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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불패' 불필요한 것들은 제거하는게 좋다

G7을 주축으로 하는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청춘불패'가 방송된 지 어느덧 7개월을 넘겼다. 처음엔 G7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싶었으나 지금은 각자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냄으로써 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여전히 미숙함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보이지만 그것도 이 프로그램의 컨셉으로 이해하면 크게 무리하지 않고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멤버중에 소녀시대 유리와 써니가 하차하는 것으로 내부적인 결론이 났다는 뉴스가 보인다. 아직 공식적으로 답변을 할 단계는 아니라고는 하나 소녀시대는 본격 아시아 활동에 나서기 위해 이미 음반 활동을 마무리했다는 것으로 보면 이들의 하차는 확정적인 것 같다. 여기에 더해 현아도 하차한다는 얘기도 보이는데 이렇게 된다면 초기 멤버 중 절반이 프로그램에서 빠지게 되는 셈이다. 이제 겨우 제자리를 잡아가는듯했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제작진들의 고민도 커질 것 같다.

청춘불패를 처음에 시청하면서 그 한계는 내부에서 생길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다. 한창 잘 나간다는 걸그룹의 멤버들만 뽑아 놓았는데 그들이 각각의 바쁜 음악활동을 하면서 장시간 녹화가 진행되는 '청춘불패'를 같이 소화해낼 수 있을까하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한 명씩 안 보이기는 했지만 그동안 잘 이어져 왔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멤버들도 그렇겠지만 시청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아쉬운 마음이다. 물론 새로운 멤버가 영입될 것이고 그들이 하루 빨리 적응해서 프로그램을 잘 살려나갔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이 정도만 읽으면 제목에 '불필요한 것들'은 영락없이 유리, 써니, 현아로 오해하기 딱 좋겠는데 그들은 '청춘불패'를 초기부터 잘 이끌어왔던 꼭 필요한 멤버들이고 불필요한 것들은 이제부터 쓸 것이다. 멤버가 많이 교체된다면 어차피 프로그램의 틀을 어느 정도는 수정해야 될 것 같은데 그동안 '청춘불패'를 시청해 오면서 불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써보려고 한다.

청춘불패가 얼마 전에 거창하게 대국민약속이라는 것을 내놓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프로그램의 한계를 제작진 스스로가 정해버린게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프로그램의 유통기한을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 대국민약속대로 한다면 길어야 2년이다. 어차피 1년여 정도 지나면 같은 내용의 반복이 될 것이므로 2년 이상은 방송을 제작할만한 소재를 찾기가 힘들 것이다. 한 2년여 방송하고 말겠다는 계획이라면 대국민약속의 내용은 실현하기 쉽지 않은 거창한 것들이다.

대국민약속의 일환으로 소 코뚜레를 했는데 꼭 그렇게 했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농삿일이 기계화되면서 소를 이용해서 농삿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고 모내기할 때 써래질은 반드시 소로 해야만 한다는 경우는 있는 것 같다. 게다가 G7이 고작 일주일에 몇 시간씩 소를 훈련시켜서 논밭 갈이를 한다는 것은 좀 억지스럽게 보인다. 물론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한다면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거기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단지 프로그램의 소재를 위해서 관광용으로 소의 코를 뚫어버린 것은 상당히 잔인한 것이었다.



지난 방송 중에 닭을 구입하는게 있었는데 20만원여를 받아야하는 것을 이미 노촌장이 15만원으로 흥정을 해놓았음에도 G7이 가서 10만원으로 깎아버렸다. 또한 재배한 상추를 팔기 위해 판매를 대행해주는 마트에 가서 판매가를 지나치게 높여버리기도 했으며 결국은 마트에서 판매수수료를 떼지 않고 판매 금액을 모두 입금시켜 주었다. 판매 또는 구매를 할 때는 시세에 따라야 되고 시세를 잘 모른다면 제 값을 주어야 한다. G7이 돈을 모아서 어디에 쓰려는지 모르겠는데 G7에게는 판매와 구매행위가 일종의 오락일수도 있지만 상대방에게는 그것이 곧 생활이라는 것을 올바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오락 프로그램에서 작위적인 러브라인의 설정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방송중에 김태우와 유리 사이의 러브라인 설정이 있었는데 김태우의 설정은 러브라인이라기보다는 치근덕거린다고 해야 할 정도로 시청하기가 불편했다. 청춘남녀가 애정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나 그 둘이 실제 연인 사이라면 방송용으로는 부적합한 것이고 김태우가 방송분량을 의식해서 설정한 것이라면 적정한 선을 조절하지 못했다.

몰래카메라는 방송의 소재로 삼기에 적절한 경우도 많은데 청춘불패가 시도한 몰래카메라는 어설픈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방법이나 내용면에서 모두 부적절했다. 몰래카메라는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유쾌해야 되고 속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즐거워야 되고 시청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재미있어야 된다. 그러나 청춘불패의 몰래카메라는 당하는 사람과 속이는 사람들은 어땠는지 몰라도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대단히 불편했다. 몰래카메라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채널 돌아가는 소리는 커지고 비난만 받게 될 것이다.



그동안 농한기인 겨울 동안 방송이 이어져왔다는 점도 있지만 프로그램 초기와는 달리 오락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집착하는듯한 인상이다. G7이 모여서 땀 흘려서 열심히 일하면 기특하고 적당히 건성건성 일하는게 아니라 야무지게 한다면 대견하고 재잘거리며 얘기하면 예쁘고 귀엽다. 그들이 프로그램을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시골에 와서 체험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무엇을 해도 다 좋게 보이는 것인데 지나치게 오락 프로그램이라는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떠오르는 몇 가지를 정리해 보았는데 어차피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의 한계는 더 빨리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대국민약속까지 한 상태로 프로그램의 방향은 상당부분 정해져 있는데 그래서 대국민약속은 프로그램의 한계를 스스로 결정해버린 아쉬움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부분들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새로운 시도는 반드시 필요하고 불필요한 것들은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게 좋을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왔던 세 멤버가 하차한다는 소식은 참 아쉽지만 모쪼록 새로운 멤버가 들어와서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잘 이어가주길 기대한다.


첨(添) ; 2010년 5월 15일 토 17 : 35

제발 좀 잘 모르는 분들은 그냥 지나 가주세요. 아니면 본인들의 블로그를 링크해 놓으세요.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댓글 쓴 본인들이 어느 정도 수준의 글들을 쓰고 있는지 알게 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럴 자신이 없다면 댓글은 함부로 쓰고 다니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에 소는 동물이 아니라 가산(家産)으로 여겼고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화장실은 옥외에 위치했지만 소 마구는 부엌 옆에 큰마루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마주 보이는 옥내에 두고 키웠습니다. 여름날 큰마루에 앉아서 식사를 할라치면 소와 마주 앉아서 밥을 먹곤 했던 것이죠. 사람이 먹는 밥은 좀 늦어져도 반드시 소 죽을 먼저 쑤어서 먹이고 사람 밥을 해먹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소 코뚜레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고 중학교때는 농업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백부님댁, 외숙부님댁에 가면 소가 있습니다.

소는 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육우가 되어서 빨리 죽을 운명이므로 소 코뚜레를 해서 오래 살게 하려는 것이라는 말은 잔인한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눈속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제작진들의 눈속임에 속지 마십시오. 한우의 경우 비육우로 키우는 경우는 수소를 거세한 경우이고, 암소는 보통 2번의 새끼를 낳게 하고 비육우로 돌리는데 유전형질이 우수한 경우라면 그 이상 새끼를 낳게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세한우의 출하적기는 수요공급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24개월령을 목표로 잡습니다. 새끼를 낳게 되는 암소의 경우는 2번의 새끼를 낳는다면 정상적인 경우 36개월 정도 지나게 됩니다.

굳이 소 코뚜레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도축되지 않고 오래 살게 하기 위해서 소의 코를 뚫었다는 것은 잔인한 행위를 감추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소를 일거에 도축하는 것과 소 코뚜레를 해서 멍에를 지우고 평생 일만 하게 하는 것 둘 중에서 어떤 게 더 잔인할까요? 평생 코 꿰어서 멍에를 지고 일만 하게 만드는게 더 인간적이라는 것은 인간들의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한 비겁한 변명일 뿐입니다. 코뚜레를 하지 않으면 소를 통제하기는 힘듭니다만 프로그램에서 소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은 없습니다. 그냥 소 마구에 가둬 두면 거칠게 굴 일도 없는 것입니다.

코뚜레를 해서 멤버들이 논밭 갈이를 하겠다는 것은 억지스러운 것이고 아이돌촌에 매어 두고 관광객들의 눈요기감으로 만드는 그게 관광용 아니면 무엇입니까? 어차피 프로그램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고 관광객들의 눈요기를 위한 일종의 애완용으로 키우는 것에 불과한 것인데 굳이 소의 코를 뚫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목적이라면 비육우로 출하하지 않고 프로그램 제작 기간 동안 그냥 마구에 매어 놓으면 되는 것입니다.

과거에 소의 코를 꿰어서 멍에를 지우고 일만 하게 만들었던 분들도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소의 코를 뚫지는 않았습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동물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청춘불패의 경우 인간들의 이기심 충족을 위해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무시해버린 잔인한 행위였고 이런 건 일종의 동물학대라고까지도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