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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사회

아이유와 소녀시대 서현, 누가 진짜 '바보'인가?

 

 

'김연아 교생실습은 쇼'라는 황상민은 궁예의 후신인가? "나 미륵보살은 관심법을 얻었으니 너희들 인간은 금후 추호도 나를 속일 길이 없어졌다. 만약 나의 관심법에 걸리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준엄한 법을 시행하겠다"고 했다던 괴팍하고 난폭해진 때의 그 궁예 말이다. 어찌 사실을 확인해보지도 않고 그리 단정적으로 표현하며 생사람 하나를 매장시키려고 들었는지 자칭 '세계적 박사'라는 황씨의 언동이 아주 가관이다.
 
김연아의 맥주광고 출연으로 말들이 많아지더니 황씨가 헛소리를 보태는 바람에 온라인이 시끌시끌하다. 진원지가 어딘가 보니 문제의 인간들은 관심법을 들고 나온 황상민과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 욕하는 것을 부업으로 삼는 듯한 정희준 그리고 여기에 숟가락 얹었다가 슬그머니 발을 빼버린 고종석 이 셋으로 모아진다.
 
이 작자들이 썼다는 문제의 글을 읽어보니 당최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모르겠다. 팩트는 틀렸고 비교대상은 부적절하니 논거 자체가 성립되지도 않고 횡설수설하는 거야 당연지사겠지만 더 황당한 것은 이런 수준의 작자들이 자칭 세계적인 박사고 교수고 일간지 논설위원이라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비판받을 일을 했다면 그와 관련해 적절한 비판을 하는 거야 무엇이 문제겠는가마는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와 관련한 사실관계는 제대로 확인하는게 정상일 거다. 한데 사실관계는 확인하지도 않고 틀린 사실을 마치 사실인 양 근거 없는 비난을 하는 것은 악다구니에 불과하다.
 
황씨에게 발언할 기회를 제공한 곳은 'CBS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이라는 시사토론프로그램이다. 한데 이날 방송은 '교생실습'을 얘기하는데 왜 김연아를 선택했는지 의도가 대단히 악의적이다. 스포츠 스타의 불성실한 교생실습 태도의 문제에 대한 대담 정도라는 것도 없이 그냥 교생실습하는 김연아를 끌어들여서 '교생실습을 성실히 간 것은 아니고. 교생실습을 한 번 간다고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말'이라는 것으로 시작해서 시종일관 들입다 욕만 하다가 끝났다.
 
프로그램 코너 이름은 '황상민의 심리 추리'라 하는데 추리란 국어사전적 의미로 '알고 있는 것을 바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미루어서 생각한다'는 말이다. 한데 이날 방송 내용을 정리해놓은 홈페이지를 읽어보면 황씨는 '알지 못하는 것을 바탕으로 알지 못하는 것을 미루어서 생각해서' 일방적으로 악다구니만 쓰다가 끝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이건 심리 추리도 아니고 시사토론도 아니다.
 


 
황씨의 발언 내용은 워낙 틀린 데가 많아서 이 자가 과연 뭘 알고 말을 했는지 아니면 그냥 나오는 대로 지껄여댔는지 황당하기만 하다.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들이 대학교 졸업장이 왜 필요하냐'는 말에 이르면 문제의 근원은 다름아닌 이 者의 독단적인 편협함에 있는 듯하다. 개인적인 편견에 갇혀 일반인에게도 상식인 내용은 물론 객관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근거 없는 악다구니를 퍼부어대는 자는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충분한지에 대해 황씨는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비사범계 대학의 학생이 교직과목을 이수하고 교생 실습을 나간다면 스포츠 스타나 유명 연예인도 아닌 주제에 자격증 수집하려고 나간다고 능히 욕하고도 남을 언어와 논거 뿐인 저급한 시사토론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황당하다. '교직과정이 전공과정과는 아무런 연계를 맺지 않은 채 별도의 과정으로 제공되는 것은 장차 교사로서의 역할을 준비시키는 합당한 방법이 아니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으나 자칭 '세계적 박사'라는 者는 그저 악다구니만 쏟아내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정희준의 글 두 개도 역시 부정확한 팩트와 부정적인 추론을 동원한 악담만 그득하다. 황씨처럼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단어를 꼬집어내기 부적합할 뿐이지 내용은 다르지 않다. 칼럼의 형식을 빌었다고는 하나 흔히 볼 수 있는 아주 고약한 악플을 길게 풀어써제낀 잡설이라고 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아사다 마오 응원하는 고종석은 제국주의 친일파인가?
 
정씨는 자기 글에 비판적인 댓글에 대해 '국가주의에 기반을 둔 팬덤'이라 폄하하고 있다. 말하자면 국수주의라는 것이고 자칭 좌파진보라는 자들의 표현에 따르자면 '수꼴'이라는 얘기일 거다. 정씨가 부정확한 팩트를 근거로 김연아를 비난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고 정씨의 글에서 틀린 사실을 지적하며 비판하는 것은 국가주의에 기반을 둔 팬덤이라 무시하면 정씨 본인 복장은 좀 편한가?
 
정씨의 밥상에 고종석이 숟가락을 얹으며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경기를 하게 되면 아사다 마오를 응원한다'고 했다. 정씨를 비판하는게 국수주의라면 아사다 마오를 응원한다는 고종석은 제국주의 친일파에 해당된다고 해야 되는 건가? 고씨는 얼마 후 본인도 저 말이 뻘쭘했는지 '일본선수 마오를 응원한 게 아니라 약자 마오를 응원한 것이다'고 물러서더니 슬그머니 발을 빼고 달아났다. 고씨는 왜 아사다 마오는 약자이고 김연아는 강자라는 헛소리를 했는지 모르나 보기엔 참 한심하다.
 
이 자들은 어떠한 얘기를 하기 위해서 꼭 특정인을 끌어들여 악담을 쏟아내는 아주 고약한 습성들이 있는 듯하다. 어떠한 문제가 있다면 그게 특정인만의 문제도 아니고 특히 언급된 특정인의 경우는 그러한 일반적인 문제의 당사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오직 특정 개인을 물어 뜯어서 피투성이로 만들어 놓으면 문제도 덩달아 해결된다는 매우 희한한 소리들을 지껄이고 있다.
 
김연아의 경우 대학으로부터 대단한 특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 또한 일반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정도로 학과 수업에 불성실했거나 교생 실습에 불성실했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김연아가 고대를 선택한 것도 교내에 있는 빙상장 시설을 김연아가 한국에 있는 동안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겠다고 대학이 약속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약자인 아사다 마오는 개인 연습장에서 훈련하던 때에 강자인 김연아는 이렇게 이용할 빙상장을 찾아 전전하고 있었던 거다.
 
 

 
체육교육학과를 지원했던 것도 체육특기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과였기 때문이었으며 졸업을 위해 교생 실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알려지고 있는 바로는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등교하지 못했던 때를 제외하면 수업을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방문했고 계절 학기를 듣기도 했고 졸업시험도 합격하는 등 김연아가 불충실한 체육 특기생의 전형적인 인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정씨는 글에서 김연아는 온갖 편법에 찌든 파렴치한으로 묘사했지만 실제는 그와 정반대로 보인다.

 
정씨의 "아이유와 김연아, 누가 진짜 '바보'인가?"란 제하의 글은 제목부터가 악의적이다. 인터넷에서 글의 클릭수를 올리는 좋은 방법은 핫한 인물을 비난하는 것이고 더 좋은 방법은 핫한 두 인물을 억지로 비교해서 한쪽을 가혹하게 짓밟아 뭉개 치우는 것이다.
 
아이유와 소녀시대 서현, 누가 진짜 '바보'인가?
 
한데 비교대상이 부적합하다. 김연아가 대학 생활에 충실하지 않다는 근거가 없음에도 단지 김연아는 대학을 진학했고 아이유는 대학진학을 미리 포기했다는 것만으로 아이유는 순결한 순교자로 만들고 김연아는 악마로 만들려는 저열한 의도인 것이다. 대학을 포기한 아이유와 비교하려면 나이대도 비슷하고 직종과 인기도도 유사한 소녀시대 서현이 대학 진학한 것을 같이 비교하는게 맞다.
 
아이유는 대학생활을 열심히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유를 들어 미리 대학진학 포기 선언을 하고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하나 서현은 대학에 진학했는데 대학 생활에 충실하지 않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으며 가수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SBS '세대공감 1억 퀴즈쇼'에 출연해 방송사상 최초 만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럼 아이유와 서현 중에 누구를 진짜라 하고 누구를 가짜라고 해야 하는가? 아이유가 진짜 바보라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서현이 진짜 바보라고 해야 하는가?
 
아이유가 대학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결한 순교자로 포장되어서도 곤란하다. 나아가 연예인을 꿈꾸는 젊은 이들에게 '너희들에게 대학교 졸업장은 필요 없으니 대학 진학은 포기하라'는 저열한 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이다. 대학에 진학해서 학업과 가수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서현은 학벌지상주의에 찌든 인간 정도로 매도하는 짓도 마찬가지다.
 
학벌지상주의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타당하지만 황씨나 정씨처럼 틀린 사실을 들이대며 가당찮은 헛소리를 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학벌지상주의를 말할 때 천만원대에 달하는 심각한 등록금 문제도 언급해야 한다. 대학을 구조조정해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헛소리하는 인간들이나 종일 트위터에 눌러 앉아서 정치 선동질에나 매몰하거나 선거 유세장까지 쫓아다니며 유세하는 등 정치권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인간들만 대학에서 몰아내도 아마 등록금은 상당 부분 내려갈 수 있을 거다. 학벌지상주의를 얘기한답시고 근거도 없는 헛소리하기보다는 스스로 직을 버리고 대학을 떠남으로써 등록금이라도 내리는 방안을 주창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김연아 측에서 고소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지나친 게 아니라 당연하다. 오히려 늦었으면 늦었지 그게 왜 지나치다는 말인지 황당하다. 이 땅에서 김연아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려면 도대체 어디까지 언제까지 참고만 있어야 된다는 건지 참 고약한 심보들이다. 스포츠 스타인 학사 김연아는 공인이니 무슨 말을 들어도 참아야 되고 '세계적 박사'에 교수에 논설위원인 박사, 석사는 공인이 아니라서 근거 없는 악담을 퍼부어대도 정당하다는 그 해괴한 저질 논리는 대체 어떤 멍청한 인간들이 지껄여대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