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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미디어와 언론

방송 3사의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속보를 보고...

어제, 참 황망한 하루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일부를 제외한 다대수의 국민들 모두 그랬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 전날 잠이 오지 않아 날밤을 새고 잠을 포기한 채 TV를 켰다. 물론 TV 시청이 목적이라기보다는 그러다가 잠이 들 목적이었다.

MBC를 보고 있었는데 '노무현 음독으로 중태, 병원으로 이송중'이란 취지의 자막이 떴다. 놀라운 일이라 채널을 돌렸는데 모든 방송사들이 정상적으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 음독으로 위중한 상태가 사실이더라도 가망은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조금 지난 후 다시 채널을 돌려봤는데 SBS가 정규방송을 끊고 속보를 내보내고 있었다. 비서관 한 명(경호관 한 명만을 대동했다고 밝혀졌는데 이 당시 난 비서관이라고 들었고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만을 대동하고 등산을 하던 중에 사고를 당해 중태이며 부산대 병원으로 이송중인데 자살이라는 그런 취지의 보도였다. 등산 중의 사고, 난 혹시 타살은 아닌가하는 의혹이 강했다. 문재인이 유서를 언급할 때까지.


MBC 유감

중간중간 MBC로 채널을 돌려봤지만 SBS가 다음 속보를 예약하며 끝마칠때까지도 여전히 정규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MBC 참 유감스럽다. 그 정규방송이 이 충격적인 뉴스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어야 했나. 그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자 '자살 또는 사망'이 아닌 '서거'란 말을 방송 3사 중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이 MBC였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SBS 경솔

방송 3사 중에서 정규방송을 중단하면서 가장 먼저 속보를 내보낸 SBS에 일단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런데 떠도는 설을 확인된양 방송하는듯했고 뉴스의 전달자로서 경솔한 면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SBS의 앞서간 보도가 사실과 다른 경우는 없었다고 보지만 설과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구분해야 하지 않을까한다.

KBS 중간

SBS 다음으로 KBS가 속보를 내보냈지만 방송사고까지는 아니어도 미숙한 면이 있었다. 그 여자 아나운서, 쇼나 오락 프로그램에 얼굴 알리려하지 말고 아예 그런 프로그램 진행자로 가든가 뉴스를 할 거라면 뉴스에만 전념하라고 해주고 싶다. 타이밍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적절히 끊고 속보 앵커에게 잘 넘겼다고 본다. SBS와는 달리 설과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을 정리하면서 신중한 보도를 했다고 본다. 봉하마을에서 보도차량이 쫓겨나는 수모를 당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심했다고 보지만 방송사 기자나 아나운서들은 그 사실보다는 왜 그래야만 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참 충격적인 하루였다. 오늘도 새벽 두 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으니 40여시간이 지나서 잠을 잔 셈이다. 난 노무현 지지자가 아니고 대통령 재직시의 평가에 대해서도 대단히 부정적이다. 조중동이나 한나라당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그가 경제를 망친 굉장히 형편없는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공과를 분명히 해서 올바른 평가가 내려지길 기대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