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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상자 보기/엔터테인먼트

강호동, 이수근에게 무릎 꿇고 이별노래까지?




얼마전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하차한다는 소식과 '1박2일'이 폐지된다는 소식이 연이어 터져 나왔고 이와 관련한 뉴스는 연일 뜨거운 감자다. 지난 주말에 이와 관련한 글을 몇 개 읽어 보게 되었는데 가공할 만한 조회수와 추천수를 기록한 글이 눈에 띄었다. 방송 중에 이수근이 강호동과 눈도 안 마주쳤는데 강호동이 하차하는 것에 따른 배신감 때문이 아닌가 하는 말 그대로 오로지 추측에 입각해서 내용을 작성한 것 정도로 보였다.

근거가 빈약하다 보니 황당해 보이기까지 하는 내용의 이런 글이 어떻게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방송 내용 중에서 캡쳐한 몇 장면만으로 구성된 것이 유일한 논거라고 할 수 있는 이 글이 기록한 어마어마한 추천수다. 해당 방송을 시청하지 않은 내가 보기에도 터무니없어 보이는 내용인데 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방송을 보았는지 또한 그 글에서 무엇을 보았고 어떤 부분에서 동감했기에 거기에 주저없이 추천을 눌렀는지 기막힌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싸우고 있는게 아니냐는 한 장의 사진을 놓고 수많은 억측이 난무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당사자 중의 하나가 나서서 해명을 했지만 분란을 부추기는 자들은 그들의 터무니없는 억측을 멈출 생각들이 없는 듯하다.

 


사진 한장을 놓고 이런 가당찮은 억측이 난무하고 방송과 언론은 사실을 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걸 기사화해대며 논란을 부채질하기까지 한다. 여기에 포탈도 뒤질세라 이런 기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며 이러한 억측을 퍼뜨리는데 단단히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황당한 억측이 난무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휘둘리고 조작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해마다 대목이 되면 소비자들의 눈을 속이고 불량품들을 명품으로 둔갑시켜 고가에 팔아치운다는 불편한 뉴스가 어김없이 터져나온다. 양 대가리 걸어 놓고 개고기 파는 식의 근거 없는 억측으로 논란을 조작하고 퍼뜨리는데 관여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것도 대목이라고 아무런 거리낌없이 이런 불량품들을 마치 명품인 양 포장해 대거 유통시키면서 이득을 챙겨 보겠다는 속셈인 건가?

그런데 정말로 불편한 건 여기에 블로그까지 깊숙히 발을 담갔다는 것이고 포탈은 조회수를 보장해 주는 것으로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만연된다면 직접적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블로그가 될 것이다.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것들이 쌓이다 보면 블로그의 신뢰도와 가치는 추락하게 되고 종국에는 블로그의 존재 이유와 근거마저 송두리째 위협받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지도 모른다.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고 그렇게 저렇게 묻혀서 지나가면 그만이라고 안이하게 판단한 거라면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게 될 지도 모른다. 수익형 블로그가 허위의 정보를 전달하고 이득을 챙기는 것은 해당 블로그의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은 경우는 블로그 전체의 존립 기반을 뒤흔들 수 있는 문제로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인으로서는 경계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여기에 이미지가 있다. 강호동이 이수근에게 절을 하고 있고 뒤이어 멤버들끼리 서로 부둥켜 안고 이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들이 부른 노래는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이란 웬말인가 가야만 하는가'라는 노랫말의 '석별의 정'이라는 노래다.

 


자, 그러면 강호동이 이수근에게 모든 것을 사과하기 위해 엎드려 절을 했던 것이고 이별의 노래까지 불렀다는 추론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인가?

여기서 더 재미있는 이미지를 추가해 보자.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으나 강호동이 이수근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이번에는 이수근이 강호동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다음 장면을 더 보자. 이번엔 강호동이 '카메라 끄세요'라고 말하며 일어서려고 한다. 그러자 이수근이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큰절 받으십시오, 형님' 하면서 허리를 숙이고 있다.

 


그러면 이번에는 강호동이 이수근의 군기를 잡고 있는 것이고 카메라가 꺼진 상태에서는 강호동이 이수근을 구타하고 있다는 추론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인가?

뒤이어 강호동이 '믿지 못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며 이수근에게 절을 하고 있다. 그러더니 그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이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석별의 정'이라는 노래다.

 

 


그럼 '1박2일' 멤버들은 이미 오래전에 프로그램의 폐지를 논의했었고 이에 불만을 가진 이수근에게 강호동이 무릎 꿇고 사과하고 멤버들이 모두 이수근에게 절을 했으며 마침내 폐지에 합의하고 이별의 노래까지 미리 불렀었다는 추론을 내놓을 수 있을까?

아마도 '1박2일'을 즐겨보는 시청자라면 위의 이미지들이 언제 방송되었던 것인지 단박에 짐작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추론은 가당찮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것이다.

위의 이미지들에 부연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당시 세명씩으로 편이 갈렸던 양쪽은 서로를 믿지 못한 잘못이 있으니 서로 맞절을 하면서 화해하자고 강호동이 제안했던 것이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수근만 절을 하지 않았고 다른 멤버들이 일어나는 것에 맞춰 자기도 같이 절을 했었던 양 제스처를 취했다. 당시 이수근에겐 '앞잡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던 때였다.

'1박2일'을 보면 이수근은 늘 이와 유사한 태도로 방송을 해왔다. '1박2일'을 즐겨 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이수근이 강호동과 눈도 안 마주쳤다거나 그게 그들간의 불화 때문이라는 말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그 어마어마한 추천수를 기록할 수 있었는지 이런 식의 조작이 가능하다는게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혹시라도 이수근이 강호동의 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해서 배신감을 가졌고 그에 대한 불만으로 방송을 그런 식으로 했다면 그건 공사를 분간하지 못하는 이수근의 인간 됨됨이의 문제고 방송 태도를 문제 삼아야 마땅한 것이지 강호동의 잘못으로 몰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한 이수근이 강호동과 싸운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강호동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선배와 대거리를 했다면 역시 마찬가지로 이수근의 인간 됨됨이의 문제로서 비판의 칼끝이 향해야 할 곳은 이수근이지 강호동이 아니다.

엄격한 사실에 바탕한 추론과 전혀 근거도 없는 억측은 완전히 다르다. 강호동이 '1박2일'에서 하차하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것이 아무리 서운하더라도 억측을 조작해내고 그러한 억측에 몰려다니면서 비이성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같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꽤나 볼썽사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