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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알 고주알/미디어와 언론

네이버의 이상한 행보

네이버는 네티즌들의 비판을 무시해오다가 어느정도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얼마전 '여러분의 의견을 귀담아 듣겠습니다'는 의견게시판을.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네이버의 행보를 보면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네티즌의 비판을 듣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네이버를 보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듯하고 모니터링의 애매한 기준을 적용해서 해당 글을 블라인드 처리하는 대신에 그 글이 검색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보여진다.

동일한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예전에는 검색되었던 글들이 지금은 거기에 또 다른 키워드를 입력해야 간신히 검색이 된다.

심지어 어떤 글은 제목을 띄어쓰기 하나 틀리지 않게 입력해도 검색조차 되지 않게 검색 시스템을 바꿔 버린 것 같다.

똑같은 글을 다른 사이트에 올리고 네이버에서 검색했더니 그 사이트의 글은 검색이 되는데 네이버의 글은 검색이 안 된다. 또한 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면 네이버의 글은 검색되지 않는다.

아마도 시사성이 강하고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는 글들은 검색에서 임의로 제외를 시키든가 최대한 검색될 수 있는 시기를 늦추고 문제가 지나간 뒤에나 검색이 되게 함으로써 해당 글의 전파성을 최대한 억제시켜 보려는 수작으로 보인다.

결국 이렇게 되면 해당 글은 속칭 '알바'라는 자들에겐 즉시 적나라하게 노출되지만 일반 네티즌들에게는 최대한 늦게 노출되게 되어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지금 하고 있는 꼴을 보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것 같다. 네티즌들의 비판을 듣겠다는 게시판을 운영하면서 그들을 달래고 네티즌들의 글을 노골적으로 블라인드 처리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권력이 요구하는 것은 반영함으로써 네티즌들의 비판과 권력의 압력을 동시에 비껴가려는 것 같다.

네이버의 이 치졸한 수법은 과연 성공할까? 네이버, 피정복자의 비애를 겪는 것일까? 아니면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일까?

내 눈에 비친 네티즌들은 네이버보다는 훨씬 더 똑똑하다. 네이버의 두 마리 토끼 잡기는 결국 둘 다를 잃는 도박이 될 수도 있다.

2008.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