 정체가 반드시 그 무대에 대한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누구냐?'에 대한 관심을 끌게 하려고 정체를 숨기는 것을 급선무로 함으로써 출연자 또는 출연자의 무대가 제약을 받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면 둘 다 관심과 흥미는 줄어들게 된다.

'황금락카'가 누구인지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f(x) 루나다.

진주나 유미가 많이 거론됐는데 유미는 절대 아니라고 확신했다. 유미의 보컬 톤은 쌀늠박 긁는 것처럼 아주 귀따가운 소리다. 쌀늠박이 뭐냐면 옛날 쌀을 일 때 쓰던 함지박으로서 나무로 만들었으나 양철로 대량생산됐다. 이 양철 쌀늠박 긁는 소리처럼 귀따갑고 쥐어 짜는 소리라 개인적 성향이겠지만 유미의 보컬은 나한테는 그냥 소음이다. 유미의 창법으로는 절대 '황금락카' 톤으로 노래할 수 없다.

진주는 '황금락카' 보다 비음이 더 많이 섞이고 약간 맑은 톤이라 아닐 것 같았지만 단정할 수는 없었는데 프로필을 보니까 키가 154cm로 나와 있다. 방송이긴 하지만 '황금락카'가 그렇게까지 작아보이진 않았던 것 같아 진주일 가능성을 더 낮췄다.

그런데 처음부터 '황금락카'의 손등이 계속 시선을 끌었다. 정권을 단련한 사람의 손이었는데 얼굴을 다 가린 덕에 유독 그 쪽으로 시선이 가기도 했고 여자였기에 더 관심이 끌렸다. 그래서 혹시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해서 무술 쪽의 운동을 하는 여자 가수를 검색해봤는데 도통 얻어걸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포탈에서 진주, 유미 외에 루나를 함께 거론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아이돌은 아닐 거라고 단정하고 아예 배제하고 검색해보던 터라 긴가민가했지만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일단 다짜고짜 루나의 이미지를 검색해 손이 나온 사진만 몇 개 열어봤더니 루나의 손이 맞다.

두 번째 이미지는 bnt에 올려진 루나 이미지를 손 부분만 편집해놓은 것인데 bnt 기사의 날짜가 안 보여서 언제 사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 상하에는 '복면가왕' 방송 장면을 캡쳐해놓은 것이다. 중간 이미지에 보이는 루나의 손과 상하의 '황금락카'의 손을 비교하면 싱크로율 99%다. 단련된 정권과 손날 그리고 손의 크기 등등 서로 다른 사람의 손일 리가 없다.

정권을 단련하지 않았는데 루나의 손과 같은 손을 가진 사람은 아직 못 봤다. 루나가 언제 어떤 운동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권 뿐만 아니라 손날도 필시 단련을 했다. 일단 태권도는 정권과 손날을 단련하는데 취미나 호신용으로 다른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떤 운동을 했더라도 적당히 해서는 안 되고 정말 열심히 했을 경우에 가능한 것인데 루나가 뭐든 대충하는 성향은 아닌 모양이다.

루나의 뮤지컬 '코요테어글리' 관련 기사에 실린 이미지인데 '황금락카'의 옷과 신발도 그렇지만 전체적인 프로포션이 아주 유사하다. 패널 중에 누가 '극적인데 참고 있으니 배우다'라고 했던 듯한데 분석은 맞았는데 결론은 빗나간 모양이다. 루나의 손 사진만 찾아보다 보니 루나가 소위 '통뼈'인 듯하다. 예전에 어떤 프로그램에서 팔씨름을 연속으로 이겼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황금락카'는 손목을 많이 가렸다.

'황금락카'는 'top of the top 가수'라는 확신을 갖게 할 정도로 세 곡을 각각 정말 잘했다. 해서 당연히 아이돌은 아닐 거라고 보고 전혀 후보로 고려하지도 않았다. 'B1A4 산들'이야 '불후의 명곡'에서 4,50 대 감성을 완전히 소화해서 불렀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기서도 '황금락카'가 아이돌일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던 건 아무래도 이미 형성된 불합리한 고정관념 탓이 컸을 것이다.

루나가 원래도 가창력이 있었던 건 맞지만 '황금락카'를 보니까 아마도 뮤지컬을 하면서 한 단계를 뛰어넘은 것 같다. 아이돌 그룹 보컬들은 아무래도 자기의 보컬을 알릴 기회가 없다. 그룹의 노래로 듣지 보컬의 노래로 듣는 것이 아니니 보컬에 별로 신경을 안 쓰게 되니까. 그래서 아이돌 그룹 보컬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게 되면 어쩌면 더 큰 반향을 일으키는 게 아닐까 싶다.

하여튼 누가 제일 처음에 '황금락카'가 루나라는 것을 짚어냈는지 대단한 관심과 팬심이다. 앞으로는 손까지 가리는 '쓸데없는 너덜너덜 가림 장치'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는데 경계지점을 잘 찾아야 할 거다. 가림 장치는 프로그램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하나의 부수적인 요소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