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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축구, "남북간의 오작교로 이어지면 안되겠니?"

남한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을 때 난 그냥 북한이 사우디를 이겨버리길 바랬다. 그게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했지만 남한이 북한 월드컵 본선행을 도왔네 어쩌네하는 자질구레한 얘기들이 나오는게 마뜩잖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걸 증명이라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남한이 사우디, 이란과 모두 무승부를 기록해줬고 북한도 사우디와 비김으로써 남북한 동시 월드컵 진출이라는 역사를 남북한이 함께 쓰게 됐다.

남북한 축구가 남아공으로 가는 오작교를 함께 만들어 손에 손잡고 건너는 모양이라고 한다면 비약이 지나친가. 축구공으로 평화와 화해를 이루겠다는 월드컵 정신이 남북한 권력자들에게 전해져서 남북한 축구가 남아공으로가 아닌 남북한간에 오작교를 만드는 기폭제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하는 바람이다. "비비디 바비디 부"

남북한 축구의 월드컵 동반 진출이 갖는 의미도 참 크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시작된 월드컵 80년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한이 함께 본선에 진출했다. 월드컵 역사상 두 번째로 분단 국가가 동시에 본선에 진출하는 기록도 세웠다. 1974년 서독 월드컵 당시 분단돼 있던 동, 서독이 동반진출한 이후 36년 만이다. 하지만 남북한이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는게 가슴아프다.

남북한 월드컵 동반 진출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요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홈페이지 메인에 "북한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본선에 나가게 됐다"며 남북 동반 진출을 주요 소식으로 다루고 있다. 북한이 핵문제같은 부정적인 문제에서 스폿라이트를 받지 말고 이런 긍정적인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다보면 남북이 화해하는 날도 빨라지지 않겠는가.



남한은 북한과 맞대결이 부담스러워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예선에 불참했었다. 말이 좋아 부담이지 아마도 질 게 당연한데 지는건 싫고 그래서 불참했었을거다. 당시로서야 냉전시대였으니 그렇다쳐도 아직도 북한이 월드컵에 진출한 문제를 가지고 냉전시대적 사고로 보는 꼴통들이 많다. "거 참, 뚫린 입 막을수도 없고."

1966년 이후 44년만에 다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은 1950~60년대 아시아 축구를 호령하며 1966년 월드컵 본선 8강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했던 그 목표를 향해, 남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세워 세계를 경악시켰던 그 목표를 향해 각각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

문득 다음과 네이버의 메인을 비교해보게 되었는데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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