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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정치

검찰의 노무현 수사를 비난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검찰 " 노무현 깨끗.... 불구속원래 가닥잡았었다 "

인터넷에 이런 제목의 글이 떠다닌다. 대체 어떤 멍청한 기자놈이 이따위 제목으로 기사를 썼나 궁금해서 출처를 추적했다. 기사라고만 할 뿐 그 출처가 나와 있지 않아서 말미에 나와 있는 이메일 주소(noanoa@yna.co.kr)를 근거로 사이트 주소를 입력해보니 연합뉴스가 나왔다. 연합뉴스가 뜨는 것을 보는 순간 위 글 제목은 왜곡되었다는 직감이 들었다. 위 제목의 글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검찰 '盧 불구속' 가닥 잡았었다"란 제목으로 연합뉴스에 올라 있는 성혜미 기자의 글이다.



도대체 어떤 자가 기사 제목에 '노무현 깨끗'과 '원래'를 끼워넣기하고 출처를 생략한 채 이 글을 유통시키려고 했을까? 출처를 추적하던 중에 '서프라이즈 대문만 봐도 알 수 있다고들 하는데 보니까 안 보인다'는 글이 보이던데 설마 서프라이즈가 여기에 연관되기야 했겠나. 하지만 누가 의도적으로 이렇게 왜곡시킨채 기사를 유통하려고 했다면 그 자의 짓거리는 대단히 비열하고 몰염치하다.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검찰이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았었다고 한 데 대해서 이것이 '노무현의 무혐의'를 의미한다고 하는 글까지도 보인다. 요즘 왜 이렇게 사실관계를 도외시한 비상식적인 글들이 유통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노력조차 없이 맹목적으로 지지를 받는지 모르겠다. 대체 어떤 자들이 글을 쓰고 어떤 자들이 추천을 눌러 그것을 이슈화시키는지 궁금하다는 생각까지도 들 정도다.

수사는 검찰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노무현 前대통령이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돌연 서거하자 검찰이 비난을 뒤집어쓰고 있다. 하지만 검찰의 노무현 수사 자체가 비난받으면 안된다. 검찰이 위법 사실을 포착하고서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수사에 착수조차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게 비난 받아야 할 일이지 검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수사를 한 것을 비난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이건 검찰 문 닫으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지금 검찰 수사를 비난해서 검찰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면 향후 권력형 범죄 사실이 포착되더라도 검찰은 정치권의 눈치나 살피면서 수사 자체를 포기하거나 기피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노 전대통령의 단골 식당까지도 세무조사를 받고 세금추징을 당했다는 얘기도 떠다니는데 이렇게까지 저인망식으로 '먼지털기'식으로 수사를 진행했다면 검찰은 무리한 수사, 정치 보복 수사, 표적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언론 등에 수사 내용을 흘리면서 생중계하듯 했던 정치적인 수사방식도 역시 비난 받아야한다. 한국의 검찰은 피의사실의 공표를 그들이 부여받은 특권이라도 되는듯이 행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불합리하다. 피의자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로 받은 피해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길도 없다.

검찰 비난보다 검찰 독립과 검찰 권력에 대한 견제

지금 비난해야 할 대상은 검찰이 아니라 검찰을 이용해서 정치 보복 수사를 지시한 정치권력이다. 물론 이러한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무리한 수사를 지시한 검찰수뇌부도 비난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검찰과 검찰의 수사를 비난하는데 골몰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문제는 검찰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검찰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권력이 바뀔때마다 이런 불상사는 반복될 것이다. 지금 검찰을 비난하는 자들이 권력을 잡는다면 어차피 그들도 검찰을 이용할게 뻔하다.

검찰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고 검찰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만드는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다. 한국은 언제부턴가 검찰이 피의 사실을 공표하는게 마치 관행처럼 이어져오고 있고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피의자들이 많았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왜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있다가 검찰이 마치 노무현 수사에서만 피의 사실을 공표라도 한듯이 호들갑들을 떨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면에서 민주당이 검찰을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소한 것은 대단히 웃기는 짓이다.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한게 어제 오늘의 일인가? 노무현 정권때에는 달랐나? 자기들이 해야 할 일은 하지도 않고 있다가 남의 다리 긁듯이 피의사실 공표죄로 고소나 하고 앉아 있는 민주당은 참 한심하다. 요즘 민주당이 하는 짓을 보면 '똥 누고 나온 사람이 똥 누기 전에 어땠는지는 까맣게 잊어버린듯한 꼴'이다.

노무현 사건의 본질은 궁금하지 않은가?

검찰의 수사를 정치보복수사였다고 비난만 한다고 노무현 사건의 본질이 묻히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무죄가 입증될까?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억울함이 있고 무죄라면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해서 그 억울함을 풀어야 하지 않나? 현재의 수사진을 신뢰할 수 없다면 특검이라도 만들어서 제대로 된 수사를 하는게 순서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