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텔'이 정규 편성된 후 '백종원을 이겨라'로 변하는 듯하더니 이젠 '백종원의 리틀 텔레비전'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of 백종원, by 백종원, for 백종원' 프로그램이 됐다. 정규 방송 런칭하면서 야심차게 공언했던 왕중왕전은 언제쯤이나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지경이다.

이젠 차라리 '백리텔'을 프로그램의 컨셉으로 바꾸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게 더 나아보이는 형국이 아닌가 싶다. 제작자들도 그와 관련한 고민을 해왔었던 모양이고 지난 주 방송에서 변화를 주었다. 특별히 관심을 갖고 보는 방송이 아니고 스킵하면서 일부 출연자 분량만 보는 터라 시청자로서 방송 방향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기에 일단 변화를 시도한 것에 대해서는 다행이라 보는 정도다.

백종원, 비결은 탁월한 진행 능력

백종원의 인기 비결은 요리란 컨텐츠나 요리 실력 보다 탁월한 진행 능력에 있다. 방송 중에 제작자들이 편집해 놓은 댓글 중에도 '방송 천재'라는 게 보이던데 '마리텔'에서 시청률 점유 비결은 컨텐츠 보다는 방송 진행 능력에 달렸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맴'의 초아 등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아이돌 출연자가 번번이 시청률 경쟁에서 지는 것은 역시 이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개설된 채널 중에서 백종원의 방에 채널을 고정하는 사람들 모두가 요리에 관심이 높고 요리 만드는 것을 보기 위해서인 것은 아닐 것이다. 시청률의 거의 절반을 점유할 정도의 많은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해당 채널에 붙잡아둘 수 있는 탁월한 진행 능력이 백종원의 인기 비결이다.

'마리텔' 판도를 흔들려면 김구라가 탈락하는 것

'마리텔'에서 김구라는 일단 원플러스원처럼 붙어나오는 그의 아들이 불편하게 한다. 구경시키듯 데리고 왔던 아들을 슬그머니 고정 출연자처럼 달고 나온다. 그 아들이 자기 실력으로 커도 김구라의 아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텐데 그렇게 노골적으로 아들을 출연시키는 것이 과연 그 아들에게 언제까지 득이 될지는 모르나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몹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요즘 불쾌한 트렌드 중 하나가 연예권력 세습 정지(整地) 작업인데 그게 결국엔 그 자녀들에게 족쇄가 될 날이 올 수도 있다.

김구라는 4→4→5 위를 했어도 계속 출연하고 있다. 시청률 낮은 순위로 두 명, 세 명이 교체되었어도 김구라는 출연하는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있다. 물론 꼴찌를 하면 탈락시킨다는 룰은 없으니 이걸 갖고 문제를 삼을 일은 없다. 그런데 가소로운 건 김구라가 자기는 아들을 매번 데리고 나오면서 백종원에게 부인을 데리고 나오지 말라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것을 갖고 따지고, 직전 주에 4 위였던 예정화가 출연하자 예정화에게는 왜 예외를 두어 출연시키느냐고 따지는 것이다.

김구라가 꼴찌를 한 다음 주 그 전에 시청률이 낮아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예정화를 복귀시켜 슬그머니 김구라도 묻어갔다.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왔었는지는 모르나 꽤 비루했다. 가관인 건 '라스'에서 예정화가 출연했을 때 김구라가 예정화의 '마리텔' 출연 사실을 미리 알고 으스대듯 통보하던 장면이다.

'마리텔'은 판도를 흔들 뭔가가 필요하고 가장 센 한 방은 김구라의 탈락이 아닐까 싶다. '마리텔' 정규 편성에 있어서 김구라가 삼등 공신은 되지만 그 후 김구라의 역할은 미미하다. 최소한 꼴찌를 했을 때에는 탈락했어야 했는데 이미 지나간 일이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고 향후 시청률 순위에 따라 출연자가 교체될 경우 김구라도 여기에서 예외를 두지 않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탈락했던 출연자도 다시 출연하는 것으로 물꼬는 돌려놨으니 무리하게 김구라 탈락에 예외를 둘 필요성도 없어졌다.

'맴' 초아, 욕은 이제 그만

'마리텔' 정규 편성의 일등 공신은 사실 초아라고 본다. '맴'의 팬층이 파일럿 방송에서의 인터넷 방송 점유율 절반을 넘길 정도로 응집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초아의 엉뚱한 불통과 탈주 캐릭터가 자기 방송 시청자들을 끌고 백종원 방송으로 감으로써 계속 4 위 정도였던 백종원을 단숨에 1 위로 끌어올렸다. 물론 그렇게 들어온 시청자를 눌러 앉힌 건 결국 백종원의 능력이긴 하지만 말이다.

'마리텔'은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인터넷 방송과 노골적인 재방송인 실제 방송으로 나누어봐야 한다. 초아는 인터넷 방송에서는 팬들을 속 터지게 하는 방송이다. 불통과 탈주로 인해 계속 시청자가 줄어드는데도 모른 채 계속 자기가 준비한 것만 하고 있으니 팬의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실제 방송으로는 초아의 불통과 탈주 캐릭터는 꽤 재밌다. 방송 상 전무후무하고 오직 '마리텔'에서만 가능한 캐릭터가 주는 재미와 실제 인터넷 방송을 보지 않아도 대화창에서 벌어지는 팬들의 아우성이 선히 떠오르는 이중의 재미를 준다. 하지만 결국엔 인터넷 방송 시청률을 확보해야 하는 게 우선일 것이므로 초아의 캐릭터가 '마리텔'에서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건 개인적인 희망사항일 것이다.

초아는 역대 출연자들을 통틀어 가장 많은 준비를 한 출연자다. 그런데 실제로는 채 써먹지도 못하고 오히려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초아송을 만들고 자체 '브금'을 만들었지만 볼륨 조절에 신경을 못 써 오히려 소음처럼 돼버렸고, 자체발광이란 걸 만들어왔지만 한 번 써보지도 못하고 망가져버렸고, 페이스 페인팅까지 하고 호기롭게 기타 연주를 시작했지만 기타 줄 하나가 끊어지자 망연자실하게 서서 '망해쓰요'라며 탄식을 쏟아내고, 등등. '마리텔'의 초아는 도저히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사족으로 '마리텔'에 나왔던 초아의 손 모양은 욕이라는 걸 언급하려고 한다. 초아를 캡쳐하려고 했는데 어느 지점에서 캡쳐를 해도 다 악마의 편집이 되는지라 제작자들의 그래픽을 캡쳐했다.

초아가 '마리텔'에서 몇 번 보여줬던 손가락 모양은 욕이다. 아마 이탈리아 쪽에서 욕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 손가락 욕은 아마 내 기억으로는 미드 'ROME'에 한 번 나왔던 것 같다. 단순히 스쳐가는 장면이 아니라 손만 클로즈업함으로써 해당 인물의 심리상태를 가장 잘 표현했다.

제작자들의 편집을 보면 로커들의 손 모양을 표현하려 했던 듯하고 초아 또한 그러한 의도였던 것이라 판단된다. 그런데 로커들이 자주 하는 손가락 모양은 저 상태에서 엄지를 펴는 것으로 보인다. 어떻든 방송을 전 세계로 송출한다면서 제작자들이 이런 그래픽까지 그려서 활용한 것은 부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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