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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사회

공지영의 '허위사실' 그리고 이정렬의 '설탕물'

 

 

 

@certain_B 네, 그렇게 할게요. RT @certain_A 서울지법에 근무하는 이정렬은 종북 성향이고 실력도 개뿔 없는 판사여서 공정한 판결을 받을 수 없습니다. 서울지법 가시는 분들은 기피신청을 하십시오.

 

그런데 certain_C가 "서울지법에 이정렬 판사가 근무합니까? 저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무개B씨는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셨을까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로 인해 아무개A씨는 허위사실 유포자로 비난을 받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자 아무개D씨가 아무개B씨를 옹호하고 나섰다.

 

@certain_D 1. 아무개B 선생님의 이정렬 관련 트윗에 대해 허위사실유포라는 비방이 있는 모양입니다. 선생님의 트윗은 이렇게 되어 있네요. 이정렬 판사 기피신청하세요(원본 트윗) 저도 그렇게 할게요(선생님의 RT 트윗)

 

@certain_D 2. 그런데, 서울지법에 이정렬 판사는 존재하지 않구요. 그럼 결과적으로 원본 트윗이나 RT 트윗 모두 사실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이정렬 기피 신청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certain_D 3. 만일 아무개B 선생님께서 허위사실을 유포하시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면 어떨까요? 살인을 마음 먹은 사람이 살인의 방법으로 설탕물을 선택한 경우 그에게는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설탕물로는 살인을 할 수 없으니까요.

 

@certain_D 4. 허위사실을 유포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더라도 그것이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허위사실유포가 아니겠지요. 게다가 피고인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하신 말씀인데, 무엇이 문제겠습니까?

 

@certain_D 5. 아무개B 선생님의 트윗을 허위사실이라고 비방하는 者들은 '아무개A는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사람이다'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선생님의 트윗을 비방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그 프레임에 빠지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certain_D 6. [끝] 저 또한 이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것이 그 프레임에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어서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 싶습니다.

 

(여수박람회는 정부가 국제박람회기구(BIE)로부터 지난 2007년(노무현 집권 시) 유치해 국비 2조 원 이상을 들여 진행하고 있는 국가 행사다.)

 

다들 쓸데없는 비유를 즐겨하니 나도 비유를 통해 공지영의 허위사실 유포 리트윗과 이를 옹호한 이정렬과 관련한 상황을 재구성해 보았다.

 

서울지법에는 이정렬이란 이름의 판사가 근무하지 않으니까 저러한 내용의 트윗은 사실에 부합하는 것이고 결국엔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 아니다로 귀결되는 것인가? 그로 인해 이정렬이란 자의 명예가 깎이고 신용이 훼손되고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도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인가?

 

'공지영이 살인이라도 할 생각이었나? 뜬금없이 왠 설탕물?'이란 생각을 하는 순간 공지영이 '뭐 사람 죽은 것도 아니고'라고 볼멘 소리를 했다는 기사가 주루룩 내 눈에 들어온다.

 

만약 여기서 누군가가 '공지영과 이정렬 둘이 서로 입을 맞추고 순차적으로 트윗을 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면 이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인가? 그 둘이 그 시간에 실제 만난 적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었다는 이유를 들어 둘이 입을 맞췄을 리가 없을 테니 이런 억측은 허위 사실이 아닌게 되는 것인가?

 

선입견을 갖고 이미 결론을 내놓은 채 논거를 들이댈려니 이런 가당찮은 비유가 등장하고 그걸 받아서 또다른 웃기지도 않은 비약과 말실수를 하게 되고 그런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다.

 

꼭 사람을 죽여야만 누군가의 헛소리를 비난할 수 있는가? 사람을 죽이지만 않으면 확인해보지도 않고 어떤 헛소리를 퍼뜨리고 다녀도 상관 없는 것인가?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는 공지영이나 설탕물로는 사람을 죽일 수 없으니까 괜찮다는 이정렬이나...

 

설탕물로는 사람을 죽일 수 없을까? 설탕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이정렬이 설탕물로는 사람을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 단순한 것보다 무궁무진하게 많을 것이다. 그럼 이정렬은 단순히 설탕물이라는 단어만 보고 미리 불능범이라는 결론을 내놓고 반대의 변론은 모두 블락해서 일절 들어보지도 않고 판결문을 쓸 것인가? 가장 저급한 악질 판사는 미리 선입견을 갖고 재판에 임하는 부류들이다.

 

그럼 공지영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법정에 선 피고인의 신분인가? 이정렬이 어설픈 비유를 동원해 공지영은 무죄라고 변론하는 듯한 트윗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공지영의 허위사실 리트윗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어떻든 대중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존재가 된 '파워' 트위터이기 때문이다.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파워 트위터는 트윗을 신중하게 할 필요성이 커졌고 파워 트위터는 자신의 트윗에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파워 트위터가 확인 안 된 루머를 유포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진다면 그건 결국 파워 트위터의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럼 그건 결국 다름아닌 파워 트위터 본인들에게 득이 된다. 만약에 허위의 정보가 파워 트위터 선에서 걸러질 수만 있어도 SNS에서 근거 없는 루머나 괴담을 몰아내는 데에 상당한 효과를 불러올 것이고 이는 건전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수십만 팔로어를 기록하고 파워 트위터라 호칭되는 공지영이 앞장서서 확인 안 된 루머를 사실여부를 확인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임의로 유포하고서는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냐'라거나 '정정 및 사과 트윗을 하면 된다'라거나 '돈 받고 하는 기자도 아니니 사실확인할 필요도 없다'라는 등의 무책임하고 안이한 소리를 지껄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그렇다고 해서 대중들이 공지영에게 기자와 같은 수준에서의 사실확인을 요구하는 것인가 하면 그렇지는 않다. 이번 건의 경우에는 포탈 검색을 통해 원래 트윗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정도로 상당 부분은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고 판단된다.

 

여수 엑스포에 국내 최초로 러시아에서 들어온 북극 출신 벨루가(흰고래)는 돌고래가 아닌 고래로 분류된다. 여수 엑스포에서는 돌고래 쇼와 같은 공연은 진행하지 않는다. 희귀 종 보존과 해양생태 수로를 위한 연구 목적으로 러시아와 협의해 벨루가를 반입했고 벨루가 연구소를 설립해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고래의 생태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수 엑스포에 들어온 세계적 희귀종인 벨루가는 빌리(3살), 지나(2살), 타냐(1살) 등 세마리로 마치 새와 같은 소리를 내기 때문에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불리기도 하고 동그란 이마, 순백의 아름다운 몸체를 지니고 있으며 친화적인 성격과 엔젤링(원형 물방울 고리) 묘기 등으로 이미 해외에서 ‘바다의 귀족’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입장권 한 장이면 박람회장 내 80개 전시시설을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나 다만 벨루가가 있는 아쿠아리움은 개장 후 1시간 만에 예약이 모두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영향력 없는 트위터를 운영하는 나도 타임라인에 올라온 어떠한 트윗의 내용을 보면 그런 정도의 사실확인은 해본 후에 트윗을 하든 리트윗을 하든 한다. 한데 트윗의 전파력과 신뢰도에서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파워 트위터라 불리는 자들이라면 더 높은 수준의 사실 확인은 해줘야 되지 않을까?

 

공지영이 어떤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허위사실을 내용으로 하는 원래 트윗을 리트윗했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허위사실일지도 모르나 허위사실이어도 할 수 없다'는 정도의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다만 원래 트윗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그 내용이 진실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공지영의 허위사실 리트윗이 이슈가 되는 것은 굳이 '공지영은 거짓말쟁이다'라는 프레임 따위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러한 프레임은 공지영이 자발적으로 만든 것이고 이정렬이 저급한 논리로 그것이 프레임이라는 것을 애써 확인해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뭐든 다 프레임이라는 단어만 갖다 붙이면 해결되는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지는 몰라도 그저 황당할 뿐이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는 사적인 공간일 뿐이라고 떼를 쓰던 데에서는 그나마 진일보한 것이니 이 부분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해야 되나? 관전자의 입장에서는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여수 엑스포는 "해양오염의 심화, 해양생태계 파괴, 해수면 상승 등 해양에서 기인하는 재난은 전 세계가 겪는 문제로 바다외 연안에 관련된 인류 공동과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를 선정"해서 진행되는 국제적인 행사다. 한데 여기에서 돌고래쇼를 하고 있다는 확인 안 된 루머를 파워 트위터가 퍼뜨림으로써 행사 전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여지를 제공했다면 이러한 부분에서 파워 트위터로서 사과를 하고 정정하면 끝날 일이다.

 

파워 트위터인 공지영의 경우는 이처럼 확인 안 된 루머를 리트윗했던 적이 처음이 아니기에 더 큰 이슈가 되는 것이고 대중들의 비판 또한 커지는 것이다.

 

공지영이 "정정멘션 주시면 그게 소통 아닐까요?"라고 했다는데 맹목적 추종 성향이 아니면 죄 블락해버린 공지영이 이런 희한한 말로 소통을 읊어대다니 웃기지도 않은 일이다. 공지영이 "'아줌마'라는 여성비하적인 멘션을 보내면 고소하겠다"는 투의 트윗이 떠돌길래 "'아줌마'는 소위 김연아 사건 때 공지영씨가 자칭한 것이었고 아줌마가 왜 여성비하적인 호칭이며 공지영씨는 아줌마라는 호칭을 여성비하적인 목적으로 사용했던 것이냐"는 정도의 멘션을 보냈더니 돌아온 대답은 블락이었다. 공지영이 말하는 정정멘션과 소통이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공지영 본인은 알고 있을까 의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