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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정치

북 피해 초토화? 이 사람들 뻥축구하나?

   
   
   
북한군으로부터 연평도 포격을 받은 후 한국군이 K-9 자주포 80발을 북한 개머리와 무도에 있는 해안포 기지에 집중적으로 발사해 북한군도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군이 발사한 K-9 자주포 80발 가운데 상당수는 동굴진지를 직접 타격했기 때문에 그동안 개머리와 무도에서 관측됐던 북한 동굴진지 여러 곳이 육안에서 사라졌는데 막사나 다른 부대시설도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이고 북한군 사상자수가 수십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위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 그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고 추정일 뿐이다. 이는 국방부가 발표한 것으로서 아나운서와 기자들이 앵무새마냥 반복 인용하고 있다. 이 사람들 지금 축구장에서 뻥축구라도 하고 있는 건지 참 어이가 없다.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발표하고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복창하는 이유가 대체 뭔지 모르겠다.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대한민국 군대, 이거 믿어도 되는 조직인지 회의가 생긴다. 최초로 공격을 당한 시간에서부터 혼선을 빚더니 북한군의 공격과 그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을 놓고 계속 말을 번복하고 있다. 북한군이 연평도를 포격한 사건 전체에 대한 기본적인 개요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조차도 의문이 들게 만드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조직이 대한민국 군대다.

한국군이 발사했다는 K-9 자주포 80발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북한군 지역으로 떨어지기는 했는지 솔직히 발사하기는 했는지조차도 의문이 들 정도다. K-9 등 곡사포 특성상 절벽을 뚫어 구성된 해안포에 정밀 사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변 막사를 겨냥한 것이라고 했던 게 얼마나 됐다고 동굴진지를 직접 타격하고 주요 시설을 정밀타격했다는 것인지 희한한 일이다. 해안포를 겨냥할 수 있는 정밀유도 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답변하지 못했던 군 당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해법인가?

북한군의 포격을 받고 대응포격을 했던 K-9 자주포 수를 사건 발생 당일인 23일에는 6문이라고 했다가 24일에는 4문이었다고 하더니 25일에는 또 3문이었다고 말을 바꿔 오고 있다. 또한 북한군이 발사한 포탄 수도 최초에는 수십발이라고 했는데 조금 지나더니 100여발로 올라갔고 그 다음엔 170여발이라고 번복을 거듭해오고 있다.



북한군이 최초로 포탄을 발사한 곳이 어디인가에 대해서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무도에서 먼저 발사했다고 했다가 개머리가 먼저였다고 하더니 이젠 두군데에서 동시에 발사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니까 결국은 북한군의 포탄이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모르고 고스란히 170여발의 포격을 당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쯤 되니 북한군은 개머리에서 포격을 실시했는데 포탄이 날아오는 지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미리 입력된 좌표인 무도로 50발을 발사했고, 그 포격을 받은 북한군이 무도에서 포탄을 발사하자 한국군은 이번엔 개머리로 30발을 발사했다는 얘기에 오히려 귀가 솔깃해진다.

"북한군은 도발 수시간 전인 오전에 방사포 1개 중대(6문)를 전개하고 오후에 2개 중대(12문)를 추가 배치했으며 도발 전 사격 준비훈련을 진행했으며, 우리 군도 이를 사전에 파악한 것으로 안다"는 대목에 이르면 말문이 막힌다. 그러면서도 170여발의 포탄을 얻어 맞고 어디서 발사했는지조차도 몰라 엉뚱한 곳을 향해 응사를 하는 웃기지도 않은 짓을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스스로 신뢰도를 다 떨어뜨려 놓은 군이 이제와서 단지 가능성과 추정에 입각해 K-9 자주포 80발을 맞은 북한은 초토화되었을 거라는 얘기를 흘리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그런 군의 발표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 북한이 초토화되었다고 보기엔 별로 특이한 점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시커먼 잔해를 드러내며 초토화된 것은 연평도밖에 없다.

명확히 해야 할 확인된 사실은 계속해서 말을 바꾸며 축소하면서 가능성과 추정에 입각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부풀려서 도대체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하는 군 당국이나 그걸 타이틀로 뽑아내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되뇌이는 아나운서와 기자들이나 참 한심하다. 6. 25 전쟁이 발발하자 국군이 계속해서 북진 중이라는 녹음 테이프만 돌려 놓고 지도층들은 모두 몰래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았다더니 이거 혹시 그 때를 대비한 그들만의 훈련상황인가?

북한군의 피해가 더 적을 수도 있다는 것보다 내 나라 대통령과 군대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수시로 말을 바꾸며 신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더 분통이 터진다. 제발 좀 확인된 사실만이라도 사실 그대로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