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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효민의 기특한 친구 미집이

   
   
   
지난 주에 방송된 '청춘불패'에는 G7 외에 또 다른 멤버가 등장해 대활약을 했는데 그건 바로 성은 지에 이름은 미집인 지미집이다. 개가 서당 생활 삼 년 하면 풍월을 읊는다 했는데 미집이는 G7과 1년여 같이 지내더니 G7에 못지않은 예능감을 보여줬다. 마을 주민들 일손 돕기를 하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손도장을 받는다는 발상은 어설펐는데 미집이의 긍정적인 활약으로 어설픈 발상을 상당부분 감쇄했다.

효민은 신영과 함께 지붕 위에 열린 호박을 따는 일을 했다. 호박을 당기기 위해 도구를 만들어 순조롭게 호박을 따는 듯했으나 도구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는 호박을 따기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마침 촬영을 하던 지미집이 호박 근처에 있었고 이를 본 효민은 지미집이 처리해 줘야 한다며 지미집으로 한번만 밀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지미집은 촬영이라는 본분을 버리고 호박을 밀었으며 호박이 굴러떨어졌다.

이로써 세계 최초로 호박 따는 지미집이 되었고 그 후에는 지미집을 이용해 지붕 위의 안 보이는 곳에 있는 호박을 확인해서 호박을 모두 따는 데 성공했다. 지미집은 할머니로부터 수고 많았다는 칭찬도 들었고 월드컵 16강 올라간 거보다 더 환희였고 김탁구 마지막회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허세를 부리더니 고추 다듬기를 끝내고 합류한 하라, 주연과 함께 기념촬영도 하는 익살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이 장면은 제작진들이 주위의 지형지물을 프로그램에 잘 이용한 긍정적인 경우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멤버들과 제작진들의 태도다. 단순히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목적으로만 일과 마을 주민들을 대하지 않고 진심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한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라와 주연은 어색한 분위기로 인해 대부분 편집되었지만 고추 다듬기를 잘 끝냈고 효민과 신영은 할머니를 위해 안 보이는 곳에 있는 호박들까지 남김없이 땄다.

가장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지미집이 호박을 밀었을 때 아래로 굴러떨어졌는데 그걸 제작진이 직접 몸으로 받았다는 사실이다.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연기자들은 싫거나 귀찮은 경우가 있더라도 그러한 내색을 숨겨야 하지만 카메라 뒤에 있는 제작진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만약 그 호박이 굴러떨어졌고 그것을 제작진이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했던 경우였었다면 시청자로서도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다.

요즘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촬영을 하는 스탭들이 촬영을 핑계삼아 꽤나 고압적인 태도로 일반인을 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동네 골목에서 모 드라마 촬영이 진행된 적이 있었을 때 내가 직접 겪었던 것이기도 하다. 지나가야 될 골목을 봉쇄하고서는 고압적인 태도로 통제를 하고 있었다. 물론 어차피 촬영은 해야 되고 그에 따른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불편을 초래한 데 대한 양해를 구하기보다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한 그들의 기세등등한 태도는 정말 불쾌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청춘불패'를 고정된 장소에서 장기간 촬영한다고 했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었다. 시골에서 보기 어려운 연예인들이 오간다 하더라도 촬영으로 인한 불편이 장기화되면 특히 촬영 스탭들이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고압적인 태도로 주민들을 대한다면 불만도 늘어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기 좋고 여유로운 곳에서 촬영하면서 그러한 넉넉한 주변환경에 동화되어서인지 방송분으로만 판단한 것이기는 하지만 제작진들의 태도는 지미집의 활약 만큼이나 긍정적이다.

그 외에도 송은이가 합류한 탓인지 프로그램이 전체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것 같다. '청춘불패'란 프로그램을 키운 것은 김신영과 김태우의 공이 크지만 이 둘은 아직 어떤 프로그램을 리드하기에는 불안요소가 많다. 김신영은 하나의 멤버로서는 역할 이상을 해내지만 리더로서는 아직은 부족하고 김태우는 어느 순간부터 너무 달떠서 무리수를 남발하는 불안을 나타냈다. 김태우가 프로그램에 다시 돌아오는 것인지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돌아오는 경우라면 수시로 달떠서 무리수를 남발하는 것은 버리는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