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손님 거부하는 식당, 규제 필요

生의 한가운데 2010.11.19 09:01 Posted by 백두 대간


   
   
   
혼자서 식당에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고 불쾌해했던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Single로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아무래도 Single로 살다보면 혼자서 식사를 해야 될 때가 더 많은데 그렇다고 매번 지인을 불러내거나 직접 취사를 하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식당에 빈 자리가 많이 보이는데도 입구에서 고압적인 자세로 쫓아내는 경우도 있고, 예약석이라고 둘러대며 거부하는 식당도 있고, 식당에서 1인 손님을 거부하는 양태는 다양하다. 물론 식당도 영업하는데에 있어서 골든타임이라는 게 있을 것이고 그 시간 동안 테이블 회전력을 감안해서 손님을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혼자서 식당에 가게 되면 손님들로 북적되는 시간은 피하는 게 사람의 일반적인 심리이고 그 시간을 피해서 빈 자리가 많이 보이는 시간을 택해서 갔음에도 1인 손님은 무조건 불가를 외치는 식당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혼자임에도 어쩌다 받아주는 식당도 있는데 꽤나 불친절하다. 만약 고기류의 메뉴를 주문이라도 할라치면 말을 다 들어보지도 않고 '1인분은 안된다'며 일단 손사레부터 치고 나온다. 난 2인분 이상을 주문할 생각이고 소주를 반주로 곁들여서 마시기까지 할 생각인데 말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그 때부터는 나를 대하는 말투부터가 완전히 달라진다. 이렇게 1인 손님이라면 칠색 팔색 하면서 혼자서 2인분을 주문했는데 공기밥은 하나만 내오고 추가하는 공기밥은 계산에 넣는 것은 왜 당연시하는지 희한한 일이다.

혼자서 식당에 가는 것이 더욱 뻘쭘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사실은 식당 주인의 불친절한 태도 외에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기도 하다. 이 사람들 혼자서는 밥도 못 먹고, 꼭 누군가와 같이 먹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을 왜 그리 힐끔거리는지 희한하다. 식사에 더해 반주를 곁들여서 마시기라도 할라치면 사방팔방에서 꽂히는 시선들이 정말 따갑다.

이렇게 식당에 혼자 가는 것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국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런데 택시의 경우로 오면 사람들은 택시는 혼자서 타는 게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한다. 아마 1인 손님은 절대 불가를 외치던 식당 주인들조차도 택시 승차를 거부 당한다면 난리를 칠 것이다.

택시가 승차를 거부하거나 식당에서 손님을 거부하는 경우는 모두 영업의 자유에 속한다. 그러나 택시의 경우는 승차거부를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이는 헌법에 의하여 공공복리 등을 이유로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해 영업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에 승차거부를 포함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6조(운수종사자의 준수 사항) 제①항과 도로교통법 제50조(특정 운전자의 준수사항) 제⑥항에 규정되어 있다.


(거부(拒否) 식당 vs 거부(巨富) 식당)

반면에 식당의 경우는 '식당 주인 마음대로'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영업의 자유가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것 같다. 별다른 사유 없이 단순히 혼자라는 이유만으로 식당에서 내몰려도 딱히 대응할 방법을 찾기 힘들다. 식당의 경우에도 공익적인 관점에서 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그 안에 '별다른 사유 없이 1인 손님을 거부하는 경우'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본다. 테이블 회전력의 문제도 있을 수 있으니까 일정 비율 이상의 1인용 좌석 비치를 의무화하는 경우도 검토할 만하다.

현 정부의 졸속적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과 맞물려 식당의 경우 영업의 자유가 무분별하게 허용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려고 하자 모 식당 협회에서는 조직적으로 거부하기도 했고, 원산지 표시가 본격 시행된 후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한우로 속여서 파는 등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허위로 해 오다가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713곳의 식당이 적발되었고, 아예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은 곳도 249곳이나 되었다.

그러나 농림수산식품부가 '영업상의 비밀'이라는 이유를 들어 식당 공개를 거부함으로써 일반 소비자들은 식당 이름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민변이 나서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계속 거절당하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민변이 뒤늦게 자료를 받아 공개한긴 했지만 이미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상태였고 크게 주목하는 언론도 없었다.

원산지 표시가 시행된 지 약 10여 개월 만에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다가 적발된 곳만 무려 900여 곳이 넘는다면 아마도 실상은 더 심각할 것이다. 식당은 원산지 표시를 속이고 정부부처는 적발된 곳만 900여 곳이 넘는데도 관련 정보의 공개를 거부하는 폐쇄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현 정부가 공정사회를 운운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이와 같이 일반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경우는 단순히 손님을 거부하는 경우보다도 훨씬 더 엄격한 공익의 잣대로 식당 영업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법을 위반한 곳이라면 당연히 정보를 공개해서 일반 소비자가 알 수 있어야 하고, 마녀사냥식만 아니라면 일반 소비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식당 불매를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영업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 헌법상의 공공복리를 특정 계층이나 이익집단의 이득만을 위해서 또는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삼기 위해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런데 식당에서 손님을 거부하는 게 유쾌한 경우도 있었다. 예전에 여기자를 성추행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모 국회의원이 사태가 커지자 이번엔 어처구니 없게도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고 변명했다. 그 소식을 들은 한 식당 주인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종이를 식당 입구에 내붙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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