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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정치

이명박 까기, 도를 넘어서면 역풍이 분다.

이명박 대통령(MB) 까기가 좀 지나치지 않은가 생각한다. 영결식장에서 웃었다느니 MB 헌화는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느니 헌화할 때 꽃을 거꾸로 놓았다느니 심지어 경호원이 백원우 의원을 제지한 것까지 걸고 넘어진다든가 노 전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MB 까기는 대단히 비합리적이고 도를 넘는 것 같다.

MB가 영결식에 참석하기를 바랬던건지 그 반대인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참석하지 않았더라면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영결식에 참석하지도 않았다고 비난했을 것 아닌가? 그럼 MB는 도대체 어떻게 했어야 한다는 것인가? 노 전대통령 영결식과 관련해서 벌어지고 있는 MB에 대한 비난은 조중동이 노 전대통령 재임 시절에 말 꼬투리 잡고 늘어지며 비난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촛불집회로 유명세를 타게 된 파워블로거들은 용산 참사를 비롯한 소외계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가? 그대들은 그저 추천이 필요할 뿐이고 조회수가 필요할 뿐 아닌가? 그래서 유명블로거로서의 위상을 이어가고 싶은 것 아닌가? MB 까기에 열 올리며 유명해지고 있는 PD나 기자들은 과연 어떤가? 그대들은 방송 언론 독립을 외쳐대지만 그것은 그대들의 특권의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일 뿐 소외계층을 무시해오지는 않았는가? 그대들은 얼마나 소외계층에게 카메라 앵글을 맞춰 왔는가?"

지금 다대수의 사람들이 MB 까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은 화법으로 말하면 이런 식이 된다.

노 전대통령의 노제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용산에서는 건물 명도 강제집행을 위해 경찰과 용역의 폭력이 자행되었고 삼성 관련한 납득되지 않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파워블로거나 PD 기자들은 그 시각에 다들 어디에 있었을까? 그저 적당히 MB 까기와 노무현 칭송하기로 조회수와 추천수를 올린다고 파워블로거나 우수한 PD 기자가 되지는 않는다. 그건 형식적일뿐 실질적으로는 기회주의자에 다름 아니다.

나는 안다.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유명세를 치뤘던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지금 MB 까기로 유명세를 치르는 자들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유명세를 치렀던 사람들의 지위를 얻게 된다면 그들은 과연 어떻게 할까? 그들은 다를까? 나는 대단히 회의적이다.

노 전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 MB도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본다. MB가 보낸 화환이 부서지고 이 동영상이나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면서 모욕을 당했어도 유감표명을 하지 않았고 유족의 요청으로 화환을 다시 보내기도 했고 영결식장에서도 침통해했다. 비록 그것이 악어의 눈물일지라도 그 자체로 그 당시를 평가하면 안 되는가? 그 당시에는 권양숙 여사가 고개를 숙이고 노건호씨가 시선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사표시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노 전대통령 서거로 인해 MB는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다. 서울광장을 봉쇄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분향소를 침탈함으로써 다대수의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고 있고 극우보수쪽으로부터는 대통령의 권위를 지키지 못한 겁쟁이라고 비난받으며 양쪽으로부터 대통령직을 내놓으라고까지 공격당하는 곤경에 처해 있다.

그럼 여기서 MB가 대통령직을 내놓으면 극우보수가 아닌 쪽에서는 어떤 대안이 있는가? 그 후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겠지만 MB에 대한 비난이 비합리적이고 도를 넘게 된다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고, 범을 피하려다 여수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