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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사회

한국 경찰은 '후레자식'들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문행렬을 경찰이 나서서 막고 있다고 한다. 시민들이 마련한 분향소를 경찰이 철거하는 불상사도 벌어졌다는 소식이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폭력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어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란다.

왜 경찰이 그 '가능성'이라는 것을 판단하겠다는 것인가? 이러한 경찰의 행위는 정당한 공권력의 집행이라고 할 수 있나? 경찰의 판단을 신뢰할 수도 없지만 단순히 '가능성'이 예상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경찰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국가로 바뀐게 아니라면 경찰의 행위는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

'일정수 이상의 사람이 모이는 것이 두려워 모임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

이것은 국민이 두려운 독재정권의 특징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조문행렬을 '가능성'만으로 막겠다는 현정권의 발상은 대단히 무도하고 위험하다.

'대한민국 경찰은 모두 '후레자식'들인가?'



위의 사진을 보면서 내가 내뱉었던 말이다. 물론 이는 욕설의 의미라기보다는 '배운 데 없이 제풀로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 의미이다.

이는 지난 5월 20일 용산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문정현 신부가 경찰의 무차별 강제연행에 항의하다 기력을 잃고 쓰러져 있는데 경찰이 이를 돌보기는커녕 그 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타고 넘어가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칠순이다. 아무리 본데 없기로서니 어찌 저리도 무례할 수가 있을까. 어르신이 누워 계시면 발치로도 타넘지 말라고 배우며 자랐다. 대한민국 경찰,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는 '후레자식'들인가?

이 날 용산경찰서는 아들과 며느리가 면회를 요구하는 사이에 미망인 전재숙씨를 훈방한다며 아들과 며느리가 용산경찰서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밖을 보지 못하게 여경과 남자경찰들이 미망인 전재숙씨를 순찰차 뒷좌석에 강제로 눕힌 채 용산경찰서를 몰래 빠져나가 신용산역 근처 용산참사 현장 인근 도로에 방치하고 가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용산경찰서 경비과장과 수사과장은 '너희들이 경찰 맞냐, 어떻게 연로한 어르신을 길거리에 버려두고 갈 수 있냐'며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향해 여경들에게 항의한 사람을 지목하라고 시킨 뒤 지목된 사람들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무차별 강제연행 했단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연로한 사람을 길거리에 방기(放棄)하는게 공무'에 속하는 국가가 되었는가?

경찰 모두가 '후레자식'들이 아니라면

이명박 정권은 2~3년 후면 끝이 난다. 그러나 경찰은 그 후에도 계속 경찰질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한다. 경찰은 상관의 명령에 따를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정권하의 경찰은 나같은 보통사람들로부터도 적개심을 갖게 한다. 이 정권하의 경찰은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란게 없다.

정당성에 대한 논의를 떠나서 명령에 따라 공권력을 집행하면서 경찰이 욕을 먹으면 안 된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면 경찰이 대신 욕을 먹게 된다. 경찰 모두가 '후레자식'들이 아니라면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는 갖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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