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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시사현장 사회

G20 철통경계 자랑할 만한가?

   
   
   
지난 9월 합동참모본부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보장하기 위해 '군 작전본부'를 개소하고 완벽한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여 서울 G20의 성공적인 개최를 다짐했다. 개소식에서 합참의장은 훈시를 통해 '즉응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여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시에는 현장에서 완전작전으로 종결할 것을 당부하고,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통하여 선진 일류국가 진입과 국격 상승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우리 군이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강조했다.

그리고 10월 27일부터 11월13일까지는 실제 병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비상대기 태세에 들어가는 등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는 도심 테러와 북한의 군사도발 등 다양한 유형의 도발에 대비하고 제 작전요소를 조정, 통제하며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등 육상, 해상, 공중에서 입체적 군사대비 및 경호경비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G20을 하루 앞둔 지난 10일 해군 고속정이 어선과 충돌해서 침몰하고 그로부터 2일 뒤인 12일에는 공군 RF-4C 정찰기 1대가 추락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다고 했었던 기간 내에 그것도 가장 긴박한 시점에 다소 어이 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은 사고원인을 놓고 군과 어선이 서로 네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군에서는 '어선이 와서 받았다'고 하고 있고 어선 선장은 '고속정이 와서 충돌했다'고 하고 있다. 이거 마치 교통사고 현장에서 일단 뒷목부터 잡고 나와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고 서로가 네 탓이라고 우기며 싸우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만에 하나 어선이 고속정을 들이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몸집이 두 배나 더 큰 그것도 어선에 의해 해군 고속정이 충돌해 침몰한다면 이런 해군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어선이 해군 고속정을 들이받았다는 사실도 믿기 어렵지만 일부러 들이받으려고 해도 어려울 것 같은 희한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해군은 누가 먼저 충돌했는지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동안의 시간은 벌었는지 몰라도 진실이 어떤 경우이든 외부에서 보기에 한심해 보이는 건 해군이다.

G20 서울 정상회의가 끝나자 성공적 개최의 밑받침이 된 것은 물샐틈없는 철통경계 때문이었다는 홍보가 한창이다. 그런데 과연 철통경계 덕분이었다고 자랑할 만한가? 해군 고속정은 어선도 피하지 못해 충돌, 침몰하고 공군 정찰기는 사고로 추락하는 우스운 사건이 발생했다.

G20 회의의 경호, 경비 작전에 동원된 경찰병력은 5만 명에 이르고 군 병력도 1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하고 회의장 주변엔 CIA 요원도 쫙 깔렸었다고 한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회의장 주변엔 2중으로 경호벽을 설치했고 그 안에 일반인은 모두 철수시켰다. 이렇게 완전히 봉쇄해버리고도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게 오히려 우스운 일일 것이다.

한편 12일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23층 짜리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가 최종적으로 통과되었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4년부터 추진되었으나 국방부 등의 반대로 보류되어 왔던 것이었으나 현 정부 들어서는 2년 만에 결정났다. 입만 열면 국가 안보를 외치는 현 정부에서 그동안 전투기의 비행안전문제로 국방부가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던 제2롯데월드의 건설을 초스피드로 진행해 종결지어버린 것이다.

G 20 철통경계와 123층 짜리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 최종 통과, 이 두 가지 뉴스를 보면 현 정부에서 말하는 공정(公正)과 국격(國格)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