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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종편설(說)과 이수근의 종편행(行)




날치기, 졸속, 편법, 불법, 폭력 등등 죄 부정적인 말들로만 얼룩진 게 종편의 태생적인 본바탕이다. 종편은 방송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방송 시장의 세계화를 위한 경쟁력을 강화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살리기에 기여할 거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종편이 개국하기도 전에 온갖 편법과 불법, 탈법을 통한 특혜로 점철되고 있을 뿐이고 경제 살리기는 어디에도 없다. 옛말 그른 거 하나 없다더니 태생은 못 속이는 법인 모양이다.

종편의 개국을 앞두고 방송3사, 케이블, 종편 그리고 정치세력들간의 싸움이 점입가경이고 이 거대한 고래들 싸움에 등 터진 것은 '국민 MC'라 불리던 강호동밖에는 없어 보인다.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종편행을 확정지었지만 큰 말들이 없었던 데에 비한다면 유독 강호동에게만 가혹한 비난이 쏟아졌던 것은 상당히 이상한 일이고 납득하기도 어렵다.

가당찮은 억측을 동원해가면서까지 강호동과의 불화설을 부채질하고 강호동을 흔들기 위한 도구로 삼아왔던 이수근은 강호동이 잠정 은퇴한 후 종편행을 확정지었다. 강호동은 아직까지도 여전히 종편행이 결정되었는지의 여부도 알 수가 없는 상태인 종편설(說)만으로 터무니없이 무자비한 비난을 쏟아냈던 자들이 이수근은 종편행(行)을 확정지었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이는 강호동에 대한 비난이 얼마나 몰이성적이고 감정적이었는지를 잘 설명한다.

터무니없는 억측을 동원해가면서 강호동과 이수근의 불화설을 조장하고 이를 무분별하게 퍼뜨리며 가당찮은 비난 대열에 합류했었던 자들은 강호동에게 최소한의 사과라도 표명해야 하는 게 인간으로서의 도리일 것으로 보인다.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이수근이라는 같잖은 말들로 강호동을 비난했지만 오히려 현재로서는 이수근이야말로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강호동의 '1박2일' 하차 결정이 종편행을 확정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는지 5개월 동안이나 숨통을 쥐고 흔든 세무조사로부터의 강박감 때문이었는지는 당사자가 일절 함구하고 있으니 시청자가 자세한 내막을 알 길은 없을 것이다. 한데 그 이후에 벌어졌던 상황은 보이지 않는 어떤 손에 의한 꼼수가 작용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거둘 수가 없다.

자기편으로 만들 수 없는 사자 한마리를 몰아내기 위해 한편으로는 숨통을 쥐고 흔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먹잇감을 던져 하이에나를 모여들게 만들어 손에 피 한방울 안 묻히고 하이에나들로 하여금 사자를 쫓아내려고 했던 그러한 정도의 꼼수 말이다. 그러한 그들의 비열한 꼼수대로 하이에나들은 사자를 쫓아내 주었고 어느새 다른 먹잇감을 찾아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닌다.

'1박2일'까지 폐지해 버린 KBS의 비열한 술책

'1박2일' 하차설로 곤욕을 치르는 이승기에게서 교훈을 얻었는지 촬영장을 무단 이탈한 한예슬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한예슬을 굴복시켰으며 강호동의 경우에도 비난 여론을 부추김으로써 강호동을 프로그램에 눌러 앉히려고 했다. KBS의 이러한 시도가 탑 클래스의 연예인을 길들이기 위해 찾아낸 고육지책이어도 써서는 안 될 대단히 비열한 수법이다.

그보다 더 불쾌한 것은 KBS가 다름아닌 '1박2일'의 존폐 문제를 강호동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았다는 것이다. 폐지 시한을 6개월로 잡았다는 것은 군 입대의 문제로 이미 하차가 예정되어 있었던 이승기의 일정과 맞물린다. 이것은 이미 하차를 예고했던 이승기를 대체할 만한 출연자를 섭외하고 그를 프로그램에 연착륙시킬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상태에서 강호동의 하차 의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시청자들의 비난 여론을 부추겨서 등에 업어보려고 했던 것 같다.

'1박2일'은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프로그램이라더니 2~30%가 넘는 시청자들을 완전히 무시해버린 것이다. '1박2일'은 강호동과 멤버들 그리고 제작진의 의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이미 세대를 이어주는 통로로서의 아이콘이 되었다. 시청자 특집에서 공개된 '창을 사이에 두고 고손녀와 고조부가 서로 바라보고 서 있는 사진'처럼 말이다. KBS가 시청자들을 무시하면서 '1박2일'을 폐지한 것은 세대를 이어주던 통로를 폐쇄해 버린 것과 다르지 않다.



탐욕스러운 거대 자본의 조종으로 벌어지고 있는 종편 싸움에 희생된 것은 결국 세대간의 통로 하나가 소리 소문없이 그렇게 사라져 버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강호동이 종편행을 확정했었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런데 종편 중에서 어느 쪽과 접촉을 했었는지는 언론 보도의 분석을 통해서 대충 짐작해 볼 수는 있을 것 같다. 탈세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했었으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져 나왔을 때는 "아마 jTBC로 오게 될 것"이라던 주철환의 말대로 그동안 접촉했었던 곳은 jTBC였으며 그쪽 동네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아무리 군색해도 그렇지 '미디어렙 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종편은 직접 광고 영업에 나설 수 있다'는 법의 흠결을 이용해 이득을 챙기는 종편의 잘못된 행태에는 눈 감고 가당찮은 땅 투기 의혹을 부추기는 것이 고작 기자의 눈이라면 그쪽 동네가 어떠할지는 불문가지다.

설사 강호동이 종편행을 확정했었다고 해도 그것을 가지고 강호동을 비난하는 것은 난센스다. 종편은 연예인들에겐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있는데 종편이란 시스템을 저지하지 못했으면서 비난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한낱 연예인 개인에게 종편행을 거부하도록 종용하는 것은 저열한 짓이다. 이것은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지 않아 왔던 연예인들에게까지 '너의 정치적 색깔을 분명하게 밝히고 행동하라'고 강요하며 인터넷 상의 정치적 맹신자들을 동원해서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폭력과 같다.



미디어법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지 모르겠다. 미디어렙(Media Representative) 법안을 놓고도 한나라당의 역공 한번에 우왕좌왕 헤매느라 정신 못차렸던 것밖에는 기억이 없다. 미디어렙 법안 처리가 무산되면서 종편은 직접 광고 영업에 나서고 있고 SBS는 '1사 1렙'을 선언하는 듯한 행보를 하면서 종편을 둘러싸고 방송 광고 시장이 본격적으로 혼탁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다음 선거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주면 현재 자행되고 있는 무법상태에서의 특혜를 바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미디어법을 반대했던 유일한 논거라 할 수 있는 조.중.동.매 방송이 시현될 지도 모를 부작용을 저지할 대책은 갖고 있는지조차도 회의하게 한다. 정당과 정치인이 근본적이고 책임 있는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한낱 연예인에게 종편행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종용함으로써 종편이 쉽게 자리잡는 것을 막으려 하거나 시위 현장마다 불쏘시개 정도로나 활용하려는 것은 수치스러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