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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미디어와 언론

클라라 마녀몰이한 디스패치의 '개 소리' 팩트

 

 

"박은지 '내가 클라라 레깅스 시구의 피해자' 불만 토로". 포탈에 떠다니는 이런 기사를 보면 참으로 비루하고 야비한 인간들에 대한 회의감이 들고 "소름 끼치도록 싫다". 자그마한 당장의 이득을 얻으려고 피떡 되어서 입도 못 열고 있는 사람을 계속 난도질하고 우려먹으려는 짓은 추하지 않은가?

박은지가 어떤 피해를 봤다는 건지도 당최 이해가 안 된다. 클라라는 박은지 보다 하루 일찍 시구를 끝내버린 상태였다. 아직까지도 레깅스 시구가 입방아에 오르는 걸 보면 당시에는 포탈과 찌라시에 온통 도배되었을 텐데 그럼 당연히 박은지가 그걸 모른 상태에서 시구를 했을 리도 없을 것 아닌가? 클라라가 박은지한테 평이한 시구를 하라고 종용하고 자기는 몰래 레깅스 시구를 준비하는 야비한 짓을 했다면 또 몰라도 자기가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해놓고 왜 클라라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하는지, 거 참.

클라라는 시구도 나름 괜찮게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찌라시들이 클릭장사질용 '레깅스'만 집중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레깅스 시구'만 남은 것이지. 박은지는 '피나는 노력을 한' 박은지 '스스로도 정말 잘했다고 감탄할 정도'로 시구를 잘했고, 클라라는 레깅스 입은 것만으로 '날로 먹은' 거라는 건가? 그러니까 무지몽매한 대중들이 박은지의 시구는 못 알아보고 '날로 먹은' 레깅스에만 광분했다, 뭐 그런 건가? 클라라가 레깅스 시구를 해버려서 자기가 피해봤다고 떠들어대는 것은 망발이다.

남들이 다 섹시 시구를 할 때 '개념 시구'로 대중들에게 자기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킨 '홍드로', 그렇게 남들이 다 '개념 시구'란 걸 따라할 때 '레깅스 시구'로 존재감을 드러낸 클라라, 또한 '태권 시구'로 주목받은 태미, '일루션 시구'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신수지, 이처럼 남들이 다 하는 대로 따라하지 않고 자기만의 장기를 살려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 바로 그 사람의 능력이다.

딴따라 판이라는 데가 서로 짜고 헐뜯고 디스하고 그렇게 노닥거리며 챙긴 전리품 서로서로 나눠먹고 사는 데고, 딴따라 일류 학벌 으시대봤자 고작 훌렁 훌렁 벗는 걸로 이슈 만들어서 먹고 사는 데다. 하지만 남의 불행을, 그런 것도 기회라고 하이에나 떼처럼 달려들어 무슨 피해자입네 패러디입네 하며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가학적 변태 짓으로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은 몹시 천박하고 한심해 보인다. 그런 고약한 심뽀가 결국 둘 다 물어뜯겨 죽어나자빠지는 불행한 결과로 이어지게 되는 거다.

클라라를 마녀로 만든 디스패치의 팩트란 건 '개 소리'

파파라치나 다름없는 디스패치가 임의로 편집한 팩트란 걸 내놓으며 판관 행세를 하고 나설 수는 있다고 치더라도 파파라치 급의 디스패치가 어떻게 판관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는지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디스패치는 그 문자를 어디서 어떻게 입수했을까? 그리고 문자를 가지고 임의로 편집을 해서 폴라리스 사장 쪽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왜곡해놓은 것을 팩트로 둔갑시켜 공개한 목적이 무엇일까? 클라라를 마녀로 몰아 여론재판 해버림으로써 디스패치가 얻은 이득은 무엇이었을까?

디스패치가 팩트라고 공개한 것은 한마디로 '개 소리'다. 문자를 입수하게 된 경위부터가 이미 불순하고 문자란 것도 전체가 아니고 그마저도 일방적으로 조작해낸 그냥 쓰레기 같은 거다. 그 정도를 갖고 클라라와 폴라리스 회장 간의 법적 분쟁과 관련한 판단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럼에도 그걸 갖고 설레발치고 나서서 판관 행세하며 미리 여론재판을 해버린 것은 몹시 한심한 짓이다.

폴라리스는 민사소송(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소송)으로 가면 득 될 게 없다고는 하더라도 서로 녹취하지 말자고 꾀어놓고 실제로는 녹취해서 공개하고 그걸로 공갈 협박으로 고소함으로써 미리 겁을 주어 형사 소송으로 빨리 끝내려고 한다거나 하는 등의 정황을 보면 양쪽 다 서로 그럴 만한 사연이 있고 구린 데도 있고 그렇다는 것일 거다. 법정에서 해결해야지 여론재판으로 한쪽의 손을 들어줄 사안이 아니다.

디스패치가 미리 여론재판을 해버린 것은 마치 "그룹 회장의 사회적 명성 등을 악용"하려 하고 있으니 그렇다면 "여배우의 사회적 이미지를 추락"시켜 매장해버리는 것으로 보복하겠다는 그러한 논리에서 나온 대응책 같지 않나? 디스패치가 뒷방에서 추잡한 흥정의 댓가로 떡값을 받고 조작한 문자를 공개한 것인지 아니면 특종에 눈이 멀어 폴라리스 회장의 차도지계(借刀之計)에 이용당한 것인지 그 내막은 알 수 없겠으나 이런 경우에는 기사를 형평성에 맞게 좀 신중하게 써야 한다.

디스패치의 기사는 한마디로 가치 없는 쓰레기다. "오히려 성적 매력을 어필한 건 클라라였다", "비키니 화보를 연달아 보내기도 했다", "꽤 수위 높은 사진도 보냈다" 등등 기사 내용에서 하나도 건질 게 없다. 이런 건 그냥 쓰레기통에 아니 똥통에 쳐박아버려야 된다.

"어떤 의미로 이 사진을 전송했는지는 확인이 불가했다"면서 마치 클라라가 '먼저 꼬리 친' 창녀라도 되는 듯이 문자를 편집하고 왜곡해서 몰아가는 디스패치의 그 추잡한 저의가 뭔지 한심할 따름이다.

클라라가 은밀하고 사적인 사진을 전송한 것도 아니고, 다 공개된 사진을 전송했는데 이게 성적 매력을 어필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나? 내가 보기엔 그냥 포트폴리오(portfolio) 정도로 보이는데. 자신의 상품가치를 어필함으로써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성적 매력을 어필하기는 했다. 한데 그게 디스패치의 추잡한 의도인 듯한 '먼저 꼬리 친' 창녀로서의 매력을 어필하려는 게 아니라 섹시한 여배우로서의 상품가치를 어필한 것이다.

시구 ; 클라라(좌), 박은지(우). 투구 동작은 클라라가 한결 낫지 않나?
 
"꽤 수위 높은 사진"? 어떤 사진의 어떤 부분이 수위가 높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폴라리스가 계약을 하면 결국은 그 '수위 높은 사진'이란 걸 찍게 하고 그 댓가로 폴라리스가 수익을 얻는다. 그러한 자신의 상품가치를 어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수위 높은 사진을 보내 먼저 꼬리 친 창녀'? bullshit!

'성적 수치심'은 법적인 판단이지 여론재판이 아니다.

폴라리스 회장의 문자 "너와 만남이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신선하고 설레이고 그랬었는데"는 "클라라와의 틀어진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나왔던 거라는 희한한 해석에서부터 폴라리스 회장의 성적 수치심 발언은 없었다는 쪽으로 몰아간 것은 그냥 디스패치가 꾸며낸 몰가치한 소설이다.

'성적 수치심' 문제는 법원에서 양쪽이 제출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법적인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일방의 말만 듣고 심지어 그 일방에게 유리하게 조작 및 왜곡한 것을 팩트라고 내세우며 여론재판을 해버리는 것은 후진적이고 미개한 원시국가에서나 할 일이지 법치국가에서 할 짓은 아니다.

성 관련 문제는 특히 공적인 영역에 있는 방송 언론이라면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성 관련 범죄로 피해를 당하는 여성들이 그 1차 가해로 입은 상처 보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그리고 세간에 알려짐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뜬소문으로 인한 2차 가해로 받는 데미지가 훨씬 더 크다. 방송 언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밥 벌어먹고 사는 자들이 저잣거리에 떠도는 헛소문 수준의 기사를 때리는 것은 죄악이다.

"와인 마시고 대화하는 건 언제든지 좋지만"이란 폴라리스 회장의 문자처럼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알겠나? 클라라의 주장처럼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언행을 폴라리스 회장이 했을 수도 있고, 클라라의 일방적인 주장일 수도 있고, 표현과 어법 그리고 문화의 차이에서 생긴 오해일 수도 있고, 이걸 일방의 일부 문자만으로 어찌 판단할 수 있겠나? 파파라치 급이 함부로 재단하고 나댈 일이 아니다.

레이디스코드 장례식장 문제도 '소속'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등을 돌려버릴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상황이었고, 폴라리스 소속으로 알려져서는 안 되는 클라라로서는 간단히 움직일 문제가 아니다. 폴라리스 회장은 폴라리스 소속으로 참석해 달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듯한데 참석을 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가 되는 진퇴양난의 곤란한 처지를 악용하려는 트랩이나 마찬가지다. 클라라가 개인 자격으로 참석을 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그렇게 이용당했을 것이다. 당장 디스패치부터도 클라라가 장례식장에 참석했다면 폴라리스 소속으로 기사 시원하게 때려버렸을 것 아닌가?

이렇게 새우 클라라 하나 죽이려고 거대한 고래인 방송 언론이 또다른 거대 고래 기획사에 '나라비'를 서서 막강한 화력으로 지원사격해줌으로써 새우 클라라를 짓밟아버렸고, 종국에는 '연매협'이라는 거대 고래가 등장해 완전히 짓이겨버림으로써 상황은 종결됐다.

그런데 클라라는 대중들에게 왜 이렇게 인심을 잃었던 것일까? 찌라시들이 '거짓 모음'이라는 걸 우려먹으며 또 클릭장사질을 하는 듯한데 거짓 모음이라는 게 별 것 아니다. '요가를 배운 적이 없다'는 것도 어디부터 배웠다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클라라를 가르쳤다는 요가 선생이 나오지 않는 한 거짓말은 아닌 것이고, 치맥을 좋아한다 아니다야 뭐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리 말할 수도 있는 것이고, 레시피를 자기 것으로 둔갑시킨 것도 클라라 혼자만의 문제도 아니고, 남자 친구 문제도 다 사실대로 말하는 딴따라가 몇이나 되겠나 싶고, 에피소드 지어내거나 남의 에피소드도 자기 걸로 둔갑시키거나 하면서 우려먹는 딴따라가 한 둘도 아니고, 따지고 보면 사실은 별 것이 아니다. 이렇게 시시콜콜 다 따지고 들면 딴따라 판에서 살아남을 딴따라는 몇 없을 것이다.

클라라가 잘못했다면 여느 딴따라들과는 달리 상기한 것들을 치밀하게 하지 못 했다는 것이고, 한국인의 어법과 문화 그리고 정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여튼 어느 순간부터 대중의 인심을 잃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몰랐는지 아니면 그걸 노이즈로 이용하려 했는지는 모르나 대중이 완전히 등을 돌려버렸다는 게 소속을 옮기는 계약 문제보다 더 치명적이었다.

문득 '더 헌트(The Hunt, 2012)'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클라라라는 어린 소녀가 유치원 선생에게 사랑의 쪽지를 전했다가 혼이 나자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짓말을 해버린다. 그런데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이 다 그렇게 떠들자 진실을 말하며 바로잡으려고 하지만 사람들은 선생의 있지도 않은 지하실까지 그려내며 기정사실화하고 선생을 욕한다. 무혐의로 풀려났지만 사람들의 횡포는 더 잔인해진다.

한국의 클라라와는 다른 경우지만 이 영화를 보면 '진실'이란 명분을 내세운 대중, 하지만 진실을 찾으려는 수고는 하지 않고, 애초부터 아예 진실 따위에는 관심조차 없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성폭력이 진실이고 반드시 진실이어야만 하는, 맹목적이고 광기에 휩싸인 대중이 진실이란 명목으로 휘두르는 폭력이 얼마나 잔인하고, 그로 인해 죄 없는 한 사람이 어떤 희생을 치르는지 잘 묘사한 영화다.

분별없는 어린 소녀 클라라의 거짓말, 뒤늦게 그 거짓말을 바로잡으려는 클라라, 하지만 무의식이 막아버렸다고 일축하며 존재하지도 않았던 성폭력을 진실로 기정사실화해버리는 더 분별없는 어른 대중들, 선생의 결백을 믿는 소수는 같이 따돌리며 진실이란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어른 대중들의 집단 광기. 대중들이 원하는 건 과연 진실인지 아니면 그냥 물어뜯으며 즐길 고깃덩어리가 필요할 뿐인지.

대중의 이런 속성을 자기 이득 쟁취에 이용하는 모든 행위는 반민주, 반진보적인 절대악이다.

위약금, 김OO

디스패치의 기사 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위약금과 김OO다. 클라라와 폴라리스 회장의 관계가 틀어진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는 듯하고, '전속계약'이 아니라 '독점적 에이전시 계약'이라는 것을 추진하려고 했던 것도 바로 위약금 문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클라라가 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후 위약금 문제부터 해결했던 것도 역시 그 방증일 것이다.

위약금은 클라라가 소속을 김OO 회사로 옮기면서 전 소속사에 분할 상환하기로 합의를 했는데 상환 전에 소속사를 옮기게 되면 그 즉시 일시불로 상환한다는 조건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 위약금 상환은 김OO이 한다는 것인지 클라라가 한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래서 클라라는 폴라리스로 소속은 옮기지 않으면서 에이전시는 맡기는 계약이란 편법으로 위약금 문제를 피해가려고 했던 것 같다.

바로 이 소속 문제를 놓고 양쪽에서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완전히 틀어져버린 것 같다. 폴라리스 회장이 최초에 위약금 문제를 해결해줄 듯이 슬쩍 떡밥을 흘렸는지 어떤 다른 당근으로 유혹을 했는지 내막은 모르겠으나 폴라리스 회장은 시종 쳐놓은 그물 안으로 클라라를 유인하려고 하고 클라라는 나름 조심조심 입질한다고 보는 것 같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능숙하고 노회한 회장의 밀고 당기기에 어설프고 혈기왕성한 클라라가 끌려다니는 듯해 보인다.

클라라에게 이상한 점은 김OO이다. 어떤 사이길래 폴라리스에 에이전시를 맡기면서 같이 데리고 들어와 매니저로 고용하게 하고 그 후에도 김OO하고만 일을 계속하려 했던 건지, 게다가 보통이라면 위약금은 김OO이 상환해야 할 듯한데 그것까지 자기가 해결하려고 했었는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김OO 회사로 옮기면서 위약금을 김OO이 상환하기로 한 게 아니라 클라라가 상환하기로 했다고 보는 것도 우스운 게 그렇게 손해를 보면서까지 옮겨야 했던 그 이유가 대체 뭐가 있나?

이 위약금 부담 문제도 밀당의 한 원인이 아니었을까? 폴라리스 회장이 최초에 클라라에게 무엇을 약속했는지 알 수 없으나 클라라가 폴라리스 회장이 던진 떡밥을 물어버린 것일 수도 있고, 능숙하고 노회한 폴라리스 회장의 의중을 클라라가 오해했거나 착오했을 수도 있다. 하여튼 클라라가 어느 순간 위약금 문제가 공중에 떠버렸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소속 문제에 집착하고 '위약금을 내줄 수 있느냐'는 문자로 의중을 떠보며 더 '소속' 문제에 집착하게 되는데 해결이 어렵자 완전히 어긋나버린 듯하다.

불공정 계약은 아닌가?

특이한 점은 "전속계약"이라는 단어가 자칭 언론, 방송이라는 찌라시에서 본격화하는 시점이다. 클라라에 대한 여론재판이 끝나자 일제히 "전속계약"이라는 단어로 바뀌기 시작했다.

클라라는 소속은 옮기지 않는 "독점적 에이전시 계약"이라고 했고, 폴라리스 회장은 클라라가 소속과 관련된 문제를 거론해오자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채 "전속을 바꾸자는 것이 목적은 아니니까 염려 안 해도 돼"라고 대꾸를 해준다. 디스패치는 "계약서는 공정위의 표준계약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며 그러므로 계약에 문제가 없는데 클라라는 '전속'이라는 말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도대체 둘 사이에 체결한 "독점적 에이전시 계약"이란 게 뭔가? 공정위 표준 '전속계약'인가? 폴라리스 회장은 전속을 바꾸는 게 목적은 아니라면서 공정위 표준 전속계약서로 계약하려 했고 전속이라는 말을 빼주지 않으면서 밀고 당기기를 했던 이유는 뭔가? 공정위 표준 전속계약서로 소속을 바꾸지 않는 에이전시만 맡기는 계약 효과를 낼 수 있나? 이것은 클라라를 기망하려고 했거나 공정위 표준에 불공정 요소를 방임하는 흠결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구심이 생긴다. 여기에 대한 판단이 중요할 듯하고 공정위도 "독점적 에이전시 계약" 표준을 새로이 정립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다. 클라라 사태가 끝이 나더라도 상대적 약자인 딴따라가 불공정 계약을 체결할 여지를 줄이는 길일 듯 싶다.

클라라가 '성적 수치심'을 거론하며 전속계약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한 것은 누구의 어드바이스였는지는 몰라도 무모한 일을 벌였다. '성적 수치심'이란 애매한 것을 법원에서 쉽게 인정해준다는 보장도 없고, 도리어 공갈, 협박으로 고소를 당할 빌미를 주는 꼴이다. 보아하니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자료도 없어 보이는데 대체 뭘 믿고 저리도 자신만만하게 소송을 걸었는지 뜨악하다.

클라라 쪽에서 이렇게 민사소송으로 가면 어차피 폴라리스 쪽에서도 득 될 게 없고, 특히나 폴라리스 회장 쪽의 아킬레스로 작용할 수 있는 성적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양보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얄팍한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언론을 타면 성적 문제가 관련되는 경우 여자 쪽인 클라라의 타격이 더 크다. 결국 언론을 타자마자 법정에는 서 보기도 전에 여론재판으로 이미 다 끝나버렸지 않나.

클라라에게 동정이 가지 않는 건 얌체 같기 때문이다. 소속을 바꾸지 않는 독점적 에이전시 계약이란 걸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어떻든 폴라리스 쪽의 지휘 감독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김OO를 회사에 데리고 들어와 그 사람과만 일을 하고 다녔다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이 안 되지 않나? 폴라리스 이름 팔아서 일을 하고 다니면서 정작 폴라리스에는 공개하지 않는다면 폴라리스 쪽에서 중일 에이전시 관련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과 같이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한 거다. 그런데도 그것까지 트집 잡고 나오는 분수 모르는 적반하장, 의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곶감만 쏙 빼먹겠다는 얌체 같은, 사실은 이 부분이 폴라리스 회장도 그렇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도 열 받는 지점이다.

전속을 옮기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전속'이란 말을 빼주든가, 아니다 싶으면 투자비 회수하고 내보내든가 할 일이지 얼마나 상품가치가 있기에 쓸데없이 홍역을 치루는지 모르겠다. 딴따라 판이 정치 판 만큼이나 추잡한 데니 별로 알고 싶지는 않지만 클라라에게 "무서운 사람"이라고 겁박했던데 방송, 언론, 연매협이란 거대 고래들을 줄 세워 새우 클라라 짓이겨버린 걸 보면 빈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형사 고소 건은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민사 건은 폴라리스 회장 측에서 하루 전 변론기일을 연기한 상태다. 하도 수사기관과 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보니 직접 보지 않는 다음에야 여전히 어떤 판단을 내려보는 것은 쉽지 않다.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여론재판을 당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가결할 수 있지만 그 여론재판이 싫어서 소위 '떼법'의 눈치를 보는 것은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권력의 눈치를 보며 복지부동하는 것은 여론재판이나 국회의원을 쪼아서라도 법률을 변경하는 것으로 점진적일지라도 개선해 나갈 여지가 있지만 '떼법'의 눈치를 보게 된다면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 그냥 '떼법'에 따라 판결하고 집행해버리면 그만인데 왜 혈세를 낭비하나? 어느 곳의 눈치도 보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수사하고 판결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높이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